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엊그제 인천 송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이 공장이 2018년 본격 가동하면 삼성은 세계 1위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기업이 된다고 한다. 수탁 생산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사업은 삼성 바이오 전략의 양대 축이다. 신수종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삼성의 행보가 기대된다.

바이오 의약품은 지난해 세계 의약품 매출 기준 상위 10개에서 7개를 차지할 만큼 이미 화학합성 신약을 누르고 있다. 특히 약품 하나로 세계적 제약기업이 된 암젠이나 길리어드 등에서 보듯이 이 분야는 프런티어 정신이 살아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대규모 자본 투자와 연구개발력도 필요하다. 전자산업이 핵심인 삼성으로선 생소한 업종일 수도 있다. 하지만 ‘비약적(leap-frog)’ 혁신을 줄기차게 이뤄낸 삼성으로선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바이오 의약품에서 필요한 기술 체제(technological regime)는 삼성의 핵심역량과 일치한다. 의약품 생산에선 반도체산업에서 효율적 수율을 내기 위해 쌓아올린 세정 기술이 그대로 적용된다. 삼성은 미세한 먼지 하나도 용납하지 않는 클린룸 관리에 독보적이다. 의약품 개발과 생산에 필요한 나노 물질 취급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효율적 생산 관리와 과감한 의사결정, 글로벌 마케팅 전략 또한 뛰어나다. 이런 역량이 결집하면 단기간 내에 결실을 볼 수 있다는 전망도 가능하다.

셀트리온과 한미약품 등 바이오 의약품에 굵직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들이 나온다. 바이오 의약이 한국의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듯한 분위기다. 삼성의 바이오산업에 대한 경주(傾注)가 이 같은 분위기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은 제약 기업들에 대한 M&A 노력도 활발하다고 전해진다. 의료기기 산업에도 가일층 속도가 붙었다고 한다. 삼성은 이왕 바이오에 도전한 만큼 1등 기업이 돼야 한다. 다음 세대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바이오 코리아’는 결코 먼 훗날의 얘기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