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내 신차 품평장(品評場). 가림막을 덮은 4대의 제네시스 EQ900(에쿠스 후속)이 나란히 놓여 있다. 각각 람다 3.3 V6 터보, 람다 3.8 V6, 타우 5.0 V8 및 5.0 리무진 차량이다. 가림막을 걷어 올리자 2세대 제네시스와 흡사하게 생긴 '최고급형 제네시스'가 위용을 드러냈다.

에쿠스 후속 차량은 2세대 제네시스처럼 겉모습만 보면 일반인이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서로 닮아 있었다. 에쿠스를 잇는 제네시스 EQ900은 초대형 세단에 걸맞게 제네시스 세단보다 더욱 몸집이 크고 군데군데 볼륨이 더해졌다.
현대자동차가 10일 공개한 제네시스 EQ900(에쿠스 후속) 렌더링 이미지.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10일 공개한 제네시스 EQ900(에쿠스 후속) 렌더링 이미지. (사진=현대차 제공)
BMW 7시리즈와 5시리즈를 도로에서 마주하게 되면 차체 크기와 트렁크에 붙은 차명으로 모델을 확인한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두 차종도 마찬가지. 현대차가 지향하는 제네시스 디자인 패밀리룩(디자인 통일화 작업)이 완벽하게 구현된 모습이었다.

차체 디자인은 기존 에쿠스의 곡선을 줄이고 2세대 제네시스에 적용한 직선을 많이 살렸다. 전방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부위는 에쿠스보다 확실히 젊고 강렬한 이미지를 품었다. 트렁크 쪽은 2세대 제네시스와 흡사한 전면과 달리 변화가 적었다. 이전 에쿠스의 정체성을 살려 '파격 보단 우아함'을 택한 듯 보였다.

실내 인테리어는 한 눈에 봐도 고급스러움이 물씬 풍겼다. 앞좌석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각종 차량 정보를 알려주는 12인치가 넘는 대형 디스플레이가 자리했고, 8단 자동변속기와 주행모드 변환장치, 각종 조작 버튼은 마치 BMW 7시리즈를 보는 듯했다. 서울대학교와 협업해서 개발했다는 '모던 에르고 시트'(소음과 진동을 차단하는 첨단 시트 기술을 접목)는 운전석에 22개 방향 조절이 가능한 전자식 버튼을 장착해 운전자 개개인의 체형을 배려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EQ900과 제네시스 EQ900 리무진 두 종류를 운영한다. 리무진 차량의 뒷좌석을 열어보니 탑승객 무릎 공간이 일반형 차량보다 훨씬 넉넉했다. 현대차 남양연구소 관계자는 "리무진 차량은 휠베이스(축간거리)를 29㎝ 늘려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으며 충분한 휴식이 가능하도록 고객을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 EQ900은 이전 에쿠스에 없던 가솔린 3.3L 터보 엔진을 얹은 것도 특징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젊은 고객 층을 확보하려는 현대차의 시도로 보여진다. 에쿠스는 50대 이상 성공한 사업가나 기업 CEO(최고경영자)들이 즐겨 탔다면 3.3 터보 차량은 40대 개인사업자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현대차는 다음달 제네시스 EQ900을 출시하고 국내 최고급 세단 경쟁에 나설 예정이다. 황정렬 현대차 중대형 PM센터장(전무)은 "다른 수입 브랜드와 직접적인 비교는 안했으나 국내에서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아우디 A8, 렉서스(LS) 등과 기본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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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