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오큘러스·페블 키운 '킥스타터'…신데렐라 낳은 35달러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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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애들러 킥스타터 공동 창업자
9만개 프로젝트에 200억달러 투자 유치
"아이디어에 생명 불어넣는 크라우드펀딩"
9만개 프로젝트에 200억달러 투자 유치
"아이디어에 생명 불어넣는 크라우드펀딩"
[ 최유리 기자 ] # 1. 가상현실 기기를 만드는 오큘러스VR은 지난해 페이스북 품에 안겼다. 당시 오큘러스VR의 몸값은 23억달러(약 2조5000억원). 2012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투자 유치에 성공한 이후 세계 최고의 가상현실 기기 개발사로 성장한 결과다. 1만명의 투자자가 십시일반으로 모은 250만달러(약 28억원)가 성장의 기폭제가 된 셈이다.
# 2. 스마트워치 제조사 페블은 2012년 사업 아이디어를 내놨지만 투자자들의 퇴짜를 맞았다. 고민 끝에 찾은 곳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었다. 플랫폼에 올린 사업 아이디어가 관심을 끌면서 7만명으로부터 1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받았다.
오큘러스와 페블의 공통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무명 스타트업에서 실리콘밸리의 스타로 떠오른 정보기술(IT) 업체라는 점이다. 나머지 하나는 드라마틱한 변신에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가 한 몫했다는 것이다.
크라우드펀딩은 대중(Crowd)과 자금(Funding)이 합쳐진 말이다.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은다는 의미다. 2009년 미국에서 출범한 킥스타터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크라우드펀딩사다. 지난 14일 킥스타터의 공동 창업자인 찰스 애딜러(사진)가 한국을 찾았다.
킥스타터가 키운 IT 업계 신데렐라들처럼 첫 펀딩은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그는 회고했다. 음악가, 작가, 웹 디자이너 등 예술가 3인방이 공동 창업해 문화 프로젝트부터 손을 댔다.
"세 명 모두 창의적인 자기 표현에 제한을 느끼면서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림을 그려 보내주겠다는 아이디어를 올리고 다수에게 투자를 받는 게 첫 프로젝트였죠. 3명이 참여해 총 35달러(약 4만원)를 모은 것이 킥스타터의 출발이었습니다." 35달러로 시작한 킥스타터는 2010년 도약기를 맞았다. 아이팟 나노 6세대에 실리콘 밴드를 달아 판 '틱톡'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애플워치의 원형이 킥스타터를 통해 만들어진 셈이다.
"당시 제조업체들은 모두 틱톡의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150달러(약 17만원)인 아이팟 나노에 75달러(약 8만원) 짜리 시계줄을 연결한 것을 누가 사겠냐는 의문에서였죠. 우려와 달리 틱톡 프로젝트는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한 달간 1만3500여명이 95만달러(약 10억원)를 후원했으니까요."
틱톡처럼 수면 아래 있는 아이디어들은 킥스타터를 통해 현실화됐다. 그 결과 지금까지 약 9만개 프로젝트에서 200억달러(약 22조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아이디어에 생명을 불어넣어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킥스타터의 역할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한국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 관심을 갖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한국의 스타트업이 크라우드펀딩과 만나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그의 견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기 때문에 한국에선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대기업에선 새로운 아이디어가 관료주의 벽을 넘기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플랫폼을 만나야 한다고 봅니다."
크라우드펀딩을 디딤돌 삼으려는 스타트업에 대한 조언도 덧붙였다.
"지금 사람들에게 필요한 게 뭔지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본인의 개성을 드러내야 합니다. 결국 창의력을 가진 아이디어가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죠. 성공한 프로젝트와 비교하기보다는 갖고 있는 아이디어를 진정성 있게 표현하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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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
# 2. 스마트워치 제조사 페블은 2012년 사업 아이디어를 내놨지만 투자자들의 퇴짜를 맞았다. 고민 끝에 찾은 곳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었다. 플랫폼에 올린 사업 아이디어가 관심을 끌면서 7만명으로부터 1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받았다.
오큘러스와 페블의 공통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무명 스타트업에서 실리콘밸리의 스타로 떠오른 정보기술(IT) 업체라는 점이다. 나머지 하나는 드라마틱한 변신에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가 한 몫했다는 것이다.
크라우드펀딩은 대중(Crowd)과 자금(Funding)이 합쳐진 말이다.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은다는 의미다. 2009년 미국에서 출범한 킥스타터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크라우드펀딩사다. 지난 14일 킥스타터의 공동 창업자인 찰스 애딜러(사진)가 한국을 찾았다.
킥스타터가 키운 IT 업계 신데렐라들처럼 첫 펀딩은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그는 회고했다. 음악가, 작가, 웹 디자이너 등 예술가 3인방이 공동 창업해 문화 프로젝트부터 손을 댔다.
"세 명 모두 창의적인 자기 표현에 제한을 느끼면서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림을 그려 보내주겠다는 아이디어를 올리고 다수에게 투자를 받는 게 첫 프로젝트였죠. 3명이 참여해 총 35달러(약 4만원)를 모은 것이 킥스타터의 출발이었습니다." 35달러로 시작한 킥스타터는 2010년 도약기를 맞았다. 아이팟 나노 6세대에 실리콘 밴드를 달아 판 '틱톡'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애플워치의 원형이 킥스타터를 통해 만들어진 셈이다.
"당시 제조업체들은 모두 틱톡의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150달러(약 17만원)인 아이팟 나노에 75달러(약 8만원) 짜리 시계줄을 연결한 것을 누가 사겠냐는 의문에서였죠. 우려와 달리 틱톡 프로젝트는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한 달간 1만3500여명이 95만달러(약 10억원)를 후원했으니까요."
틱톡처럼 수면 아래 있는 아이디어들은 킥스타터를 통해 현실화됐다. 그 결과 지금까지 약 9만개 프로젝트에서 200억달러(약 22조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아이디어에 생명을 불어넣어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킥스타터의 역할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한국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 관심을 갖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한국의 스타트업이 크라우드펀딩과 만나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그의 견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기 때문에 한국에선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대기업에선 새로운 아이디어가 관료주의 벽을 넘기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플랫폼을 만나야 한다고 봅니다."
크라우드펀딩을 디딤돌 삼으려는 스타트업에 대한 조언도 덧붙였다.
"지금 사람들에게 필요한 게 뭔지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본인의 개성을 드러내야 합니다. 결국 창의력을 가진 아이디어가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죠. 성공한 프로젝트와 비교하기보다는 갖고 있는 아이디어를 진정성 있게 표현하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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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