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도시경쟁력이다] 한옥·한식·판소리, 3색 판타스틱~'한국의 피렌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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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전주 국제문화관광도시 부상 -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관광의 꽃' 한옥마을 13년새 관광객 20배 늘어나
관 주도형 문화도시 성공 사례…창극·공예도 인기
'관광의 꽃' 한옥마을 13년새 관광객 20배 늘어나
관 주도형 문화도시 성공 사례…창극·공예도 인기
지난 29일 전주 중앙동 ‘가족회관’. 외국인 관광객 여섯 명이 가이드도 없이 여행책에 의지해 이곳을 찾았다. 전북 무형문화재 제39호 전통음식명인이 요리한 전주비빔밥을 먹기 위해서다. 이들은 종업원의 설명에 따라 서툰 젓가락질로 날달걀을 올린 전주비빔밥을 먹으며 “판타스틱(fantastic)”을 연발했다. 조영호 전주시 관광산업과 관광마케팅팀장은 “외국인은 조선시대 민화에 등장할 법한 도시로 전주를 떠올린다”며 “고풍스러운 한옥과 판소리, 한식 등 가장 한국적인 경험을 하기 위해 전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예술과 맛깔스러운 음식, 한옥마을이 어우러진 전주가 국제적 ‘문화관광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2010년 전주한옥마을이 공해 없는 자연속에서 전통문화를 잘 보존한 지역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국제슬로시티’ 클럽에 가입했고, 2012년에는 전주가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에 선정돼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전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2010년 10만명에서 지난해 23만명으로 급증했다. ◆조선 최고 맛과 멋의 도시
전문가들은 전주를 ‘관(官) 주도형 문화도시’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는다. 조광호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전주는 조선시대부터 이어진 역사·문화적 전통자산을 바탕으로 시가 주도한 창조적 재생 사업을 통해 문화관광도시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전주는 조선시대 최고의 맛과 멋을 지닌 ‘문화도시’였다. 호남 물산의 집결지여서 각 지역 산해진미가 모여들어 일찍이 ‘맛’으로 유명했고, 풍류를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면서 판소리·서예·공예 분야의 예술인들이 자리를 잡았다. 전주에 사는 무형문화재 전수자는 42명으로 전국 도시 중 가장 많다.
◆“전통의 멋 살리자”…한옥 개·보수
전주가 역사적인 전통문화 자산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문화관광도시’로 성장한 것은 2002년 시 주도로 ‘전주한옥마을’을 조성하면서다. 전주시는 그해 열린 한·일 월드컵이 국내외에 전주를 알릴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 원도심인 교동·풍남동 일대 한옥 700여채로 이뤄진 마을을 전통문화보존지구로 지정하고 대대적인 정비사업에 나섰다. 빗물이 샐 정도로 열악하고 슬럼화된 한옥을 개·보수했다. 사라진 돌담을 다시 세우고, 양철 대문도 전통 목재 대문으로 바꿔 다는 등 마을에 전통을 불어넣었다. 한옥마을 개·보수사업이 진척되면서 관광객이 급증하자 도로를 새로 깔고 주차장을 확대하는 등 관광 인프라도 확충했다.
◆마당창극 등 문화콘텐츠 발굴
전주시는 이곳에 전통예술을 토대로 한 문화 콘텐츠를 채워 넣었다. 2006년 한옥마을 안에 있는 《혼불》의 소설가 최명희(1947~1998) 집터 근처에 그를 기리는 문학관을 세웠다. ‘판소리의 본고장’이란 특색을 살리기 위해 2012년 ‘전주마당창극’을 시작했다. 판소리 다섯마당을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게 현대적으로 각색했다. 전주전통문화관 야외 혼례마당에서 공연하는 창극 ‘천하맹인이 눈을 뜬다’는 2013년 초연 이후 매회 전석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장걸 전주문화재단 사무국장은 “한옥이라는 유형 문화 위에 판소리와 창극 등 무형 문화를 얹어 지역의 브랜드가 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전주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은 2002년 30만명에서 지난해 592만명으로 급증했다. 한옥마을 상권에서 하루에 올리는 평균 매출은 3억원에 달한다. 도시의 애물단지에서 최고 관광명소로 거듭난 것이다.
전주시는 이와 함께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전주단오제’ 등 전통예술 축제와 매년 4~5월 ‘전주국제영화제(JIFF)’를 성공적으로 열면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문화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전주시는 판소리 공예 등 전통 문화 콘텐츠의 국제화·산업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세계적 중소 문화도시인 프랑스 베르사유, 모로코 마라케시와 문화교류 협약을 맺었다. 김병수 전주시 전통문화과장은 “내년부터 한옥마을에 예술가들이 입주할 수 있는 공방을 늘릴 예정”이라며 “한지공예 명인과 현대 디자이너가 협업해 고급 제품을 제작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주=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전통예술과 맛깔스러운 음식, 한옥마을이 어우러진 전주가 국제적 ‘문화관광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2010년 전주한옥마을이 공해 없는 자연속에서 전통문화를 잘 보존한 지역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국제슬로시티’ 클럽에 가입했고, 2012년에는 전주가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에 선정돼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전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2010년 10만명에서 지난해 23만명으로 급증했다. ◆조선 최고 맛과 멋의 도시
전문가들은 전주를 ‘관(官) 주도형 문화도시’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는다. 조광호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전주는 조선시대부터 이어진 역사·문화적 전통자산을 바탕으로 시가 주도한 창조적 재생 사업을 통해 문화관광도시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전주는 조선시대 최고의 맛과 멋을 지닌 ‘문화도시’였다. 호남 물산의 집결지여서 각 지역 산해진미가 모여들어 일찍이 ‘맛’으로 유명했고, 풍류를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면서 판소리·서예·공예 분야의 예술인들이 자리를 잡았다. 전주에 사는 무형문화재 전수자는 42명으로 전국 도시 중 가장 많다.
◆“전통의 멋 살리자”…한옥 개·보수
전주가 역사적인 전통문화 자산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문화관광도시’로 성장한 것은 2002년 시 주도로 ‘전주한옥마을’을 조성하면서다. 전주시는 그해 열린 한·일 월드컵이 국내외에 전주를 알릴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 원도심인 교동·풍남동 일대 한옥 700여채로 이뤄진 마을을 전통문화보존지구로 지정하고 대대적인 정비사업에 나섰다. 빗물이 샐 정도로 열악하고 슬럼화된 한옥을 개·보수했다. 사라진 돌담을 다시 세우고, 양철 대문도 전통 목재 대문으로 바꿔 다는 등 마을에 전통을 불어넣었다. 한옥마을 개·보수사업이 진척되면서 관광객이 급증하자 도로를 새로 깔고 주차장을 확대하는 등 관광 인프라도 확충했다.
◆마당창극 등 문화콘텐츠 발굴
전주시는 이곳에 전통예술을 토대로 한 문화 콘텐츠를 채워 넣었다. 2006년 한옥마을 안에 있는 《혼불》의 소설가 최명희(1947~1998) 집터 근처에 그를 기리는 문학관을 세웠다. ‘판소리의 본고장’이란 특색을 살리기 위해 2012년 ‘전주마당창극’을 시작했다. 판소리 다섯마당을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게 현대적으로 각색했다. 전주전통문화관 야외 혼례마당에서 공연하는 창극 ‘천하맹인이 눈을 뜬다’는 2013년 초연 이후 매회 전석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장걸 전주문화재단 사무국장은 “한옥이라는 유형 문화 위에 판소리와 창극 등 무형 문화를 얹어 지역의 브랜드가 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전주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은 2002년 30만명에서 지난해 592만명으로 급증했다. 한옥마을 상권에서 하루에 올리는 평균 매출은 3억원에 달한다. 도시의 애물단지에서 최고 관광명소로 거듭난 것이다.
전주시는 이와 함께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전주단오제’ 등 전통예술 축제와 매년 4~5월 ‘전주국제영화제(JIFF)’를 성공적으로 열면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문화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전주시는 판소리 공예 등 전통 문화 콘텐츠의 국제화·산업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세계적 중소 문화도시인 프랑스 베르사유, 모로코 마라케시와 문화교류 협약을 맺었다. 김병수 전주시 전통문화과장은 “내년부터 한옥마을에 예술가들이 입주할 수 있는 공방을 늘릴 예정”이라며 “한지공예 명인과 현대 디자이너가 협업해 고급 제품을 제작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주=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