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 덕분에 일본 국가 재정상황이 개선되고 있다. 일본 정부 재정에서 국채 이자 지급 등을 제외한 2016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기초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9년 만에 최소로 줄어들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내년 예산안에서 세수는 57조6000억엔(약 563조원)으로, 1991년 이후 25년 만에 최대로 불어난다. 일본 정부의 새로운 빚인 신규 국채발행은 34조4000억엔으로, 8년 만에 최소로 줄어든다.

신규 국채에서 세출을 어느 정도 충당하는지 보여주는 국채의존도도 2007회계연도 이후 최저인 35.6%로 낮아진다.

재정 건전성 지표인 기초재정수지는 내년 11조엔 적자로, 적자 규모가 2009회계연도의 3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든다. 일본 정부는 2020회계연도 기초재정수지 흑자 전환을 목표로, 재정건전화를 추진 중이다.

기업실적 개선에 따라 임금이 오르고 배당이 늘면서 세수도 증가하는 선순환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세출이 사상 최대로 증가하지만 세수가 더 늘면서 재정상황은 오히려 좋아지는 것이다.

내년 세출은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비와 방위비 지출 증가로 사상 최대 규모인 96조7000억엔으로 증가한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방위비 예산이 5조500억엔으로, 처음 5조엔을 넘는다. 2012년 12월 아베 정부 출범 후 4년 연속 증가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앞으로 5년간 과학기술 분야에 총 26조엔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8일 총리 관저에서 열린 종합과학기술혁신회의에서 2020년 과학기술 투자액을 국내총생산(GDP)의 1%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또 유능한 젊은 연구자의 고용 안정을 위해 2020년까지 40세 미만 대학교수를 현재(4만4000명)보다 10%가량 늘리기로 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