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의뢰품 3점중 1점이 '가짜'…이중섭 58% '최고' 천경자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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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작가 10명 작품 진위 분석
박수근 258점 중 101점 위작…장욱진 31%·김환기 22% 달해
위작은 수집가 통한 거래 많아…작가와 계약한 화랑인지 확인을
박수근 258점 중 101점 위작…장욱진 31%·김환기 22% 달해
위작은 수집가 통한 거래 많아…작가와 계약한 화랑인지 확인을
‘이중섭 40%, 박수근 60%, 천경자 66%, 김환기 68%.’
2003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미술품감정협회에 진위 감정을 신청한 근현대 미술품(회화)의 작가별 진품 비율이다. 한국미술품감정협회는 지난 10년간 소장자의 의뢰로 협회 감정위원들이 감정한 근현대 10대 인기 작가 그림 2144점의 진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국내 미술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들 작가 10명의 감정 의뢰품 가운데 진품은 70.7%로 조사됐다. 감정 의뢰품 3점 가운데 1점 정도가 가짜인 것으로 나타나 근현대 미술품 거래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작가별로는 이중섭 작품이라고 의뢰한 207점 가운데 120점(57.9%)이 가짜로 판명돼 위작 비율이 가장 높았다. 박수근 작품은 258점 중 101점(39.1%), 천경자 작품은 356점 중 110점(30.8%), 김환기 작품은 296점 가운데 67점(22.6%)이 위작으로 분류됐다. 장욱진(31.4%), 이상범(23.9%) 등의 가짜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대원 작품은 175점 중 26점(14.8%), 김종학 작품은 189점 중 35점(18.5%)만 가짜로 판명됐다. 작고한 작가의 작품이거나 유명 작가의 오래된 그림일수록 위작 비율이 높다는 분석이다.
구삼본 구삼미술관장은 “최근 몇 년간 현대미술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가짜의 범람”이라며 “위작은 보통 작가와 직접 계약을 맺지 않은 수집가나 화랑을 통해 유통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작가와 직접 계약한 1차 화랑이 아니라 수집가 등과 작품 거래를 하는 속칭 ‘나까마(판매상)’를 통해 유통되는 사례가 많다는 설명이다.
김은아 한국미술품감정협회 실장은 “가짜로 판정 난 작품 수를 공개하는 데 대해 우려가 많았지만 근현대 미술품의 투명한 유통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위작은 그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1978년 이중섭 작품 위조사건을 시작으로 위작 논란이 이어졌다. 천경자 ‘미인도’ 사건(1991년), 도상봉 ‘라일락꽃’ 사건(1993년), 이중섭 그림 대규모 위작 사건(2005년), 이중섭과 변시지 위작 108점 유통 사건(2007년), 박수근 ‘빨래터’ 위작 논란(2007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마르셀 뒤샹의 ‘여행용 가방’ 위작 논란(2008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사건 때마다 감정 과정에서 진위의 명확한 판정이 나기보다 명예훼손 등 법정 다툼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2003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미술품감정협회에 진위 감정을 신청한 근현대 미술품(회화)의 작가별 진품 비율이다. 한국미술품감정협회는 지난 10년간 소장자의 의뢰로 협회 감정위원들이 감정한 근현대 10대 인기 작가 그림 2144점의 진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국내 미술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들 작가 10명의 감정 의뢰품 가운데 진품은 70.7%로 조사됐다. 감정 의뢰품 3점 가운데 1점 정도가 가짜인 것으로 나타나 근현대 미술품 거래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작가별로는 이중섭 작품이라고 의뢰한 207점 가운데 120점(57.9%)이 가짜로 판명돼 위작 비율이 가장 높았다. 박수근 작품은 258점 중 101점(39.1%), 천경자 작품은 356점 중 110점(30.8%), 김환기 작품은 296점 가운데 67점(22.6%)이 위작으로 분류됐다. 장욱진(31.4%), 이상범(23.9%) 등의 가짜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대원 작품은 175점 중 26점(14.8%), 김종학 작품은 189점 중 35점(18.5%)만 가짜로 판명됐다. 작고한 작가의 작품이거나 유명 작가의 오래된 그림일수록 위작 비율이 높다는 분석이다.
구삼본 구삼미술관장은 “최근 몇 년간 현대미술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가짜의 범람”이라며 “위작은 보통 작가와 직접 계약을 맺지 않은 수집가나 화랑을 통해 유통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작가와 직접 계약한 1차 화랑이 아니라 수집가 등과 작품 거래를 하는 속칭 ‘나까마(판매상)’를 통해 유통되는 사례가 많다는 설명이다.
김은아 한국미술품감정협회 실장은 “가짜로 판정 난 작품 수를 공개하는 데 대해 우려가 많았지만 근현대 미술품의 투명한 유통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위작은 그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1978년 이중섭 작품 위조사건을 시작으로 위작 논란이 이어졌다. 천경자 ‘미인도’ 사건(1991년), 도상봉 ‘라일락꽃’ 사건(1993년), 이중섭 그림 대규모 위작 사건(2005년), 이중섭과 변시지 위작 108점 유통 사건(2007년), 박수근 ‘빨래터’ 위작 논란(2007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마르셀 뒤샹의 ‘여행용 가방’ 위작 논란(2008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사건 때마다 감정 과정에서 진위의 명확한 판정이 나기보다 명예훼손 등 법정 다툼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