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카카오, 게임 전열 '재정비'…'해결사' 앞세운 김범수
[ 최유리 기자 ] 카카오가 게임 사업을 이끄는 전열을 재정비했다. 부진에 빠진 게임 사업을 부활시키기 위해서다. 최고경영자팀인 CXO 내에 게임 사업 총괄직을 신설한 것에 이어 자회사 개편에도 나섰다. 자회사인 다음게임과 손자회사인 엔진을 합병한 것.

전열의 선두에 선 것은 엔진의 남궁훈 대표(사진)다. 온라인 게임 사업을 일군 1세대 게임인이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사람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가 카카오의 게임 사업을 일으킬 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다음게임·엔진 합병…카카오 게임 최전선에 선 남궁훈

24일 카카오는 게임 자회사인 다음게임과 엔진을 합병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지난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최종 결의했다. 내년 2월 임시주총을 거쳐 상반기 중으로 합병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합병 후 남궁훈 대표가 존속법인으로 남는 엔진을 이끌게 된다.

이로써 남궁 대표는 카카오의 게임 전반을 이끌게 됐다. 그는 지난 18일 카카오의 게임사업을 총괄하는 최고 게임 책임자(CGO)로 선임된 바 있다. 모회사와 자회사에서 게임 사업에 대한 칼자루를 쥐게 된 셈이다.

남궁 대표는 "게임 개발사와 퍼블리셔들 관점에서 카카오 게임 플랫폼을 운영,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파트너들의 성공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통해 국내 모바일 게임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남궁 대표가 카카오 게임을 이끌게 된 배경에는 김 의장의 전적인 신뢰가 있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그는 대표적인 김 의장의 라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두 사람이 인연을 맺은 것은 삼성SDS에 재직하던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남궁 대표는 김 의장이 설립한 한게임의 원년 멤버로 참여하면서 힘을 모았다. 최근에는 게임 퍼블리싱 플랫폼 엔진이 카카오의 손자회사가 되면서 김 의장과 의기투합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신의 사람을 챙기는 김범수 의장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온라인 게임 사업을 함께 일군 노하우와 폭넓은 네트워크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카카오 게임 부활 '특명'…모바일·PC 역량 하나로

남궁 대표에게 맡겨진 과제는 분명하다. 카카오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게임 사업을 일으키는 일이다. 카카오는 모바일뿐 아니라 PC 게임에서도 부진을 이어가고 있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분석+] 카카오, 게임 전열 '재정비'…'해결사' 앞세운 김범수
올해 들어 카카오 게임 매출은 꾸준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 1분기 700억원에서 2분기 539억원으로, 3분기 513억원으로 미끄러졌다.

다음게임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지난 1~3분기 79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야심작인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검은사막'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게임 사업을 부활시키기 위해 남궁 대표는 모바일과 PC 영역의 역량을 모을 계획이다. 모바일 게임에 강점이 있는 엔진과 PC 게임 사업을 해온 다음게임을 이끌게 됐기 때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두 계열사간 합병으로 PC와 모바일 게임 영역에서 시너지가 극대화 될 것"이라며 "향후 독자적인 국내 시장 확대 및 해외 진출을 위한 추진력있는 게임 퍼블리싱 전문기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게임 개발사를 위한 수익 모델과 게임 플랫폼별 전략도 다듬을 전망이다. 엔진 관계자는 "남궁훈 대표가 인수하기 전부터 엔진은 플랫폼에 강점을 가진 회사였다"며 "자회사가 개발한 스마트TV 게임이 성과를 내는 등 다양한 플랫폼 기술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대학생 많이 쓴 신조어는 '금수저·헬조선'], [LG V10, 美 출시 한달 반 만에 45만대…2030 취향저격], ["이용자에 응답하라"…맞춤형 O2O 서비스 '생활 속으로'], [애플 방어 '조기 출시'…갤S7 · G5 병신년 정면승부?], ['황금알' 면세점 시장서 오너 2~4세간 '진검승부']

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