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인재 다룬 10년…우리 사회에 가장 적절한 포럼"
‘글로벌 인재포럼 2015’를 보름여 앞두고 주요 세션을 이끌어갈 좌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 태평로 파이낸스센터에서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두 차례 열린 ‘인재포럼 세션 좌장 간담회’에서 좌장들은 다음달 3~5일 열리는 인재포럼이 정체 국면에 접어든 한국사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좌장들은 우선 올해 10년째를 맞은 인재포럼이 인재 분야에 관한 세계적 포럼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고 평가했다. 김승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올해 인재포럼 준비 상황을 보니 10년의 노하우가 축적됐다는 느낌”이라며 “인재포럼은 미래와 글로벌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내세운 우리 사회에 가장 적절한 포럼”이라고 평가했다.

최원식 맥킨지 한국사무소 대표도 “지난 10년간 다룬 창의적 인재와 리더십은 시의적절한 주제이며 우리 사회에 임팩트(파급력)가 컸다”고 강조했다. 강태영 연세대 공과대학 융합기술연구원 교수는 “인재포럼에 참가하고 참가 후기를 제출하면 수업의 일환으로 인정하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다”며 국내 대학가에 끼친 영향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양한 인재가 세상을 바꾼다’는 올해 인재포럼의 주제에 대해 좌장들은 한국사회가 부닥친 한계상황을 넘어서기 위한 적절한 주제라고 입을 모았다. 권대봉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유교의 사서(四書) 가운데 하나인 ‘대학’은 명명덕(明明德·밝은 덕을 더 밝힘) 신민(新民·백성을 새롭게 함) 지어지선(止於至善·최고의 선에 이르게 함)을 강조하는데 모든 사람을 최고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것은 사람들을 일렬로 줄지어 순위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나란히 세워 각자의 재능을 최고로 발현하게 하는 것”이라며 “공자의 사상과 일맥상통하는 올해의 주제는 매우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강성모 KAIST 총장도 “모두가 태양만 바라보지 말고 밤하늘을 보면서 자신만의 별을 찾으라는 얘기가 있다”며 “창의적 인재가 나올 수 있도록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창우 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도 “세상을 개혁하고 변화시켜 나가는 인재를 길러내는 데 인재포럼이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의 성공적 진행을 위한 조언도 나왔다. 백순근 한국교육개발원장은 “인재포럼의 세션 구성이 다양해졌는데 발표자와 좌장의 긴밀한 호흡이 필요하다”고 주문했고, 최영표 동신대 교육대학원 명예교수는 “좌장이 발표자의 원고를 미리 받아 요점을 잘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정택 한국APEC학회 회장은 “청중의 질문을 이슈별로 잘 정리하고 요점을 잡아 논의를 끌어가면 어느 정도 결론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고,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는 “각 세션이 포럼의 전체 주제와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를 잘 설명하면 청중이 포럼의 일관된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세상을 바꾸는 힘 기업가 정신’ 세션을 진행할 김진수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창업은 창의성 체험을 통해서 기를 수 있는 역량”이라며 포럼에서 생산적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좌장들은 인재포럼의 장기발전 전략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부구욱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영산대 총장)은 “앞으로 인공지능이나 소프트웨어 기술이 미래 인재의 모습을 어떻게 바꿀지가 관심인데 이런 주제를 인재포럼이 다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선혜 숙명여대 총장은 “고정된 캠퍼스 없이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장소를 빌려 학생들을 강의하는 ‘미네르바 스쿨’이 생겨나고 고품질 무료 인터넷 강의인 무크(MOOC·온라인 대중공개강좌)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대학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철영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학장은 “외국의 명망 있는 전문가들을 초청하는 만큼 일반적이고 광범위한 얘기보다는 한국의 교육현장에 반영하고 개선점을 찾을 수 있는 구체적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