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중국 뤼디(綠地)그룹이 신청한 제주도 ‘뤼디국제병원’ 설립을 지난 주말 승인했다. 이로써 국내 첫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병원)이 들어서게 됐다. 정부가 영리병원 설립 근거를 담은 경제자유구역법을 제정한 것은 김대중 정부 말기인 2002년이었다. 13년이 지나서야 첫 사례가 나온 것이다.

의료가 단순한 보건이 아니라 관광과 연계된 프리미엄 서비스가 된 지는 이미 오래다. 아시아만 봐도 싱가포르와 태국 등이 세계적인 의료허브로 각광받고 있다. 중국도 자국민들이 해외 의료관광을 갈 필요가 없도록 의료 수준을 높이기 위해 병원에 대한 외국인 투자제한을 개선해가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추세를 역행해 온 것이 우리의 지난 13년이다. ‘공공의료’와 ‘의료복지’만 외치는 소위 의료 근본주의자들이 악착같이 반대해 시간과 기회만 까먹었다.

이번 제주 뤼디국제병원만 해도 일부 시민단체가 인터넷 등을 통해 반대 여론을 계속 퍼뜨리고 있다. 영리병원이 전국으로 퍼져갈 것이고, 그럴 경우 공공의료체계가 무너질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연간 중국인 관광객이 300만명 가까이 찾아오는 제주에서 이런 엉터리 주장은 통하지 않는다. 중국인들이 찾는 곳에, 중국인이 투자하는 병원, 그것도 겨우 47병상짜리 병원을 안 된다고 하면 세계가 웃을 일이다.

뤼디국제병원을 계기로 전국 경제자유구역에 외국계 영리병원이 줄줄이 들어서길 기대한다. 국내 기업들이 영리병원에 투자·참여할 기회도 더 늘어나야 할 것이다. 진작 풀렸어야 할 것이 이제야 성사됐다.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