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이 그제 창립 70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열었다. 아모레퍼시픽도 지난달 5일 창립 70주년을 기념했다. 두 회사 모두 글로벌화 도전에 성공한, 역동성이 살아 숨쉬는 기업이다. 창업주가 이북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이들 기업의 70돌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SPC는 미국뿐만 아니라 빵의 본고장 프랑스에까지 파리바게뜨 매장을 낼 만큼 해외시장 개척에 성공했다. 이미 해외에 19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4조1935억원을 돌파했다. 뉴욕 맨해튼에선 오봉팽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은 기업이다. 이미 중국 수입 화장품 시장 점유율에서 미국 일본을 제치고 프랑스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올해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100대 혁신기업 중 28위에 올랐다.

두 기업 모두 해방 후 70년 동안 기업을 경영하면서 한우물을 판 기업이다. 시련과 좌절의 시기를 겪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제빵이나 화장품은 정부 지원 대상 업종도 아니고 성장 전략에 포함된 업종도 아니었다. 냉엄한 시장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필사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핵심역량 축적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이제 글로벌 기업에 관해 말할 단계에 이르렀다. SPC는 그제 창립기념식에서 해외 진출국가를 현재 5개국에서 20여개국으로 확대하고 미국과 중국시장에 2000개 이상의 매장을 연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아모레퍼시픽도 아시안 뷰티의 가치를 세계에 전한다는 ‘원대한 기업(Great Global Brand Company)’으로의 도약을 비전으로 내놓았다.

국내 기업들의 역동성이 사라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작은 성공에 안주하거나 ‘레드 오션’의 함정에서 제대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에 의존하는 기업일수록 이런 사정은 더 심하다. 지금 한국 기업들에 필요한 건 자본력도 노동력도 아닌, 과감한 도전 정신이요 혁신 정신이다. SPC와 아모레퍼시픽은 우리 기업들이 가야 할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