진드기 방역 작업 모습. 한경DB
진드기 방역 작업 모습. 한경DB
가을철 야외활동이 늘면서 진드기로 인한 감염병 위험이 커지고 있다. 각종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풀숲이나 논밭에서 활동할 때는 긴소매 옷과 긴바지를 입는 등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6일부터 11월28일까지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감염되는 쓰쓰가무시증 환자가 늘어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동안의 환자발생 현황을 토대로 올해 환자 발생 예상시기를 분석한 결과다.

쓰쓰가무시증은 감염되면 고열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이는 가을철 대표 발열질환이다. 혈관에 염증이 나고 소화기와 호흡기 등에 이상이 생기는 등 전신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털진드기 유충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8월 중순에서 10월 초 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진드기에 물리고 1~3주 정도 잠복기가 지난 뒤 증상이 시작된다.

쓰쓰가무시증은 활순털진드기와 대잎털진드기 유충을 통해 감염된다. 국내 환자는 남서부지역에 사는 활순털진드기 등에 물려 감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05~2007년에는 주로 남쪽 지역에서 환자가 발생했지만 진드기 서식지가 점점 서북쪽으로 넓어지면서 환자 숫자도 늘고 있다. 2003년 1415명이었던 감염자는 지난해 8130명으로 5.7배 늘었다. 지난해 쓰쓰가무시증으로 사망한 사람도 13명이나 된다.

"가을철 진드기 조심하세요"…고열·근육통 땐 감염 의심해야
가을철 건강을 위협하는 진드기는 또 있다. ‘중증 열성 혈소판감소 증후군(SFTS)’을 옮기는 작은소참진드기다. SFTS는 치사율이 비교적 높고 예방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감염병이다. 국내에서 2013년 5월 첫 환자가 발견됐는데 그해에만 36명이 감염돼 17명이 사망했다.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리면 1~2주의 잠복기가 지난 뒤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38도가 넘는 고열과 구토 설사 근육통을 호소한다. 몸속 혈소판과 백혈구가 줄고 증상이 심해지다 여러 장기가 한꺼번에 기능하지 않는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하는 환자도 있다.

진드기 감염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진드기에 물리기 쉬운 환경을 피해야 한다. 밖에서 일할 때는 긴 옷을 입고 집에 온 뒤에는 옷을 벗어 바로 빨아야 한다. 등산이나 야외 나들이를 갈 때 풀밭 위에 옷을 벗어 놓지 말아야 한다. 잔디밭 등 야외에 앉을 때는 돗자리를 활용하고 사용한 돗자리는 깨끗하게 씻은 뒤 햇볕에 말려야 한다. 풀숲에 앉아 대소변을 보는 것은 금물이다.

풀숲 등 진드기가 많이 사는 곳을 다녀온 뒤엔 겨드랑이, 무릎 뒤 등에 진드기 물린 자국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 만약 물린 부분이 있다면 바로 소독해야 한다. 진드기에 물린 뒤 감기 증상이 있으면 빨리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