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한양대 공대 전통은 대기업 입사 아닌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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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회율 한양대 교학부총장(LINC사업단장)
대학최초 '한양 고용디딤돌+', 창업디딤돌
대학최초 '한양 고용디딤돌+', 창업디딤돌
[ 김봉구 기자 ] “공과대학으로 시작한 한양대는 회사를 창업해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른 동문들이 많아요. 학생들에게 대기업 입사보다 창업을 하라고 권합니다. 중소 벤처기업에 들어가 발로 뛰면서 많이 배웠으면 좋겠어요. 창업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경험을 쌓을 수 있죠.”
지난 3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신본관에서 만난 김회율 한양대 교학부총장(사진)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취업보다 창업을 강조했다.
막연히 ‘크리에이티브 마인드’를 말할 게 아니라 실제로 ‘크리에이티브 액션’ 하라는 것이다. 그는 “서울대생들 창업률이 바닥이라고 한다. 창조적 마인드가 중요한 시대에 우선순위가 대기업 입사라는 건 아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취업빙하기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로 들릴 법하지만, 사실 김 부총장은 창업 유경험자다. 공대 교수인 그는 15~16년 전 실험실 창업을 통해 직접 벤처기업을 운영했다. 탄탄한 기술력이 뒷받침된 회사는 실적도 좋았다. 김 부총장은 “너무 바빠서 회사를 접어야 했다. 창업에 강한 이스라엘에서 회사를 인수한 드문 케이스”라고 귀띔했다.
김 부총장이 단장을 겸하고 있는 한양대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단(LINC사업단)은 이번에 새로운 킬러콘텐츠를 선보였다. 야심차게 기획한 ‘한양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이 그것. 정부의 청년일자리 창출사업 중 하나인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의 대학 버전인 셈이다. 대기업 역할을 대학이, 협력업체 역할을 대학의 가족회사나 현장실습 참여기업이 맡는다. 전국 대학 최초다.
△실습생 모집 △지원분야별 직무교육(2개월) △가족회사 현장실습(2개월) △입사 의지 및 필요역량 평가 △가족회사 및 실습 참여기업 고용지원의 5단계 프로세스(과정)로 진행된다. 대학과 기업이 1:1 매칭으로 인턴십 및 실습 비용도 지원한다.
김 부총장은 “공대 전통이 강하고 산학협력이 활발한 한양대가 선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한양대 가족회사, 현장실습 참여기업 약 1000곳과 연계해 직무교육·현장실습·고용지원 과정을 운영한다. ‘한양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을 통해 내년까지 우리 학생 1200여명을 기술혁신형 인재로 육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한 학생취업 지원뿐 아니라 대학이 기업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방안을 고민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LINC사업단은 이 프로그램으로 산학협력 기업에 핵심 기술인력을 지원하고, 학생들 역시 대기업 취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미스매치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양대 가족회사 중엔 대기업도 있지만 중견·중소·벤처기업이 많다. 특히 한양대 출신이 CEO인 기업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김 부총장이 선뜻 “우리 학생들을 ‘한양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을 통해 인턴십이나 현장실습을 보내고 채용까지 연계하려 한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대기업 신입사원이 입사 5년 안에 절반 이상 나간다고 해요. 당장엔 좋지만 갈수록 부속품이란 생각을 하는 겁니다. 반면 중소기업에 들어가면 어떨까요? 물론 일도 많고 엄청나게 뛰어다녀야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배우기도 해요. 학교 선배가 CEO로 있는 가족회사라면 더 좋겠죠. 말단 사원 때부터 조직 전체를 보는 눈도 생기고요. 어느 쪽이 성장가능성이 크겠습니까.”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을 넘어 ‘창업디딤돌’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적성에 맞는 중소기업에 들어가 조직의 아래에서 위까지 두루 경험하고 나면 스스로 창업할 때도 자신감이 붙는다고 했다. 그는 “후배들이 오기만 하면 잘 이끌어주고 나중엔 창업까지 돕겠다는 동문 CEO들도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기업 크기와 브랜드에 대한 편견부터 바꿀 것을 주문했다.
“무조건 대기업 가고 싶어 하는데 5년 뒤, 10년 뒤면 4명 중 1명밖에 안 남아요. 우수한 학생일수록 오히려 중소·중견기업에 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알짜기업인데도 연구·개발(R&D) 인력이 부족하다고 호소해요. 대기업에 못가서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 간다고 생각을 바꿨으면 합니다. 지금 대기업들도 모두 처음엔 창업으로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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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사진= 변성현 기자 byun84@hankyung.com
지난 3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신본관에서 만난 김회율 한양대 교학부총장(사진)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취업보다 창업을 강조했다.
막연히 ‘크리에이티브 마인드’를 말할 게 아니라 실제로 ‘크리에이티브 액션’ 하라는 것이다. 그는 “서울대생들 창업률이 바닥이라고 한다. 창조적 마인드가 중요한 시대에 우선순위가 대기업 입사라는 건 아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취업빙하기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로 들릴 법하지만, 사실 김 부총장은 창업 유경험자다. 공대 교수인 그는 15~16년 전 실험실 창업을 통해 직접 벤처기업을 운영했다. 탄탄한 기술력이 뒷받침된 회사는 실적도 좋았다. 김 부총장은 “너무 바빠서 회사를 접어야 했다. 창업에 강한 이스라엘에서 회사를 인수한 드문 케이스”라고 귀띔했다.
김 부총장이 단장을 겸하고 있는 한양대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단(LINC사업단)은 이번에 새로운 킬러콘텐츠를 선보였다. 야심차게 기획한 ‘한양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이 그것. 정부의 청년일자리 창출사업 중 하나인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의 대학 버전인 셈이다. 대기업 역할을 대학이, 협력업체 역할을 대학의 가족회사나 현장실습 참여기업이 맡는다. 전국 대학 최초다.
△실습생 모집 △지원분야별 직무교육(2개월) △가족회사 현장실습(2개월) △입사 의지 및 필요역량 평가 △가족회사 및 실습 참여기업 고용지원의 5단계 프로세스(과정)로 진행된다. 대학과 기업이 1:1 매칭으로 인턴십 및 실습 비용도 지원한다.
김 부총장은 “공대 전통이 강하고 산학협력이 활발한 한양대가 선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한양대 가족회사, 현장실습 참여기업 약 1000곳과 연계해 직무교육·현장실습·고용지원 과정을 운영한다. ‘한양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을 통해 내년까지 우리 학생 1200여명을 기술혁신형 인재로 육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한 학생취업 지원뿐 아니라 대학이 기업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방안을 고민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LINC사업단은 이 프로그램으로 산학협력 기업에 핵심 기술인력을 지원하고, 학생들 역시 대기업 취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미스매치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양대 가족회사 중엔 대기업도 있지만 중견·중소·벤처기업이 많다. 특히 한양대 출신이 CEO인 기업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김 부총장이 선뜻 “우리 학생들을 ‘한양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을 통해 인턴십이나 현장실습을 보내고 채용까지 연계하려 한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대기업 신입사원이 입사 5년 안에 절반 이상 나간다고 해요. 당장엔 좋지만 갈수록 부속품이란 생각을 하는 겁니다. 반면 중소기업에 들어가면 어떨까요? 물론 일도 많고 엄청나게 뛰어다녀야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배우기도 해요. 학교 선배가 CEO로 있는 가족회사라면 더 좋겠죠. 말단 사원 때부터 조직 전체를 보는 눈도 생기고요. 어느 쪽이 성장가능성이 크겠습니까.”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을 넘어 ‘창업디딤돌’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적성에 맞는 중소기업에 들어가 조직의 아래에서 위까지 두루 경험하고 나면 스스로 창업할 때도 자신감이 붙는다고 했다. 그는 “후배들이 오기만 하면 잘 이끌어주고 나중엔 창업까지 돕겠다는 동문 CEO들도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기업 크기와 브랜드에 대한 편견부터 바꿀 것을 주문했다.
“무조건 대기업 가고 싶어 하는데 5년 뒤, 10년 뒤면 4명 중 1명밖에 안 남아요. 우수한 학생일수록 오히려 중소·중견기업에 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알짜기업인데도 연구·개발(R&D) 인력이 부족하다고 호소해요. 대기업에 못가서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 간다고 생각을 바꿨으면 합니다. 지금 대기업들도 모두 처음엔 창업으로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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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사진= 변성현 기자 byun8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