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E, W, F만 기억해. 주식 손님 백날 끌어모아 봐야 돈 안 된다.”

은행 증권 등 금융회사 지점에 처음 발령받은 영업사원들이 선임자에게 가장 먼저 듣는 말이다. 판매사에 높은 수수료 수익을 안겨주는 브라질채권, 주가연계증권(ELS), 랩어카운트, 펀드 등을 유치해야 개인의 영업실적을 쌓기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혹시 당신도 봉?…투자상품 수수료의 비밀
금융상품들의 판매 수수료는 말 그대로 천차만별이다.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종류도 많아 바쁜 직장인일수록 다른 금융회사 상품과의 비교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속칭 ‘바가지’를 쓰는 개인투자자가 많다. 상품을 섣불리 골랐다간 정기예금 1년 금리(연 1.5% 안팎)와 맞먹는 수수료를 떼일 수도 있다.

지난해 말 한 시중은행이 특정금전신탁 형태로 판매한 ELS 15-774호는 조기 상환 약정 수익률이 연 5%에 불과했다. 다른 증권사들이 내놓은 기초자산과 상환 요건이 비슷한 상품의 약정 수익률은 연 6~7%였다. 차이는 수수료에 있었다. 증권사가 개발한 상품이 은행 쪽으로 한 단계 유통을 더 거치는 과정에서 수수료가 1~2%포인트 불어났기 때문이다.

펀드도 판매사에 따라 수수료 편차가 큰 상품으로 꼽힌다. 한국씨티은행이 지난해 펀드를 팔고 받은 연간 보수는 투자 원금의 0.84%(지난해 11월 말 기준)였다. 인터넷을 통해 펀드를 파는 펀드온라인코리아(0.29%)와 키움증권(0.37%)보다 2~3배 높은 수준이었다. 선취수수료, 판매보수 등은 은행·증권사별로 제각각이어서 눈 밝은 소비자도 분별하기 어려울 정도다. 펀드에 처음 가입할 때 내는 선취수수료는 SC은행(1.06%) SK증권(1%)이 비교적 높았다.

송형석/김우섭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