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2차 서울 면세점 대전, 롯데·신세계·두산·SK '4파전'
'2차 서울 면세점 대전'이 롯데, SK, 신세계, 두산 등 4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기존 면세점 사업자인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와 새로 사업권을 노리는 신세계디에프, 두산의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올 7월 유통 대기업 대부분이 참여한 1차 서울 면세점 대전보다 경쟁률이 낮지만 기존 사업자들이 명운을 걸고 있어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 신세계, 서울 시내 면세점 재도전

신세계그룹은 고심 끝에 올 7월에 이어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에 재도전한다. 신세계그룹은 22일 계열사 신세계디에프가 면세점 설치 허가기관인 관세청에 서울과 부산 지역 시내면세점 후속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특허신청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시내 면세점 후보지로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내세웠다. 명동 지역에 남대문시장을 연계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복합쇼핑관광단지 모델을 제안할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기존 사업자를 대체할 수 있는 '준비된 사업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아웃렛 사업 등 85년 역사의 유통업 경험을 면세사업에 쏟아붓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기존에 운영중인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면세점은 내년 초 개점 예정인 신세계 센텀시티 내 B부지로 확장 이전, 특허신청을 내기로 했다. 신세계는 부산 면세점의 특허를 연장받으면 규모를 기존 6940㎡에서 8600㎡로 넓힐 방침이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대표는 "부산지역의 경우 확장 이전해 부산관광의 아이콘으로 재탄생 시킬 계획이어서 특허권 연장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 두산·신세계 '공세'…롯데·SK '수성' 가능할까

막판에 다른 대기업이 참전하지 않으면 연말 면세점 대전에는 롯데, SK, 신세계, 두산 등 4개 대기업이 경쟁한다.

'다크호스'로 꼽히는 두산은 동대문 상권의 활성화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두산은 두산타워(두타)에 면세점을 유치하겠다며 동대문패션타운 관광특구 협의회,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운영하는 서울디자인재단과 잇따라 업무협약을 맺었다.

두산 관계자는 "16년간 두산타워를 운영하며 쌓은 유통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며 "동대문 상인과 이해 관계자 의견 수렴, 경제 및 지역발전 기여 방안 등에 대해 폭넓게 검토해 사업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력인 소공점과 롯데월드점 두 곳이 걸린 롯데는 사활을 걸고 수성에 나섰다. 경영권 분쟁으로 불거진 '반(反)롯데' 정서를 넘어 소공점과 롯데월드점 두 곳을 모두 지켜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35년간 면세점 사업을 운영해 국내 업계의 최강자로 버티고 있지만 일본기업 논란 등이 빚어진 상황이다.

한 곳이라도 면허를 받지 못하면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호텔롯데 상장 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평가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은 호텔롯데 매출의 83.7%를 차지했다.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 지키기에 집중할 전망이다. 현재 워커힐면세점은 리뉴얼에 들어가 재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후보업체들은 전략적인 측면에서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부산 4개 면세점 가운데 어느곳에 지원할 것인지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하지만 복수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롯데면세점의 월드타워점 재입찰전이 가장 경합이 치열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 소공점 매출이 2조 원에 달하는 국내 면세점 1위 매장인 만큼 관세청이 특허권을 거둬들여 신세계, 두산에 주기는 부담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신세계와 두산이 상대적으로 매출 규모가 작은 롯데월드점 공략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과거에는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10년 단위로 면세사업권이 자동 갱신됐다. 2013년 관세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5년 단위의 공개입찰로 변경됐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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