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경남 창원시 상남시장에 MICE관계자들이 방문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경남컨벤션뷰로 제공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경남 창원시 상남시장에 MICE관계자들이 방문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경남컨벤션뷰로 제공
“MICE(기업회의·포상관광·국제회의·전시회) 행사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사실 그 혜택을 직접 겪거나 효과를 체감하지는 못했죠. 이번에 회식관광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말로만 듣던 MICE 효과를 제대로 확인했습니다.”

대구 두산동에서 삼겹살 전문점을 운영하는 태성호 대표는 “국제회의, 학술대회 등 MICE 행사가 열리는 기간에 가게를 찾는 국내외 단체 손님이 늘면서 매상이 평소보다 1.5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국제회의와 학술대회, 전시회 등 MICE 행사 참가자의 1인당 평균 지출액은 2488달러로 일반 여행객보다 2.8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MICE산업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각종 MICE 행사 개최로 인한 효과를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로 삼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행사 공식일정 이후를 겨냥해 전통시장이나 거리 상점 방문을 유도하는 쇼핑,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역 내 복지시설과 연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등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이 이전보다 적극적인 형태로 펼쳐지고 있다.

대구컨벤션관광뷰로의 회식관광 프로그램. 대구컨벤션관광뷰로 제공
대구컨벤션관광뷰로의 회식관광 프로그램. 대구컨벤션관광뷰로 제공
지난 8월 디스플레이 분야 국내외 전문가 1700여명이 모인 국제 정보디스플레이 학술대회(IMID)에서 대구컨벤션관광뷰로는 회식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해 참가자는 물론 지역사회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프로그램은 빡빡한 행사 일정으로 관광, 쇼핑 등이 여의치 않은 참가자들이 저녁시간에 이용할 수 있도록 근대 골목길, 수성못, 스파밸리 등 관광명소와 삼겹살, 막창, 찜닭 등 식당 10곳을 코스로 묶고 이동 차량과 관광 가이드도 무료로 제공했다.

김성태 대구컨벤션관광뷰로 사무국장은 “100여명의 참가자 가운데 상당수 외국인이 내년엔 가족과 함께 오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며 “회식관광 프로그램은 참가자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효과 외에도 그동안 지역 MICE 행사를 ‘남의 잔치’로만 여겼던 지역 소상공인들이 MICE의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MICE 행사 참가자의 소비지출을 늘려 그 효과를 지역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시도는 전통시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경남 창원 상남동의 상남시장은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세 차례에 걸친 현대화 사업을 통해 변신에 성공, 포상관광 단체와 각종 MICE 행사 참가자가 찾는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연면적 2만4036㎡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인 상남시장은 전체 600여개 매장을 농수축산물, 의류·식품·잡화, 식당 등 품목별로 분리·배치하고 최대 520대까지 이용할 수 있는 지하주차장도 있어 웬만한 백화점이나 마트 못지않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엔 상설 야시장을 개설해 운영시간을 늘린 데 이어 연간 11건의 문화공연과 축제 등을 시장 내에서 열어 쇼핑 외에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16일 경기 수원을 방문한 미건의료기 중국 포상관광 단체 3000명은 이날 공식 일정을 수원화성 인근 지동시장에서 시작했다. 경기MICE뷰로와 수원시가 지동시장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강조하며 회사 측을 끈질기게 설득해 얻어낸 성과다. 이날 지동시장은 이른 아침부터 3000명의 중국 관광객이 몰려들어 오전 내내 북새통을 이뤘다.

경기MICE뷰로는 이번 미건의료기 포상관광 단체 행사를 치르며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연계하는 시도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중국 내 250개 지점의 우수고객 3000명을 초청한 이번 행사의 상징성과 의미를 살려 미건의료기 측이 관내 복지시설에 3000만원 상당의 의료기기를 기증하는 깜짝 이벤트를 열었다.

홍승표 경기관광공사 사장은 “MICE 행사 개최로 인한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를 얻기 위해 전통시장 방문, 사회공헌 활동 등을 연계하게 됐다”며 “앞으로 MICE 행사 개최를 통해 발생하는 유·무형의 경제적 효과를 지역사회 구석구석으로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