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구매 전성시대①] 루나發 중저가폰 돌풍…흥행 열쇠는 '가성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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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지갑 여는 중저가폰…보급형 가격+프리미엄급 성능 '인기'
중산층의 삶은 팍팍하다. 경기가 부진하면 부진할수록 더 그렇다. 특히 최근에는 경기불황에 전세가격 급등으로 인한 주거비용 증가로 서민층의 실질 소득이 줄어들고 있다. 국내에서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저가상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배경이다.
한국에 앞서 장기 불황기를 겪은 일본에서도 소비 양극화 현상 보다는 질 좋은 저가상품이 잘 팔리는 '알뜰구매' 현상이 두드러진다. 최근 아베노믹스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알뜰구매 인기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현재 국내 각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알뜰구매 현황을 살펴보고, 향후 국내 소비 트렌드에 대해 총 4회에 걸쳐 전망해 본다. [편집자주] [ 최유리 기자 ] "가격은 보급형인데 성능은 프리미엄급이다. 아이폰은 너무 비싸고 갤럭시 시리즈는 너무 흔한 상황에서 중저가폰에 눈을 돌리게 된 이유다."
이달 초 '루나(LUNA)'로 스마트폰을 교체한 20대 여대생의 말이다.
루나는 SK텔레콤이 국내 제조사인 TG앤컴퍼니와 출시한 중저가폰이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루나 열풍은 그야말로 뜨겁다.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으면서다.
실속형 스펙으로 중장년층을 겨냥했던 중저가폰은 프리미엄급 성능을 갖추면서 외연을 넓히는 중이다. 제조사는 라인업을 늘리고 이동통신사는 지원금을 확대하면서 중저가폰에 힘을 실었다. 이에 따라 실속과 희소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고 있다.
◆ 중저가폰 돌풍의 '핵' 루나…실속파 소비자 겨냥
6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루나는 하루 평균 2500대 가량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지난달 출시 이후 열흘 만에 3만대 이상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루나를 예약 구매할 수 있는 SK텔레콤의 공식 판매 사이트는 하루 방문자 수가 기존보다 5배 가량 늘었다. 물량 부족으로 일시 품절되는 경우도 생겼다.
루나의 인기 요인으로는 가성비가 꼽힌다. 프미리엄급 성능을 갖추고도 출고가는 40만원대로 실속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루나폰 사용자 커뮤니티에서 17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5%(99명)이 가격 대비 높은 성능 때문에 루나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렴한 가격과 만족스러운 디자인이 각각 20%(37명)와 18%(30명)으로 뒤를 이었다.
루나는 국내 출시 안드로이드폰 중 처음으로 메탈 유니바디를 적용했다. 아이폰6플러스와 같은 크기인 5.5인치에 풀HD(초고화질)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국내 이용자들에게 익숙한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아이폰 디자인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고성능을 갖추고도 출고가는 44만9900원으로 책정됐다. 여기에 SK텔레콤은 31만원(밴드 데이터 100요금제 기준)의 지원금을 실었다. 유통점이 제공하는 지원금을 포함하면 판매가는 10만원 선 밑(9만3400원)으로 떨어진다. 이통사 관계자는 "루나는 다른 중저가폰과 출고가가 비슷하지만 성능면에서 어떤 제품에도 뒤지지 않는다"며 "제품 생산을 중국에서 했지만 개발과 설계를 국내 회사가 맡으면서 중국산 저가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피해간 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 선택 폭 넓어진 중저가폰…지원금으로 인기 '탄력' 중저가폰 인기가 루나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연령대 별로 특화시킨 중저가폰이 나오면서 선택의 폭은 넓어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출고가 60만원 미만의 중저가폰 판매 비중은 40.4%를 차지했다. 지난해 3분기(7~9월) 32.1%에서 8%포인트 가량 늘었다. 특히 40만원 미만의 저가폰 비중은 18.0%에서 27.3%로 높아졌다. 올 들어 출시된 중저가폰만 봐도 삼성전자 갤럭시J5, 갤럭시A5, LG전자 밴드플레이, 젠틀 등 10종이 넘는다. 기존 중저가폰이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했던 것과 달리 10대를 겨냥한 제품이 나오는 등 모델은 다양해지고 있다.
LG 밴드플레이의 경우 10대의 스마트폰 사용 유형에 맞춰 카메라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셀프카메라를 즐기는 특성을 반영해 전면에는 500만 화소의 카메라를 탑재했다. 프리미엄 단말기인 갤럭시S6와 동일한 사양이다. '집중 모드'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등 학습 지원 기능도 추가했다. 출고가는 34만9800원으로 40만원 미만의 저가폰에 속한다.
유통점 관계자는 "연령대에 따라 주로 쓰는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필요한 기능에 특화된 중저가폰을 찾는 고객들이 많다"며 "라인업이나 지원금 등 시장 환경이 중저가폰에 유리한 쪽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저가폰에 실리는 지원금도 소비자들을 유인하는 요인이다. 최신 프리미엄폰에 쏠리던 지원금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상한선에 막히면서 중저가폰으로도 확대된 것.
실제로 이통3사의 지원금 현황을 보면 중저가폰에 최소 18만원에서 최대 31만원 가량을 책정했다. 갤럭시노트5, 갤럭시S6엣지 등 프리미엄폰에 19만~28만원 가량의 지원금을 얹은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정연승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단말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고 단통법 이후 저가폰에 대한 지원금도 개선되는 추세"라며 "이에 따라 중저가폰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뜰구매 전성시대②] 불황이 키운 유통업 스타 'PB'
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
한국에 앞서 장기 불황기를 겪은 일본에서도 소비 양극화 현상 보다는 질 좋은 저가상품이 잘 팔리는 '알뜰구매' 현상이 두드러진다. 최근 아베노믹스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알뜰구매 인기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현재 국내 각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알뜰구매 현황을 살펴보고, 향후 국내 소비 트렌드에 대해 총 4회에 걸쳐 전망해 본다. [편집자주] [ 최유리 기자 ] "가격은 보급형인데 성능은 프리미엄급이다. 아이폰은 너무 비싸고 갤럭시 시리즈는 너무 흔한 상황에서 중저가폰에 눈을 돌리게 된 이유다."
이달 초 '루나(LUNA)'로 스마트폰을 교체한 20대 여대생의 말이다.
루나는 SK텔레콤이 국내 제조사인 TG앤컴퍼니와 출시한 중저가폰이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루나 열풍은 그야말로 뜨겁다.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으면서다.
실속형 스펙으로 중장년층을 겨냥했던 중저가폰은 프리미엄급 성능을 갖추면서 외연을 넓히는 중이다. 제조사는 라인업을 늘리고 이동통신사는 지원금을 확대하면서 중저가폰에 힘을 실었다. 이에 따라 실속과 희소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고 있다.
◆ 중저가폰 돌풍의 '핵' 루나…실속파 소비자 겨냥
6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루나는 하루 평균 2500대 가량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지난달 출시 이후 열흘 만에 3만대 이상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루나를 예약 구매할 수 있는 SK텔레콤의 공식 판매 사이트는 하루 방문자 수가 기존보다 5배 가량 늘었다. 물량 부족으로 일시 품절되는 경우도 생겼다.
루나의 인기 요인으로는 가성비가 꼽힌다. 프미리엄급 성능을 갖추고도 출고가는 40만원대로 실속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루나폰 사용자 커뮤니티에서 17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5%(99명)이 가격 대비 높은 성능 때문에 루나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렴한 가격과 만족스러운 디자인이 각각 20%(37명)와 18%(30명)으로 뒤를 이었다.
루나는 국내 출시 안드로이드폰 중 처음으로 메탈 유니바디를 적용했다. 아이폰6플러스와 같은 크기인 5.5인치에 풀HD(초고화질)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국내 이용자들에게 익숙한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아이폰 디자인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고성능을 갖추고도 출고가는 44만9900원으로 책정됐다. 여기에 SK텔레콤은 31만원(밴드 데이터 100요금제 기준)의 지원금을 실었다. 유통점이 제공하는 지원금을 포함하면 판매가는 10만원 선 밑(9만3400원)으로 떨어진다. 이통사 관계자는 "루나는 다른 중저가폰과 출고가가 비슷하지만 성능면에서 어떤 제품에도 뒤지지 않는다"며 "제품 생산을 중국에서 했지만 개발과 설계를 국내 회사가 맡으면서 중국산 저가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피해간 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 선택 폭 넓어진 중저가폰…지원금으로 인기 '탄력' 중저가폰 인기가 루나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연령대 별로 특화시킨 중저가폰이 나오면서 선택의 폭은 넓어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출고가 60만원 미만의 중저가폰 판매 비중은 40.4%를 차지했다. 지난해 3분기(7~9월) 32.1%에서 8%포인트 가량 늘었다. 특히 40만원 미만의 저가폰 비중은 18.0%에서 27.3%로 높아졌다. 올 들어 출시된 중저가폰만 봐도 삼성전자 갤럭시J5, 갤럭시A5, LG전자 밴드플레이, 젠틀 등 10종이 넘는다. 기존 중저가폰이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했던 것과 달리 10대를 겨냥한 제품이 나오는 등 모델은 다양해지고 있다.
LG 밴드플레이의 경우 10대의 스마트폰 사용 유형에 맞춰 카메라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셀프카메라를 즐기는 특성을 반영해 전면에는 500만 화소의 카메라를 탑재했다. 프리미엄 단말기인 갤럭시S6와 동일한 사양이다. '집중 모드'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등 학습 지원 기능도 추가했다. 출고가는 34만9800원으로 40만원 미만의 저가폰에 속한다.
유통점 관계자는 "연령대에 따라 주로 쓰는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필요한 기능에 특화된 중저가폰을 찾는 고객들이 많다"며 "라인업이나 지원금 등 시장 환경이 중저가폰에 유리한 쪽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저가폰에 실리는 지원금도 소비자들을 유인하는 요인이다. 최신 프리미엄폰에 쏠리던 지원금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상한선에 막히면서 중저가폰으로도 확대된 것.
실제로 이통3사의 지원금 현황을 보면 중저가폰에 최소 18만원에서 최대 31만원 가량을 책정했다. 갤럭시노트5, 갤럭시S6엣지 등 프리미엄폰에 19만~28만원 가량의 지원금을 얹은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정연승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단말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고 단통법 이후 저가폰에 대한 지원금도 개선되는 추세"라며 "이에 따라 중저가폰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뜰구매 전성시대②] 불황이 키운 유통업 스타 'PB'
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