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공무원 60%가 여성…"남자 사무관 어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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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 후보자 65%가 여성
교육·복지부, 여성이 절반 넘어
남성 발령나자 "드디어 왔다" 환호
여성 늘어도 고위직은 '유리천장'
5급 이상은 3.4% 불과
교육·복지부, 여성이 절반 넘어
남성 발령나자 "드디어 왔다" 환호
여성 늘어도 고위직은 '유리천장'
5급 이상은 3.4% 불과
지난해 국립외교원의 외교관 후보자 교육을 마치고 올초 외교부 본부로 배치받은 A사무관(남성)은 출근 첫날 부서 직원들로부터 예상치 못한 성대한 환영을 받았다. 그가 배치받은 부서의 인원은 11명으로, 이 중 9명이 여성 공무원이다. 과장부터 주무 서기관까지 요직은 모두 여성이 맡고 있다. 여성 공무원들은 “드디어 꿈에 그리던 남성 사무관이 왔다”고 감격해했다.
지난 7일 발표된 올해 외교관 후보자 선발 시험 결과에서도 수석과 최연소 합격자를 비롯해 여성 합격자가 사상 최대인 64.9%에 달했다. 서울시 대변인실 신문팀 인력은 11명으로, 이 중 8명이 여성 공무원이다. 올해 여성 공무원 2명이 증원됐다. 언론과 홍보담당 주무부서인 신문팀은 고된 업무 탓에 그동안 대부분 남성 공무원의 몫이었다. 시 관계자는 “업무 능력이 뛰어난 공무원을 우선 선발하다보니 여성 공무원이 늘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직사회에서 여성 공무원 숫자가 남성을 앞지르는 여초(女超) 현상으로 인해 신입 남성 공무원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신입 여성 공무원 숫자가 남성을 넘어서기 시작한 2000년대 중·후반부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해 말 행정부 소속 국가직 공무원 중 여성 공무원은 31만860명으로, 전체의 49.0%에 달했다. 여성 공무원 비율은 2000년 35.6%에서 2005년 43.3%, 2010년 47.2%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내년에는 여성 공무원 숫자가 처음으로 남성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18개 부처 중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부처는 교육부로 68.7%에 달한다. 본부 인력의 여성 비율은 29.7%에 불과하지만 20만명이 넘는 여성 교사 숫자로 여성 비율이 높아졌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이어 여성가족부(63.3%) 보건복지부(56.2%) 고용노동부(51.3%) 문화체육관광부(44.0%) 등의 순이다.
대부분 여성 공무원은 5급 이하 직급에 집중돼 있다. 일반직 기준 고위공무원단(1~2급) 중 여성 공무원은 3.4%에 불과하지만 7급은 42.0%, 8급은 47.6%, 9급은 51.2%에 이른다. 7급과 9급 공채 시험에서 여성 공무원 숫자가 급증한 결과다. 7·9급을 동시 선발하는 서울시는 2013년 여성 합격자 비율이 사상 최고치인 66%를 기록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 7·9급 시험에서도 여성 합격자 비율은 60% 안팎에 이른다.
이렇다보니 신입 남성 공무원을 영입하기 위한 부서 간 눈치작전도 치열하다는 게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의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일이 힘든 부서를 중심으로 ‘미혼’ ‘군필’ ‘남성’의 세 가지 조건을 갖춘 신입 공무원을 선호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 부처 국장급 간부는 “상대적으로 이런저런 지시를 하기가 편한 남자 직원을 뽑고 싶어도 신입 인력 대부분이 여성이어서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여성의 공직 진출이 활발해졌지만 보수적인 공직사회 문화 때문에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유리천장’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여성 사무관은 “신입 남성 공무원을 선호하는 간부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유리천장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지난 7일 발표된 올해 외교관 후보자 선발 시험 결과에서도 수석과 최연소 합격자를 비롯해 여성 합격자가 사상 최대인 64.9%에 달했다. 서울시 대변인실 신문팀 인력은 11명으로, 이 중 8명이 여성 공무원이다. 올해 여성 공무원 2명이 증원됐다. 언론과 홍보담당 주무부서인 신문팀은 고된 업무 탓에 그동안 대부분 남성 공무원의 몫이었다. 시 관계자는 “업무 능력이 뛰어난 공무원을 우선 선발하다보니 여성 공무원이 늘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직사회에서 여성 공무원 숫자가 남성을 앞지르는 여초(女超) 현상으로 인해 신입 남성 공무원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신입 여성 공무원 숫자가 남성을 넘어서기 시작한 2000년대 중·후반부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해 말 행정부 소속 국가직 공무원 중 여성 공무원은 31만860명으로, 전체의 49.0%에 달했다. 여성 공무원 비율은 2000년 35.6%에서 2005년 43.3%, 2010년 47.2%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내년에는 여성 공무원 숫자가 처음으로 남성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18개 부처 중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부처는 교육부로 68.7%에 달한다. 본부 인력의 여성 비율은 29.7%에 불과하지만 20만명이 넘는 여성 교사 숫자로 여성 비율이 높아졌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이어 여성가족부(63.3%) 보건복지부(56.2%) 고용노동부(51.3%) 문화체육관광부(44.0%) 등의 순이다.
대부분 여성 공무원은 5급 이하 직급에 집중돼 있다. 일반직 기준 고위공무원단(1~2급) 중 여성 공무원은 3.4%에 불과하지만 7급은 42.0%, 8급은 47.6%, 9급은 51.2%에 이른다. 7급과 9급 공채 시험에서 여성 공무원 숫자가 급증한 결과다. 7·9급을 동시 선발하는 서울시는 2013년 여성 합격자 비율이 사상 최고치인 66%를 기록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 7·9급 시험에서도 여성 합격자 비율은 60% 안팎에 이른다.
이렇다보니 신입 남성 공무원을 영입하기 위한 부서 간 눈치작전도 치열하다는 게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의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일이 힘든 부서를 중심으로 ‘미혼’ ‘군필’ ‘남성’의 세 가지 조건을 갖춘 신입 공무원을 선호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 부처 국장급 간부는 “상대적으로 이런저런 지시를 하기가 편한 남자 직원을 뽑고 싶어도 신입 인력 대부분이 여성이어서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여성의 공직 진출이 활발해졌지만 보수적인 공직사회 문화 때문에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유리천장’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여성 사무관은 “신입 남성 공무원을 선호하는 간부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유리천장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