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엔지니어링 살리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개인 돈을 투입해 삼성 계열사인 삼성엔지니어링 살리기에 나선다.

삼성은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에서 미청약주가 발생하면 이 부회장이 최대 3000억원을 들여 일반공모에 참가하기로 했다고 7일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 주주가 아니다. 삼성그룹의 실질적 리더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개인 돈을 투입해 삼성엔지니어링을 살리기로 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플랜트 건설사업의 부실로 지난 3분기 1조5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고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날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1조2012억원의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하겠다고 공시했다. 발행하는 신주는 보통주 1억5600만주다. 신주 예정 발행가액은 주당 7700원(확정일은 내년 2월3일)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요 주주는 삼성SDI(지분율 13.1%) 삼성물산(7.81%) 삼성화재(1.09%) 등 삼성 계열사로 22.03%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들이 유상증자에 나선다고 해도 다른 주주들이 청약하지 않으면 삼성엔지니어링은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정상화에 차질을 빚는다. 유상증자를 성공시키기 위해 이 부회장이 개인 돈을 투입하기로 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 관계자는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 물량 중 삼성 계열사와 우리사주 조합이 5000억원가량을 청약할 것”이라며 “나머지 7000억원 중 절반가량인 약 3000억원을 이 부회장이 책임지고 기존 주주나 일반 투자자들이 4000억원을 인수하면 회사는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계열사 정상화를 위해 총수가 사재를 투입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이 부회장이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