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산길에 무릎은 '비명'…배낭 무게, 체중 10% 이하로 줄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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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 가을산행 부상없이 즐기려면
등산보다 하산이 더 위험
산악사고 30% 가을에 집중
큰 일교차 탓에 등산로 '미끌'
쪼그려 앉아 쉬면 통증만 커져
가벼운 스트레칭은 필수
저체온증 대비 외투 챙기고
삐끗했을땐 냉찜질로 붓기 빼야
등산스틱으로 관절·척추 보호
등산보다 하산이 더 위험
산악사고 30% 가을에 집중
큰 일교차 탓에 등산로 '미끌'
쪼그려 앉아 쉬면 통증만 커져
가벼운 스트레칭은 필수
저체온증 대비 외투 챙기고
삐끗했을땐 냉찜질로 붓기 빼야
등산스틱으로 관절·척추 보호
직장인 차민우 씨(32)는 며칠 전 등산을 다녀온 뒤 어깨 통증이 생겼다. 내리막길에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며 팔을 잘못 짚은 것이 화근이었다. 금방 나아지리라 생각했던 어깨 통증은 점차 심해져 참을 수 없는 상태가 됐다. 특히 밤이 되면 통증이 더 심해졌다. 병원을 찾은 차씨는 어깨 회전근이 찢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날씨가 선선해지며 산에 오르는 사람이 많다. 등산은 하체 근육과 심폐기능을 강하게 할 수 있어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등산하면서 평소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쓰기 때문에 어깨 무릎 허리 등에 부상을 입기 쉽다. 특히 일교차가 큰 가을에는 등산로가 젖어 있는 경우가 많다. 낙엽 등을 잘못 밟아 미끄러지는 사고가 종종 생긴다. 산악사고 3건 중 1건 이상이 9~11월 발생한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주말에 집중된다. 가을산에 사람이 몰리면서 각종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가을철 건강한 산행을 위해 주의해야 할 점을 짚어봤다.
산에서 넘어지면 어깨 부상 많아
단풍이 아름답게 든 가을산을 오르다보면 경치를 감상하느라 한눈을 파는 경우가 많다. 이때 돌부리나 나무뿌리를 보지 못해 넘어지는 일이 흔하다. 대부분의 사람은 넘어질 때 순간적으로 팔을 뻗어 땅을 짚는다. 팔꿈치나 어깨 관절에 충격이 가 어깨 힘줄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등산하다 넘어진 뒤 생긴 어깨통증이 사라지지 않거나 어깨 위로 물건을 드는 것이 힘들다면 병원을 찾아 진찰받는 것이 좋다. 생각보다 심각한 병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 질환 중 하나가 회전근개파열이다. 어깨를 감싼 힘줄인 회전근개가 끊어지는 것이다. 초기에는 팔 위쪽 삼각근 부분에 통증이 느껴진다. 팔을 들어올릴 때 증상이 심하고 밤에는 증상이 더 악화된다. 최근에는 야영장비를 갖추고 산에 오르는 사람도 많다. 무거운 등산배낭을 메고 장시간 이동하면 어깨 근육통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정규학 CM충무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산에 오를 때 배낭의 허리끈을 충분히 조여 배낭 무게가 어깨에 집중되지 않고 몸 전체로 나눠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등산 전 근육과 관절이 충분히 풀어질 수 있도록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등산 시 체중의 10배 하중 무릎에 실려
무릎부상도 주의해야 한다. 평지를 걸을 때 무릎에 실리는 하중은 체중의 3~6배다. 산에 오를 때는 7~10배로 올라간다. 체중이 60㎏인 사람이라면 걸을 때는 180~360㎏, 뛰거나 산에 오를 때는 420~600㎏의 하중이 무릎에 가해진다. 이 하중은 무릎을 둘러싼 근육과 인대 등이 나눠 부담한다. 젊은 사람은 근육이 발달해 무릎이 받는 부담이 작다. 50~60대는 30대보다 무릎 주변 근육량이 30~40% 정도 적다. 자연히 무릎에 실리는 무게가 커진다.
무릎에 실리는 무게는 산을 오를 때보다 내려갈 때 더 크다. 등산 중 무릎통증이 심해졌다면 반월상연골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 반월상연골은 무릎 관절의 안쪽과 바깥쪽에 있는 물렁한 조직이다. 무릎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해준다. 이 부분이 찢어지거나 파열되면 무릎이 붓고 움직일 때 통증이 생긴다.
쪼그려 앉았다 일어설 때, 계단이나 경사진 길을 오를 때 통증이 심하다. 산행 중 이 같은 증상이 있으면 주변 사람의 부축을 받아 천천히 산을 내려와야 한다. 이원희 바른세상병원 원장은 “산에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무릎에 하중이 많이 실리면 반월상연골판에 열이 날 수 있다”며 “산에서 내려와 냉찜질을 해 열을 식히면 부기가 가라앉고 통증이 줄어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골다공증 있으면 척추도 위험
허리뼈나 근력이 약한 노인은 척추부상 위험이 높다. 골다공증이 있으면 척추뼈가 납작하게 내려앉는 척추압박골절이 생기기 쉽다.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하면 누워 있거나 앉아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려 할 때 통증이 심하다. 압박골절이 악화되면 등과 허리가 굽는 척추후만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골밀도가 낮은 노인, 폐경기 이후 여성은 가볍게 부딪히거나 넘어져도 척추압박골절이 생기기 쉽다. 고령층은 산을 내려올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 보폭을 너무 넓게 잡거나 빠르게 내려가는 등의 큰 움직임은 피해야 한다. 자칫 허리를 삐끗할 수 있다. 이승철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장은 “등산할 때 생긴 척추압박골절을 방치하면 만성 요통이 생기고 심폐기능까지 나빠질 수 있다”며 “통증이 있으면 바로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등산스틱 활용하고 음주산행 삼가야
건강한 산행을 위해 등산스틱을 사용해 체중을 분산시켜야 한다. 관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수분을 보충할 수 있는 과일 채소 물과 열량을 보충할 수 있는 초콜릿 등을 챙기는 것이 좋다. 오전 오후의 기온차를 고려해 겉옷도 준비해야 한다. 배낭무게는 몸무게의 10% 이하로 꾸리는 것이 좋다.
산을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 관절에 더 큰 충격이 간다. 무리해서 뛰어내려오는 것은 삼가야 한다. 산행 중에는 나뭇가지를 잡고 오르는 것은 피해야 한다. 가을철 건조한 기후로 인해 마른 나뭇가지가 부러지면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볕이 잘 들지 않는 북사면은 습하고 미끄러울 수 있다. 산의 동남쪽으로 오르고 서남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평소 혈압이 높은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산행 중 가슴이 답답하거나 통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으면 협심증,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 즉시 응급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받아야 한다.
등산한 뒤 함께 산에 오른 사람과 술을 마시는 일도 많다. 등산 직후 술을 마시면 평소보다 쉽게 취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 높은 칼로리를 섭취하게 된다. 살을 빼기 위해 등산하는 사람에게는 도움되지 않는다.
정상에서 술을 마시고 산을 내려오는 경우도 있다. 음주 산행은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삼가야 한다. 꾸준히 운동한 사람이 아니라면 처음부터 가파르거나 먼 코스의 산은 오르지 않는 것이 좋다. 가깝고 낮은 산에 먼저 오른 뒤 체력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적절히 난이도를 조절해야 한다.
김양현 고려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무조건 정상에 빠르게 오른다는 생각보다는 천천히 여유를 갖고 등산하는 것이 유산소운동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움말=정규학 CM충무병원 정형외과 과장·이원희 바른세상병원 원장·이승철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장·김양현 고려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날씨가 선선해지며 산에 오르는 사람이 많다. 등산은 하체 근육과 심폐기능을 강하게 할 수 있어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등산하면서 평소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쓰기 때문에 어깨 무릎 허리 등에 부상을 입기 쉽다. 특히 일교차가 큰 가을에는 등산로가 젖어 있는 경우가 많다. 낙엽 등을 잘못 밟아 미끄러지는 사고가 종종 생긴다. 산악사고 3건 중 1건 이상이 9~11월 발생한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주말에 집중된다. 가을산에 사람이 몰리면서 각종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가을철 건강한 산행을 위해 주의해야 할 점을 짚어봤다.
산에서 넘어지면 어깨 부상 많아
단풍이 아름답게 든 가을산을 오르다보면 경치를 감상하느라 한눈을 파는 경우가 많다. 이때 돌부리나 나무뿌리를 보지 못해 넘어지는 일이 흔하다. 대부분의 사람은 넘어질 때 순간적으로 팔을 뻗어 땅을 짚는다. 팔꿈치나 어깨 관절에 충격이 가 어깨 힘줄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등산하다 넘어진 뒤 생긴 어깨통증이 사라지지 않거나 어깨 위로 물건을 드는 것이 힘들다면 병원을 찾아 진찰받는 것이 좋다. 생각보다 심각한 병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 질환 중 하나가 회전근개파열이다. 어깨를 감싼 힘줄인 회전근개가 끊어지는 것이다. 초기에는 팔 위쪽 삼각근 부분에 통증이 느껴진다. 팔을 들어올릴 때 증상이 심하고 밤에는 증상이 더 악화된다. 최근에는 야영장비를 갖추고 산에 오르는 사람도 많다. 무거운 등산배낭을 메고 장시간 이동하면 어깨 근육통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정규학 CM충무병원 정형외과 과장은 “산에 오를 때 배낭의 허리끈을 충분히 조여 배낭 무게가 어깨에 집중되지 않고 몸 전체로 나눠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등산 전 근육과 관절이 충분히 풀어질 수 있도록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등산 시 체중의 10배 하중 무릎에 실려
무릎부상도 주의해야 한다. 평지를 걸을 때 무릎에 실리는 하중은 체중의 3~6배다. 산에 오를 때는 7~10배로 올라간다. 체중이 60㎏인 사람이라면 걸을 때는 180~360㎏, 뛰거나 산에 오를 때는 420~600㎏의 하중이 무릎에 가해진다. 이 하중은 무릎을 둘러싼 근육과 인대 등이 나눠 부담한다. 젊은 사람은 근육이 발달해 무릎이 받는 부담이 작다. 50~60대는 30대보다 무릎 주변 근육량이 30~40% 정도 적다. 자연히 무릎에 실리는 무게가 커진다.
무릎에 실리는 무게는 산을 오를 때보다 내려갈 때 더 크다. 등산 중 무릎통증이 심해졌다면 반월상연골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 반월상연골은 무릎 관절의 안쪽과 바깥쪽에 있는 물렁한 조직이다. 무릎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해준다. 이 부분이 찢어지거나 파열되면 무릎이 붓고 움직일 때 통증이 생긴다.
쪼그려 앉았다 일어설 때, 계단이나 경사진 길을 오를 때 통증이 심하다. 산행 중 이 같은 증상이 있으면 주변 사람의 부축을 받아 천천히 산을 내려와야 한다. 이원희 바른세상병원 원장은 “산에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무릎에 하중이 많이 실리면 반월상연골판에 열이 날 수 있다”며 “산에서 내려와 냉찜질을 해 열을 식히면 부기가 가라앉고 통증이 줄어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골다공증 있으면 척추도 위험
허리뼈나 근력이 약한 노인은 척추부상 위험이 높다. 골다공증이 있으면 척추뼈가 납작하게 내려앉는 척추압박골절이 생기기 쉽다.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하면 누워 있거나 앉아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려 할 때 통증이 심하다. 압박골절이 악화되면 등과 허리가 굽는 척추후만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골밀도가 낮은 노인, 폐경기 이후 여성은 가볍게 부딪히거나 넘어져도 척추압박골절이 생기기 쉽다. 고령층은 산을 내려올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 보폭을 너무 넓게 잡거나 빠르게 내려가는 등의 큰 움직임은 피해야 한다. 자칫 허리를 삐끗할 수 있다. 이승철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장은 “등산할 때 생긴 척추압박골절을 방치하면 만성 요통이 생기고 심폐기능까지 나빠질 수 있다”며 “통증이 있으면 바로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등산스틱 활용하고 음주산행 삼가야
건강한 산행을 위해 등산스틱을 사용해 체중을 분산시켜야 한다. 관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수분을 보충할 수 있는 과일 채소 물과 열량을 보충할 수 있는 초콜릿 등을 챙기는 것이 좋다. 오전 오후의 기온차를 고려해 겉옷도 준비해야 한다. 배낭무게는 몸무게의 10% 이하로 꾸리는 것이 좋다.
산을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 관절에 더 큰 충격이 간다. 무리해서 뛰어내려오는 것은 삼가야 한다. 산행 중에는 나뭇가지를 잡고 오르는 것은 피해야 한다. 가을철 건조한 기후로 인해 마른 나뭇가지가 부러지면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볕이 잘 들지 않는 북사면은 습하고 미끄러울 수 있다. 산의 동남쪽으로 오르고 서남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평소 혈압이 높은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산행 중 가슴이 답답하거나 통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으면 협심증,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 즉시 응급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받아야 한다.
등산한 뒤 함께 산에 오른 사람과 술을 마시는 일도 많다. 등산 직후 술을 마시면 평소보다 쉽게 취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 높은 칼로리를 섭취하게 된다. 살을 빼기 위해 등산하는 사람에게는 도움되지 않는다.
정상에서 술을 마시고 산을 내려오는 경우도 있다. 음주 산행은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삼가야 한다. 꾸준히 운동한 사람이 아니라면 처음부터 가파르거나 먼 코스의 산은 오르지 않는 것이 좋다. 가깝고 낮은 산에 먼저 오른 뒤 체력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적절히 난이도를 조절해야 한다.
김양현 고려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무조건 정상에 빠르게 오른다는 생각보다는 천천히 여유를 갖고 등산하는 것이 유산소운동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움말=정규학 CM충무병원 정형외과 과장·이원희 바른세상병원 원장·이승철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장·김양현 고려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