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유리 기자 ] SK텔레콤과 CJ그룹의 '빅딜'을 두고 경쟁 이동통신사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SK텔레콤이 통신에 이어 방송까지 독점력을 확대해 시장을 황폐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슈+] SKT 빅딜에 이통사 '발끈'…"공정 경쟁 저해" 한목소리
SK텔레콤은 2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 30%를 50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CJ헬로비전은 케이블 방송, 초고속 인터넷, 알뜰폰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420만 유료 방송 가입자와 85만 알뜰폰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SK텔레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가 보유한 인터넷TV(IPTV) 가입자(310만명)를 더하면 1위 사업자인 KT(849만명)와 정면 승부가 가능하다. 알뜰폰 사업의 경우 1위 사업자 CJ헬로비전과 2위 SK텔링크가 합쳐져 확실한 우위를 점하게 된다.

SK텔레콤의 '통 큰 결단'에 KT와 LG유플러스는 곧바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일제히 입장자료를 내고 "SK그룹 군의 독점 구조가 강화돼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유료 방송 사업의 경우 무선의 끼워 팔기 상품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선 서비스와 방송, 인터넷 등을 결합해 내놓을 경우 SK텔레콤의 시장 장악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무선 시장 점유율에 따라 시장 지배력이 전이돼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고사 상태로 내몰릴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에 따라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의 공공성과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유선 방송 구역 78개 중 23개 구역에서 SK그룹의 유료 방송 점유율이 60%를 넘게 되면서다.

알뜰폰 시장에서는 SK그룹의 영향력 아래 있는 가입자가 전체 시장의 60%를 차지하게 되면서 SK그룹이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내다봤다.

KT 관계자는 "KT 망을 이용하는 85만 알뜰폰 가입자를 SK텔레콤이 관리하는 비정상적인 현상이 발생하게 됐다"며 "결국 사업자 이익에 치중함으로써 85만 고객의 서비스 편익은 뒷전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유플러스 측은 "SK텔레콤이 시장 공고화를 위해 모든 수단을 모색할 것이고 KT는 시장 회복을 위한 다양한 수단을 강구하면서 시장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며 "안착화 시점에 들어간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다시 흔들리는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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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