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동남아 공략 본격화…"진로24, 태국서 1위로 끌어올린다"
[ 김아름 기자 ] "현재 태국 증류주 시장 4위인 진로24를 1위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통해 2017년까지 동남아 시장에서 수출 2000만 달러를 달성할 것입니다."

하이트진로의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강현순 상무는 지난 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태국 시장에서 한국 소주의 트렌드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500만 달러 수준이었던 동남아 지역 수출을 4배로 늘리겠다는 포부다.

하이트진로, 동남아 공략 본격화…"진로24, 태국서 1위로 끌어올린다"
태국 현지에서 소주는 먼 나라의 이색 주류가 아니었다. 수입산 보드카와 럼, 데킬라 사이에 자연스럽게 '진로'가 놓여 있다. 이날 방문한 창고형 마트 '마크로' 진열대에는 참이슬과 참이슬 클래식, 자몽에이슬, 진로24 등 하이트진로의 소주 제품들이 스톨리치나야, 앱솔루트 등 유명 보드카들과 함께 나란히 진열돼 있었다.

주류를 구입하기 위해 마크로를 찾은 태국 여성 푸이(Puii) 씨는 "한국 소주는 맛이 좋고 마시기도 쉬워 자주 구입하게 된다"며 "가격이 저렴하고 숙취가 없어 좋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동남아 공략 본격화…"진로24, 태국서 1위로 끌어올린다"
방콕의 핫 플레이스인 RCA(Royal City Avenue)에서는 도수가 높은 '진로24'를 베이스로 제조한 칵테일이 판매되고 있었다. RCA는 클럽과 힙합 라이브, 나이트 클럽 등이 모여 있어 현지 젊은이들과 관광객, 주재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거리다. 보드카나 화이트 럼 등을 과일 주스, 얼음 등에 섞어 마시는 게 태국의 일반적인 음주 방식이다.

하이트진로 역시 기존 참이슬과 함께 24도로 도수를 높인 진로24를 주력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RCA에서 만난 방콕 시민 샷나하(Chatnapa) 씨는 "소주는 그냥 먹으면 쓰지만 칵테일로 마시니 쓰지 않고 달아 맛있다"며 "특히 태국음식과 잘 어울려 자주 찾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10년 14만 달러 수준이던 하이트진로의 태국 내 소주 매출은 올해 50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진로24는 매출이 10배 가까이 뛰었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태국 최대의 주류기업인 분럿(Boonrawd) 그룹과 제휴를 맺고 태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분럿 그룹은 싱하, 레오 등의 브랜드를 앞세워 태국 내 맥주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분럿과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자몽에이슬을 출시한 데 이어 이달 중으로 도수를 높인 동남아 맞춤형 과일 리큐르 '진로 그레이프푸르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분럿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현재 태국의 증류주(White spirits) 시장에서 4위권인 진로24를 시장 1위로 만들고 2017년까지 동남아 전체 매출을 2000만 달러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하이트진로의 목표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은 "일본, 중국에 이어 동남아 시장이 3대 주류 수출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소주의 세계화를 위해 제품 콘셉트, 알코올 도수 등에 있어 카테고리를 다양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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