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칼럼] 이런데도 법인세를 올리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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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펀드·문화재단…끝없는 할당
법인세보다 준조세 부담이 더 커
오히려 세율 낮춰야 문제 풀린다
김정호 수석논설위원
법인세보다 준조세 부담이 더 커
오히려 세율 낮춰야 문제 풀린다
김정호 수석논설위원
![[김정호 칼럼] 이런데도 법인세를 올리자고?](https://img.hankyung.com/photo/201511/02.7373195.1.jpg)
대한민국을 문화국가로 용솟음치게 하겠다는 원대한 포부가 나쁠 리 없다. 그러나 그건 정부가 할 일이다. 그 비용을 왜 기업들에 떠넘기는가.
창조경제혁신센터도 같은 범주다. 창조경제의 지역 전진기지를 조성해보자는 청와대 참모들의 즉흥적 아이디어에 기업들은 주먹구구식으로 연결된 지역에 거액을 들여 센터를 세웠다. 여당에서조차 대기업 줄 세우기식 강제 할당, 홍보용 행사, 유효기간 2년짜리 정권 치적용이라는 야유가 괜히 나오겠는가.
평창동계올림픽은 또 어떤가. 4대 그룹이 많게는 1000억원, 적게는 500억원을 내기로 조직위원회와 약정을 맺었다. 나머지 기업들만 골치가 아파졌다.
동반성장기금 역시 이명박 정부 유물이다. 87개 대기업이 7184억원을 내기로 약정을 맺었다. 삼성전자는 1055억원을 완납했지만 다른 회사들은 지금도 납부 중이다.
그뿐이랴. 사고가 터지면 내야 하고, 홍수가 나고 겨울이 와도 내야 한다. 작년에는 세월호 사고로 4대 그룹 400억원을 포함해 재계가 1000억원 넘는 성금을 냈다. 연말 불우이웃 돕기 성금은 삼성이 500억원으로 기준을 잡았고 나머지 기업들은 평소 비율대로 뒤를 이었다. 온누리상품권도 사줘야 한다. 전통시장에서 쓰는 상품권 말이다. 그것도 장난이 아니다. 4대 그룹이 지난 5년간 사들인 온누리상품권 규모가 6000억원이다.
정부 스스로 할 일을 기업의 금고를 털어 처리하고 있다. 얼마나 답답한 노릇인가. 그런데도 세수가 모자란다며 법인세율을 올리자는 주장들이 난무한다.
오히려 부담을 줄여줘야 하는 게 법인세고, 없애야 하는 게 준조세다. 세율을 낮추고 기업 환경을 개선해야 기업들이 투자한다. 그렇게 해서 기업이 돈을 벌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고용이 늘어나고 세수가 증가한다. 평범한 경제 원리다. 정치하는 사람들, 그걸 왜 모르는지.
김정호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