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적 우수' 중학교 77%가 강남3구
국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우수’ 등급자 비율이 높은 상위 100개 중학교의 상당수가 서울 강남 3구와 경기 성남 분당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성남 분당갑)이 10일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2014년 중학교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분석자료에 따르면 학업성취도가 80% 이상인 ‘우수’ 학생 비율이 높은 100개교는 서울이 42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가 31곳으로 뒤를 이었다. 대전·경북이 각 6곳, 인천·울산·대구가 각 3곳 등으로 나타났다.

서울만 놓고 순위를 매기면 상위 30개교 중 강남구 12곳, 서초구 8곳, 송파구 3곳으로 강남 3구 비중은 77%에 달했다. 경기 역시 성남 분당이 17곳, 고양 일산이 4곳으로 두 지역이 67%를 차지했다. 대원국제중 영훈국제중 청심국제중 부산국제중 등 특수목적 중학교 모두 상위 100위 학교에 포함됐다.

이 의원은 “전국적으로 우수한 중학교가 서울·경기에 몰려 있고 강남과 분당 등 특정 지역에 쏠림 현상이 심했다”며 “중학교 과정부터 교육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낙후지역에 특별강사 채용, 방과 후 학습 다양화, 교육기자재 지원 등 종합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학과목에서 학업성취도 20% 이상~50% 미만인 ‘기초’와 20% 미만인 ‘기초미달’ 학생 비율이 전체 학생의 20%를 넘는 중학교는 2747곳으로 전체(3179개교)의 86.4%에 달했다. 대다수 중학교에서 학생 5명 가운데 한 명꼴로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학생)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기초’ 이하 학생 비율이 50%를 넘는 중학교도 전체의 23%에 달했다.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경기 용인병)이 공개한 ‘과목별 사교육비’(예체능 제외)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에서는 영어과목 사교육비가 2조4804억원으로 전체(4조9920억원)의 49.6%를 차지했다. 하지만 중학교에서는 수학과목 사교육비가 2조2484억원(43.9%)으로 영어(2조1349억원, 41.8%)보다 많았고 고교에서는 수학(2조516억원, 47.9%)과 영어(1조5344억원, 35.9%) 사교육비 차이가 더욱 벌어졌다.

이 의원은 “수포자 문제가 중학교 단계부터 심각한 상황”이라며 “수학 학습량을 20% 줄이고 학생들에게 수학이 삶에 필요하다는 동기부여를 하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