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마무리하며 '얼쑤'…국립국악원이 선보이는 연말 공연
올 연말은 전통음악과 무용이 담긴 공연으로 흥을 내보는 것이 어떨까. 국악과 전통무용을 더한 뮤지컬 공연이 열린다. 19~31일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무대에 오르는 국립국악원 송년 공연 ‘숲의 노래-구악으로 만나는 브레멘음악대’다. 가수 유열이 제작을 맡아 10년간 무대에 올려온 어린이 뮤지컬을 한국 전통음악판으로 처음 바꿨다.

공연의 원작은 독일 그림 형제가 쓴 우화 이야기다. 당나귀 고양이 개 닭이 농장을 떠나 스스로 꾸며가는 삶을 찾아나선다는 내용이다. 원작은 늙고 병들어 주인에게 버려진 동물이 주인공이지만, 이번 공연은 동물들이 개성있는 성격을 가져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삶에 도전한다고 설정했다.

동물 역을 맡은 배우들이 대금 피리 해금 가야금 거문고 편중 등 전통 악기와 함께 무대에 등장한다. 무대 뒷편에서는 국립국악원 연주단이 다양한 국악 선율을 들려준다. 국악의 정악과 민속악을 고루 활용했다.

정악의 잔잔하고 차분한 선율은 주인공들의 심리 상태를 표현할 때 쓰인다. 흥이 넘치는 민속악은 갈등이나 대립이 고조되는 장면, 문제가 해결돼 동물들이 화합하는 장면 등 극적인 부분에 쓰여 분위기를 강조한다. 국악작곡가 이태원이 음악감독을 맡고,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박치완 악장이 연주를 담당한다.

한국 전통 무용 춤사위도 나온다. 국립국악원 무용단이 출연해 화려한 무대를 꾸민다. 동물 역을 맡은 배우들의 움직임과 악사들의 연주 동작에도 전통 춤사위를 접목시켜 한국적인 색채를 더했다.

김해숙 국립국악원 원장은 “연말 우리 전통문화가 담긴 가족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마련한 공연”이라며 “세계적으로 익숙한 이야기에 한국적인 색채를 더한 이번 작품을 가지고 향후 유럽 등 각종 국제 어린이 공연 예술 축제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3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리는 ‘송년 나눔 공연’은 국립국악원이 한국구세군 자선내미본부와 함께 마련한 공연이다.

공연에는 국립국악원 정악단, 민속악단, 창작악단, 무용단과 함께 어린이예술단 ‘푸르미르’가 출연한다. 소리꾼 이희문과 거문고 명인 정대석 서울대 국악과 교수가 특별출연해 풍성한 무대를 선사한다.
한 해 마무리하며 '얼쑤'…국립국악원이 선보이는 연말 공연
첫 무대를 여는 정악단의 ‘보허자’ 연주는 나라의 태평성대와 관객들의 장생불로를 기원하는 마음을 전한다. 민속악단은 아쟁 3중주로, 무용단은 소고춤으로 신명나는 무대를 꾸민다. 창작악단은 푸르미르 단원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캐롤을 국악관현악으로 들려준다.

국악원은 공연 관람료 전액을 기부하고 공연장 로비에는 자선냄비를 설치할 예정이다. 일정 금액 이상 기부한 관객에게는 올해 국립국악원에서 제작한 국악 캐럴 음반을 증정한다. 관람 신청은 20일까지 국립국악원 홈페이지(www.gugak.go.kr)에서 선착순 400명을 받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