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이주' 역세권 오피스텔, 분양가 따져보고…달아오른 상가시장, 배후수요 든든한지 살펴라
오피스텔이나 상가, 중소형 빌딩 등 고정적인 임대료를 겨냥한 수익형 부동산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올해 금융권의 대출 강화 및 금리 인상이 예상돼 최근 2~3개월 사이 주택경기가 움츠러들면서 수익형 부동산도 다소 위축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안정적인 노후 수익을 준비하려는 중·장년층이 대체 투자처를 찾기 힘든 상황이어서 돈이 될 만한 수익형 상품을 골라내는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다.

○오피스텔, 분양가격·공급량이 관건

힐스테이트 광교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광교 오피스텔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에서 분양된 오피스텔은 2014년 4만2000여실, 지난해 5만7000실이다. 입주 물량도 2014년 4만3000실, 지난해 3만8000실에 달했다. 올해도 3만4000여실이 입주자를 찾을 예정인데 이 중 64%가량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임대수익률은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져 작년 10월 말 기준 세전 5.7%를 나타냈다.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음에도 1억~2억원대로 투자할 수 있는 오피스텔은 가장 인기가 높은 수익형 상품이다. 수익률도 1~2%대 은행 예금금리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작년 9월부터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실거래가격이 공개돼 비교적 매입가격이 적정한지 판단하기 쉽고, 세입자를 찾기도 수월한 편이다.

퀸즈파크 배곧 오피스텔
퀸즈파크 배곧 오피스텔
분양마케팅 업체 서반플래닝의 계동욱 대표는 “서울에선 마곡과 문정·위례, 강남보금자리와 금천 등에서 분양이 많았고 수도권에선 수원 광교, 평택, 시흥 등에서 인기가 높았다”며 “올해도 역세권을 중심으로 대학가와 업무 밀집지역, 광역 교통망이 연장되거나 기업체가 이주하는 지역 등 1인 가구 수요가 탄탄한 곳들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윤태호 반더펠트 본부장은 “오피스텔은 서울 번화가의 경우 분양가의 50%를 대출로 활용할 때 연간 임대수익률이 투자금 대비 4% 이상, 수도권 신도시나 외곽은 5~6%, 지방은 7% 이상 나와줘야 한다”며 “서울에선 분양가격이 1억8000만~2억원을 넘기면 적정 수익이 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분양상가 옥석 가려야

실투자금이 5억원 이상 필요한 상가는 주로 목돈을 보유한 50대 이상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인다. 지난 1~2년 새 수도권에서는 서울 문정·마곡지구, 하남 미사, 화성 동탄2, 위례신도시 등 대규모 주거단지를 분양한 신도시와 지방 택지개발지구에서 새 상가가 많이 나왔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신도시 상가는 대량으로 시장에 나오며 트렌드를 주도하고, 대출도 상대적으로 편리한 게 장점이다. 그러나 신도시가 활기를 띠기까지 초기 아파트 입주율이 낮으면 세입자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 분양받으려는 상가 인근에서 운영 중인 비슷한 성격의 상가가 월 임대료를 얼마 받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과거에는 자본형 은퇴자들이 규모가 있는 치킨 호프집 등을 창업했다면 지금은 무점포나 숍인숍(가게 안에 또 다른 가게) 등 자본이 많이 들지 않는 실속형 창업을 한다”며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은 점포는 수익률이 낮아지므로 규모가 작은 점포, 전용률이 높은 상가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세탁소나 편의점, 공인중개소, 문구점, 미용실 등에 임대하기 좋아 불경기에도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1000가구 이상 중소형 아파트가 밀집한 곳, 상가 총면적을 배후가구 수로 나눈 수치가 0.99㎡ 이하인 곳이 투자성이 좋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변에 대규모 미개발 부지가 있으면 개발계획을 확인해 보라고 강조했다. 단지 내 상가는 인근에 대형 백화점이나 마트가 새로 생기면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신규 상가가 아닌 기존 근린상가는 이미 상권이 형성된 곳이라 위험도가 낮다. 반면 시설이 낡았거나 임대료가 들어오지 않는 등 투자 여건이 떨어질 수 있어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한다. 계동욱 대표는 “청주 등 지방 중소도시는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제대로 열린 지 2~3년밖에 되지 않고 분양가 대비 수익률이 7~8% 이상 나온다”며 “입지와 분양가의 적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소형 빌딩 인기 지속될 듯

개인 자산가들은 보유한 자본금에 대출(매매가격의 40~60%)을 더해 투자 가능한 10억~50억원짜리 중소형 빌딩이나 상가주택을 선호한다. 중소형 빌딩 전문중개 업체인 원빌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거래된 빌딩 중 50억원 미만이 전체 거래의 80%에 달했다.

신동성 원빌딩 팀장은 “지난해 50억원 미만 빌딩의 인기가 오르면서 가격이 5억~10억원 올랐다”며 “여전히 저금리 기조라 친구나 가족끼리 자금을 모아 중소형 빌딩을 사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괜찮은 입지에 수익률이 좋은 A급 중소형 빌딩은 시장에서 찾기 힘들다”며 “올해 대출금리가 오르면 임대수익률도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1~2층엔 상가나 사무실을 두고 3~4층은 원룸 등 임대주택으로 구성하는 상가주택도 인기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전체 면적 중 주택으로 사용하는 면적이 더 크면 임대수익률이 10~11%에 달하기도 하고 주택으로 간주돼 양도세를 아낄 수 있다”며 “다만 방이 10개가 넘어가면 자연 공실이 발생하고 7~10년 이상 지난 건물은 보일러 고장이나 누수 등 임대인이 부담할 유지·보수 비용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문혜정/윤아영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