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산업 히든챔피언-6] 에스티엔(STN), 안정적 생중계 송출 기술에 세계가 '박수갈채'
통신 네트워크 구축 사업을 하던 그는 인지도가 낮아 홀대받던 여자프로농구가 TV 중계 유치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걸 보고 인터넷 스포츠 중계 사업에 뛰어들었다. 방송국 문턱에도 가보지 않은 그였다. 하지만 인터넷 환경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면 비인기 종목의 한계를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2006년 국내 최초로 스포츠 온라인 중계방송 사업을 시작한 에스티엔(STN)의 이강영 대표(44·사진) 이야기다.

창립 첫해 2개 종목, 50여개 경기를 중계했던 에스티엔은 창업 9년 만에 60개 종목, 500경기 이상을 인터넷TV(IPTV), 인터넷 방송 등 다양한 뉴미디어 플랫폼에 생중계하며 1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주로 비인기 종목과 장애인스포츠를 다루지만 기술만큼은 ‘아시아 톱5’로 평가받는 강소기업이다. 이 대표는 “사업 초기 매년 10억원 이상 투자하며 통신기술에 국내외 각종 위성 수신장비 등을 조합해 송수신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제작·송출 시스템을 구축한 게 성공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산업 히든챔피언-6] 에스티엔(STN), 안정적 생중계 송출 기술에 세계가 '박수갈채'
기회는 해외시장에서 먼저 찾아왔다. 2008년 중국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때 올림픽급 대회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 인터넷 생중계는 조직위원회로부터 ‘원더풀’이란 평가를 이끌어냈다. 영국 BBC와 일본 NHK 등도 ‘끊김 없이 재생되는’ 송출기술에 감탄했다. 위성 데이터의 송수신 비용을 크게 낮추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화질 개선에 재투자해 중계 품질을 높인 결과였다.

입소문은 해외 경기단체와 국제대회 조직위 등의 ‘러브콜’로 이어졌다. 2010년에는 세계장애인탁구선수권대회(광주)를 비롯해 밴쿠버 장애인올림픽과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등의 인터넷 생중계를 도맡았다. 2012년 런던 장애인올림픽 땐 생중계 제작과 함께 현지 홍보와 온라인 커뮤니티 마케팅 사업까지 했다. 2013년 장애인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대회와 2014년 소치 장애인동계올림픽도 에스티엔의 기술력으로 세계 200여개 나라에 생중계됐다. 에스티엔이 스포츠산업에 기여한 공로로 국무총리상(2010)과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2013)을 잇달아 받은 이유다.

[스포츠산업 히든챔피언-6] 에스티엔(STN), 안정적 생중계 송출 기술에 세계가 '박수갈채'
에스티엔은 현재 자체 개발한 위성 송수신 시스템을 비롯해 풀 HD(고화질) 중계차 3대, 풀 HD 포터블 2세트, 위성중계 시스템 등 장비를 갖추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에는 못 미쳐도 비인기 종목 전문 방송매체로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에스티엔이 집중하는 시장은 비디오 판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포츠 분석 분야다. 모두 영상기술이 핵심 역량인 분야다. 내년부터 스포츠 전문 케이블 방송 사업에 도전하는 것도 기존 기술력에 각종 분석 프로그램을 가미해 비인기 종목과 생활스포츠 마니아를 위한 서비스 기반을 넓히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비인기 종목의 가치를 높이고 선수와 팬, 경기단체 간 소통에 기여하고 싶다”며 “급변하는 생활스포츠 시장과 고령화 등 사회적 변화를 반영한 사업 다각화로 10년 안에 아시아 최대 ‘생활 스포츠 전문 채널’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사·국민체육진흥공단 공동기획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