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의 '역발상'…중소기업 해외진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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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술사업화 지원 '눈길'
'본 글로벌' 전략 추진
기술 검증·교육·파트너 발굴
회사설립 초기부터 맞춤 지원
내수보다 해외시장 공략 '성과'
'본 글로벌' 전략 추진
기술 검증·교육·파트너 발굴
회사설립 초기부터 맞춤 지원
내수보다 해외시장 공략 '성과'
#1. 바퀴 개발 전문기업인 코휠의 유화열 대표 표정은 1년 전만 해도 그리 밝지 않았다. 2014년 자본금 7000만원으로 출발한 그는 진동과 소음, 마모 문제를 해결하는 스마트 바퀴(캐스터) 개발에 성공했다. 관련 특허도 9건이나 됐다. 기술력에 관한 한 자신감이 있었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마음먹고 일본의 대형 유통업체를 노크했다. 샘플테스트 후 나온 결과는 의외였다. 기술력을 믿었는데 기술력 부족 판정을 받은 것이다. 뜻밖의 결과에 당황스러웠다. 유 대표가 희망을 갖게 된 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원장 한선화) 글로벌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부터다. KISTI 기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제품 완성도를 높인 뒤 일본 유통업체를 다시 찾아갔다. 일은 이때부터 풀리기 시작했다. 제품 공급을 위한 기밀유지협약(NDA)에 비로소 성공한 것. 유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미국 호주의 대기업과 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창조경제 벤처창업대전’에서도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2. 힐세리온(대표 류정원)은 2012년 출범한 신생기업이지만 휴대용 무선 초음파 진단기 ‘소논’을 개발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국내와 유럽에 이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의료기기 인증을 받을 만큼 뛰어난 기술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벤처 투자기관으로부터 50억원을 유치하면서 기술력을 검증받았다. 이 회사는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초소형 제품으로 몇몇 글로벌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던 시장으로 파고들었다. 고성능 저가격으로 시장의 눈길을 끌었다. 관심은 글로벌 시장으로 향했다. 그러나 경험과 전략이 부족했다. 이 회사는 2014년 KISTI의 지원을 받으면서 글로벌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다. KISTI는 글로벌 진출 전략과 전술, 정보를 제공하고 제품 고도화를 지원했다. 미국 투자유치도 연계시켜줬다. 덕분에 이 회사는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한 20여개국에 샘플 수출을 진행하면서 본격 수출을 앞두고 있다. 해외 투자 유치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해외진출 타당성 등 맞춤형 전략 제공
KISTI의 글로벌 기술사업화 지원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해외 진출을 꿈꾸는 중소기업의 주목을 끌고 있다. KISTI의 성공 비법은 역발상이다. 국내 시장에서 성공한 후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회사 설립 초기부터 글로벌화를 지원하는 본 글로벌(born-global) 전략을 추진한 것.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본 글로벌 기업이 국내에서 성장 후 해외로 진출하는 기업보다 두 배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견기업은 글로벌 시장 진입 초기 어려운 터널을 통과하면 짧은 시간 안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KISTI가 본 글로벌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경영환경의 변화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은 경쟁이 심화되고 중국 제품의 저가 공세를 받고 있는 내수시장보다 해외시장에서 더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16조달러 규모의 거대 시장이 형성되면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는 필연적이라는 점도 감안했다.
KISTI는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유망 기술과 제품을 발굴, 지원하기 위해 먼저 해외시장 조사와 정보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기업 자원 기반의 글로벌화뿐만 아니라 사업아이템에 대한 해외진출 타당성, 경쟁력 분석을 통한 맞춤형 기술사업화 전략을 제공한다. 정부기관이 박람회 참가와 같은 하드웨어적 마케팅을 지원하는 것과 대비되는 전략이다.
2011년부터 45개사 지원…수익률 22%
KISTI의 글로벌 진출 지원은 해외 기술 시장의 정보가 없고 파트너 발굴이 어려운 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평가한 후 △글로벌 사업기회 분석 △글로벌 기술협력 및 기술사업화 관련 교육 △글로벌 전략수립 지원 △성과 모니터링 같은 사업기회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글로벌 기술사업화 기회분석 보고서’에는 기술의 사업성과 현지 사업아이템 검증, 파트너 발굴, 진출전략 같은 실무적인 정보를 담아 제공한다.
KISTI는 2011년 미국에서 현지 연구기관 및 컨설팅 기관과 공동으로 글로벌 기술사업화 지원의 첫발을 내디뎠다. 올해까지 지원받은 기업은 45개사. 이들은 잠재 바이어 564개와 유력 바이어 133개를 발굴했다. 이들 중 8개사는 96억원의 수출성과를 올렸다. 이 밖에도 글로벌 공동연구와 샘플 판매, 계약 체결, 국제인증 등 부수적인 성과도 거뒀다. 글로벌 지원 사업에 투입된 예산 대비 기업성과 투자수익률(ROI)은 평균 22%를 넘는다. 글로벌 지원사업의 성과가 나타나는 데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적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일본 진출을 모색하는 유망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춰 각종 서비스를 제공했다.
KISTI는 최근 글로벌 기술사업화 프로그램과 유망아이템 발굴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글로벌화 노하우와 성공·실패 사례 등을 종합해 시스템화하고 있다. 최윤정 사업기회분석실장은 “해외 진출을 원하는 기업은 자사 제품이 해외 시장에서 통할지, 어떤 강점을 내세워야 하는지, 시장에 진출하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궁금해한다”며 “글로벌 산·학·연 네트워크를 활용한 맞춤형 정보 개발과 지원 고도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
#2. 힐세리온(대표 류정원)은 2012년 출범한 신생기업이지만 휴대용 무선 초음파 진단기 ‘소논’을 개발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국내와 유럽에 이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의료기기 인증을 받을 만큼 뛰어난 기술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벤처 투자기관으로부터 50억원을 유치하면서 기술력을 검증받았다. 이 회사는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초소형 제품으로 몇몇 글로벌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던 시장으로 파고들었다. 고성능 저가격으로 시장의 눈길을 끌었다. 관심은 글로벌 시장으로 향했다. 그러나 경험과 전략이 부족했다. 이 회사는 2014년 KISTI의 지원을 받으면서 글로벌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다. KISTI는 글로벌 진출 전략과 전술, 정보를 제공하고 제품 고도화를 지원했다. 미국 투자유치도 연계시켜줬다. 덕분에 이 회사는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한 20여개국에 샘플 수출을 진행하면서 본격 수출을 앞두고 있다. 해외 투자 유치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해외진출 타당성 등 맞춤형 전략 제공
KISTI의 글로벌 기술사업화 지원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해외 진출을 꿈꾸는 중소기업의 주목을 끌고 있다. KISTI의 성공 비법은 역발상이다. 국내 시장에서 성공한 후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회사 설립 초기부터 글로벌화를 지원하는 본 글로벌(born-global) 전략을 추진한 것.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본 글로벌 기업이 국내에서 성장 후 해외로 진출하는 기업보다 두 배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견기업은 글로벌 시장 진입 초기 어려운 터널을 통과하면 짧은 시간 안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KISTI가 본 글로벌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경영환경의 변화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은 경쟁이 심화되고 중국 제품의 저가 공세를 받고 있는 내수시장보다 해외시장에서 더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16조달러 규모의 거대 시장이 형성되면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는 필연적이라는 점도 감안했다.
KISTI는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유망 기술과 제품을 발굴, 지원하기 위해 먼저 해외시장 조사와 정보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기업 자원 기반의 글로벌화뿐만 아니라 사업아이템에 대한 해외진출 타당성, 경쟁력 분석을 통한 맞춤형 기술사업화 전략을 제공한다. 정부기관이 박람회 참가와 같은 하드웨어적 마케팅을 지원하는 것과 대비되는 전략이다.
2011년부터 45개사 지원…수익률 22%
KISTI의 글로벌 진출 지원은 해외 기술 시장의 정보가 없고 파트너 발굴이 어려운 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평가한 후 △글로벌 사업기회 분석 △글로벌 기술협력 및 기술사업화 관련 교육 △글로벌 전략수립 지원 △성과 모니터링 같은 사업기회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글로벌 기술사업화 기회분석 보고서’에는 기술의 사업성과 현지 사업아이템 검증, 파트너 발굴, 진출전략 같은 실무적인 정보를 담아 제공한다.
KISTI는 2011년 미국에서 현지 연구기관 및 컨설팅 기관과 공동으로 글로벌 기술사업화 지원의 첫발을 내디뎠다. 올해까지 지원받은 기업은 45개사. 이들은 잠재 바이어 564개와 유력 바이어 133개를 발굴했다. 이들 중 8개사는 96억원의 수출성과를 올렸다. 이 밖에도 글로벌 공동연구와 샘플 판매, 계약 체결, 국제인증 등 부수적인 성과도 거뒀다. 글로벌 지원 사업에 투입된 예산 대비 기업성과 투자수익률(ROI)은 평균 22%를 넘는다. 글로벌 지원사업의 성과가 나타나는 데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적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일본 진출을 모색하는 유망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춰 각종 서비스를 제공했다.
KISTI는 최근 글로벌 기술사업화 프로그램과 유망아이템 발굴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글로벌화 노하우와 성공·실패 사례 등을 종합해 시스템화하고 있다. 최윤정 사업기회분석실장은 “해외 진출을 원하는 기업은 자사 제품이 해외 시장에서 통할지, 어떤 강점을 내세워야 하는지, 시장에 진출하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궁금해한다”며 “글로벌 산·학·연 네트워크를 활용한 맞춤형 정보 개발과 지원 고도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