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훈 기자 ] 국내 수입차의 리콜(시정 조치)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신규등록 대수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차량 결함 건수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올 들어 수입차의 리콜은 3년 전보다 5배 가까이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16일 교통안전공단 자동차결함신고센터의 리콜 현황에 따르면 올들어 10월까지 수입차 리콜 대수는 336개 차종 19만5278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수입차 전체 리콜 차량 13만6633대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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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국산차의 리콜 대수는 28개 차종 75만531대로, 지난해 리콜 대수(73만3175대)와 큰 차이가 없었다.

문제는 그동안 고품질로 포장해 온 수입차의 리콜 건수가 판매 증가세보다 더욱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수입차의 국내 승용 점유율은 15%대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수입차 리콜 비중은 전체 리콜 차량(94만5809대)의 20%를 넘어섰다.

수입차의 상반기 리콜 대수는 9만1361대,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는 10만3917대로 하반기에 더욱 몰리고 있다. 특히 9월(6만여대)과 10월(2만대)에 리콜이 집중돼 수입차 전체 리콜의 41%를 차지했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하반기 리콜 건은 BMW와 미니(MINI)의 다수 차종에서 5만5000대 가량 타이밍벨트 관련 장치 문제로 주행 중 시동이 꺼질 가능성이 있던 차량의 리콜 대수가 집계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행 중 시동 꺼짐으로 '골프채 파손 사건'이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S63 AMG 차량 555대는 결국 국토교통부가 15일 시정 명령을 내렸다. 엔진 전자제어장치(ECU) 프로그램 결함으로 인해 주행 중 감속시 순간적으로 연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시동이 꺼질수 있는 가능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자동차 리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발적 리콜은 제조사가 문제를 발견하고 시정 개선하는 만큼 차량 성능을 더 좋게 하는 긍정적 효과도 있어서다.

이호근 대덕대(자동차학과) 교수는 "요즘 자동차에 전자 부품이 많이 들어가면서 2만여개 부품 수가 3만개 이상으로 늘어났고, 신차 개발 주기가 짧아지고 원가 절감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도 리콜이 잦아진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와 달리 국내 소비자들은 유독 리콜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제조사들도 늑장대응이 많고 가급적 리콜을 피해 무상수리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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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