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식재산상업화협회(KIPCC)와 한국경제신문이 2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연 제2회 아시아 IP비즈니스&금융 콘퍼런스(AIPBF)에 참석한 주요 정부 및 금융권 인사들이 행사 시작을 축하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은행장, 정연상 KIPCC 차기 회장, 김종현 KIPCC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최동규 특허청장, 임종룡 금융위원장,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한국지식재산상업화협회(KIPCC)와 한국경제신문이 2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연 제2회 아시아 IP비즈니스&금융 콘퍼런스(AIPBF)에 참석한 주요 정부 및 금융권 인사들이 행사 시작을 축하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은행장, 정연상 KIPCC 차기 회장, 김종현 KIPCC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최동규 특허청장, 임종룡 금융위원장,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전통적 부동산 담보대출은 담보가치가 하락하면 부실화될 위험이 큽니다. 그러나 특허 등 지식재산(IP)의 담보가치는 쉽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재무제표엔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IP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으면 금융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에프렛 카즈닉 포사이트밸류에이션그룹 대표는 22일 한국경제신문과 한국지식재산상업화협회(KIPCC)가 2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제2회 아시아 IP비즈니스&금융 콘퍼런스(AIPBF)’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계적 특허전문저널인 영국 IAM이 선정한 세계 IP 전략가 300인에 2013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AIPBF 2015] "재무제표에 없는 IP서 가치 찾아라"…국부펀드도 특허 투자 나서
○“숨은 IP 가치 찾아라”

카즈닉 대표는 은행들이 기업의 재무제표에 드러나지 않는 IP의 가치를 발굴, 평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기업의 제품엔 각각의 IP가 있다”며 “제품과 함께 그 뒤에 숨은 IP의 가치를 보고 돈을 빌려줘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즈닉 대표는 IP 가치가 상황에 따라 급격히 상승할 수 있는 만큼 유망 IP를 미리 발굴해 투자하거나 대출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중국의 한 전기회사와 미국의 조명회사 간 지식재산 관련 분쟁이 있었다”며 “관련 특허 가격이 시장에서 100배가량 뛰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IP 가치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최근 IP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뱅크들은 대출 대신 지분 투자를 더 활발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즈닉 대표는 “단순한 대출로는 이자 수익만 거둘 수 있지만 최근엔 지분 투자를 통해 장기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벤처뱅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AIPBF 2015] "재무제표에 없는 IP서 가치 찾아라"…국부펀드도 특허 투자 나서
○“국부펀드들도 IP금융에 눈독”

IP금융의 글로벌 흐름도 집중 소개돼 주목받았다. 윌리엄 플럿 페이턴트프로핏인터내셔널 대표는 “프랑스의 국부펀드는 최근 투자한 특허를 바탕으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해 큰 수익을 얻기도 했다”며 “이스라엘 국영은행도 IP금융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IP금융으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성장을 이끌기 위해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플럿 대표는 한국이 IP금융을 활성화하려면 IP를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먼저라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은 IP를 전문으로 평가하는 회사가 늘면서 IP 평가비용이 낮아졌다”며 “은행 등이 IP 담보대출을 늘릴 수 있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플럿 대표는 “한국에도 우수한 기술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이런 기술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은 지식재산권 전쟁 중

이미 성장한 글로벌 기업들도 IP의 중요성을 깨닫고 우수한 IP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루카 에스코피엘 일본기술이전지원센터 매니저는 “글로벌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 등을 거느리고 있는 스웨덴의 발렌베리는 오픈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사람이 제시한 아이디어를 제품 생산에 반영하고 있다”며 “누군가 제시한 지식재산이 신제품에 반영되면 합당한 대가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구글도 IP 수집에 나섰다. 지난 4월엔 포털을 통해 특허 공개 매입에 나서기도 했다. 조지 박 IP밸류매니지먼트 수석이사는 “구글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IP 유무에 따라 기업 경쟁력이 갈리는 현상을 보고 IP 가치에 눈을 떴다”며 “최근엔 특허 포트폴리오까지 구성하며 신경쓰고 있다”고 전했다.

IBM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미 기업 경쟁력의 핵심을 IP에서 찾아 수익을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허 공개가 시장을 키우는 역할도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트레보 촹 홍콩폴리테크닉대 기술혁신과 학과장은 “아무리 특허가 많이 있어 시장 자체가 열리지 않는 것이 더 문제”라며 “최근 테슬라, 도요타 등이 보유 기술을 공개한 것은 관련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일규/김은정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