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유통변혁기를 대하는 오프라인의 자세…'즐기는 쇼핑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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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부활의 돌파구는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기대하는 새로운 생활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온라인상에서는 구현할 수 없는 공간 창조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김종인 롯데마트 사장)
"백화점이 '황금알을 낳던 거위'였던 시기를 지나 사실상 매출 역신장기에 접어들었다. 판매에 초점을 맞춘 점포인 백화점을 고객 커뮤니티 공간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박동운 현대백화점 상품본부장)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오프라인 채널들이 변모하고 있다. 온라인쇼핑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입지가 약화되자 쇼핑 공간을 한층 고객 친화적으로 바꾸고 나섰다. 과거 단순히 제품을 구입하는 장소였던 매장을 쇼핑을 즐기고 시간을 보내기 위해 찾을 만한 공간으로 단장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롯데마트는 오는 3일 경남 창원시 양덕동에 기존 점포와 차별화한 양덕점을 연다.
롯데마트는 양덕점을 '제3세대 대형마트'의 1호점 격이라고 정의했다. 상품을 최저 가격에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1세대 대형마트, 자체브랜드(PB) 등 차별화된 상품과 매장 표준화를 이룬 2세대 대형마트에 이어 소비자에게 새로운 생활을 제안하는 '큐레이팅' 개념을 도입한 매장으로 대형마트가 진화한 사례라는 설명이다.
롯데마트는 대형마트가 '공급자 중심의 단순 진열된 상품을 구매하는 쇼핑 공간'이란 기존 방식을 전환하기로 했다. 양덕점에 적용된 특화 매장과 운영 방식을 규격화, 조만간 기존 점포와 신규 점포로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내년 중으로 매장 리뉴얼 등을 통해 수도권과 영·호남 지역에서 30개 이상의 제3세대 점포를 선보일 예정이다.
서현선 롯데마트 MD(상품기획)혁신부문장은 "제3세대 마트는 '생활 큐레이터'를 콘셉트로 상품과 새로운 가치를 제안한다"며 "고객이 '브랜드 키트' 형태의 특화 매장을 통해 관심 분야를 선택해 매장에서 보고 즐길 수 있도록 조성했다"고 강조했다.
양덕점에는 7개의 특화 매장을 담아냈다. 특히 처음으로 선보이는 카페형 원예·서적 매장인 '페이지그린'의 경우 조명, 향기 등을 활용해 소비자의 오감을 자극하는 힐링공간으로 설정했다. 일방향 동선을 택한 양덕점의 특성상 소비자가 피로를 느낄 수 있는 지점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특화 매장들을 배치한 점도 특징이다.
서 부문장은 "상품을 놓을 수 있는 자리를 줄여 소비자 동선 폭을 기존 4m에서 5m로 넓혔다"며 "단위면적당 매출이 낮아져 효율성을 떨어뜨리지만 소비자에게 여유로운 쇼핑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마트 역시 광교점 등 최근 여는 신규 점포에 체험형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올 6월 경기 고양시 일산에 조성한 '이마트타운'이 대표적인 예다. 이마트타운은 이마트와 창고형 마트인 트레이더스를 붙여 조성했고 일렉트로마트(가전) 등 체험형 매장으로 화제를 낳았다.
홈플러스도 지난 10월 인천 송도에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더한 대형마트인 인천송도점을 개점한 바 있다.
대형마트 업계가 체험형 매장 카드를 뽑아든 이유는 영업규제로 점포 확장에 제동이 걸린데다 소비심리 둔화로 2012년 이후 시장 규모가 정체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 매출은 2012년 38조7000억원을 기록한 후 2013년 38조6000억원, 2014년 38조5000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점포수는 2012년 470개에서 지난해 508개로 늘어 점포당 평균 매출도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백화점 역시 보다 체험형 매장을 늘리고 고객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강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8월 개점 후 100일 만에 매출 2100억원이란 좋은 실적을 올린 현대백화점 판교점이다. 현대백화점의 100일 매출은 국내 최대 백화점인 신세계 부산 센텀시티점(1500억원)을 웃돌았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 기획 당시 백화점이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의 공간으로 전환돼야 하는 시점이라고 판단, 이를 반영했다.
판교점은 지역 주력 소비자인 30~40대 주부층, 이른바 '판교맘' 공략을 위해 식품관과 패밀리관을 강화했다. MD 측면에서는 최근 소비 유행을 관통하는 키워드인 '패밀리(가족)·F&B(식음료)·킨포크(천천히 여유 있게 사는 삶)'에 맞춰 꾸몄고, 어린이책 미술관 등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공간들을 배치했다.
박동운 현대백화점 상품본부장은 "판교점은 채널 다변화 속 생존전략 고민의 결과물"이라며 "명품을 중심으로 한 상품 구성으로는 한층 까다로워진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어 즐길 수 있고 기분이 좋은 공간을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백화점이 '황금알을 낳던 거위'였던 시기를 지나 사실상 매출 역신장기에 접어들었다. 판매에 초점을 맞춘 점포인 백화점을 고객 커뮤니티 공간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박동운 현대백화점 상품본부장)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오프라인 채널들이 변모하고 있다. 온라인쇼핑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입지가 약화되자 쇼핑 공간을 한층 고객 친화적으로 바꾸고 나섰다. 과거 단순히 제품을 구입하는 장소였던 매장을 쇼핑을 즐기고 시간을 보내기 위해 찾을 만한 공간으로 단장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롯데마트는 오는 3일 경남 창원시 양덕동에 기존 점포와 차별화한 양덕점을 연다.
롯데마트는 양덕점을 '제3세대 대형마트'의 1호점 격이라고 정의했다. 상품을 최저 가격에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1세대 대형마트, 자체브랜드(PB) 등 차별화된 상품과 매장 표준화를 이룬 2세대 대형마트에 이어 소비자에게 새로운 생활을 제안하는 '큐레이팅' 개념을 도입한 매장으로 대형마트가 진화한 사례라는 설명이다.
롯데마트는 대형마트가 '공급자 중심의 단순 진열된 상품을 구매하는 쇼핑 공간'이란 기존 방식을 전환하기로 했다. 양덕점에 적용된 특화 매장과 운영 방식을 규격화, 조만간 기존 점포와 신규 점포로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내년 중으로 매장 리뉴얼 등을 통해 수도권과 영·호남 지역에서 30개 이상의 제3세대 점포를 선보일 예정이다.
서현선 롯데마트 MD(상품기획)혁신부문장은 "제3세대 마트는 '생활 큐레이터'를 콘셉트로 상품과 새로운 가치를 제안한다"며 "고객이 '브랜드 키트' 형태의 특화 매장을 통해 관심 분야를 선택해 매장에서 보고 즐길 수 있도록 조성했다"고 강조했다.
양덕점에는 7개의 특화 매장을 담아냈다. 특히 처음으로 선보이는 카페형 원예·서적 매장인 '페이지그린'의 경우 조명, 향기 등을 활용해 소비자의 오감을 자극하는 힐링공간으로 설정했다. 일방향 동선을 택한 양덕점의 특성상 소비자가 피로를 느낄 수 있는 지점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특화 매장들을 배치한 점도 특징이다.
서 부문장은 "상품을 놓을 수 있는 자리를 줄여 소비자 동선 폭을 기존 4m에서 5m로 넓혔다"며 "단위면적당 매출이 낮아져 효율성을 떨어뜨리지만 소비자에게 여유로운 쇼핑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마트 역시 광교점 등 최근 여는 신규 점포에 체험형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올 6월 경기 고양시 일산에 조성한 '이마트타운'이 대표적인 예다. 이마트타운은 이마트와 창고형 마트인 트레이더스를 붙여 조성했고 일렉트로마트(가전) 등 체험형 매장으로 화제를 낳았다.
홈플러스도 지난 10월 인천 송도에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더한 대형마트인 인천송도점을 개점한 바 있다.
대형마트 업계가 체험형 매장 카드를 뽑아든 이유는 영업규제로 점포 확장에 제동이 걸린데다 소비심리 둔화로 2012년 이후 시장 규모가 정체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 매출은 2012년 38조7000억원을 기록한 후 2013년 38조6000억원, 2014년 38조5000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점포수는 2012년 470개에서 지난해 508개로 늘어 점포당 평균 매출도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백화점 역시 보다 체험형 매장을 늘리고 고객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강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8월 개점 후 100일 만에 매출 2100억원이란 좋은 실적을 올린 현대백화점 판교점이다. 현대백화점의 100일 매출은 국내 최대 백화점인 신세계 부산 센텀시티점(1500억원)을 웃돌았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 기획 당시 백화점이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의 공간으로 전환돼야 하는 시점이라고 판단, 이를 반영했다.
판교점은 지역 주력 소비자인 30~40대 주부층, 이른바 '판교맘' 공략을 위해 식품관과 패밀리관을 강화했다. MD 측면에서는 최근 소비 유행을 관통하는 키워드인 '패밀리(가족)·F&B(식음료)·킨포크(천천히 여유 있게 사는 삶)'에 맞춰 꾸몄고, 어린이책 미술관 등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공간들을 배치했다.
박동운 현대백화점 상품본부장은 "판교점은 채널 다변화 속 생존전략 고민의 결과물"이라며 "명품을 중심으로 한 상품 구성으로는 한층 까다로워진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어 즐길 수 있고 기분이 좋은 공간을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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