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영상산업 성장 이끄는 '문화특별시' 부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문화가 도시경쟁력이다
(7)·끝 - 만화·애니메이션의 도시 부천
지난해 만화축제엔 13만명 북적…유료 관람객수 두 배로
창작·소비·창업 한자리서…만화비즈센터 작가 400명 활동
(7)·끝 - 만화·애니메이션의 도시 부천
지난해 만화축제엔 13만명 북적…유료 관람객수 두 배로
창작·소비·창업 한자리서…만화비즈센터 작가 400명 활동
국내 최대 만화축제로 자리잡은 제18회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가 열린 지난해 8월 중순 경기 부천시 상동 영상문화단지. 국내외 만화·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분장한 각양각색의 ‘코스튬 플레이어’들이 인파를 비집고 돌아다닐 때마다 여기저기서 ‘찰칵찰칵’ 카메라 셔터 소리가 들렸다. 단지 곳곳에 설치된 만화 관련 업체들의 전시 부스에는 가족 관람객이 넘쳐났다. 한국만화박물관에서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바닥에 앉아 만화책을 펼쳐 들었다.
부천이 한국 만화·영상산업의 메카로 떠올랐다. Bicof와 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 등 1990년대 말 시작해 성공적으로 안착한 ‘부천 3대 국제축제’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경기콘텐츠진흥원 등 2000년대 들어 잇달아 구축한 관련 기반 시설을 중심으로 국내 만화·영상 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만화콘텐츠 잠재력 일찍 발견
경인공업지대에서 경공업 위주로 성장한 부천은 1990년대 들어 급격한 인구 증가와 공장 이전에 따른 공동화 등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었다. 1996년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성공적으로 열리면서 전국적으로 국제영화제 개최 논의가 일 때였다. 이해선 당시 부천시장(현 Bifan 명예조직위원장)은 부산영화제와 차별화해 공포, 모험, 공상과학(SF), 애니메이션 등 장르영화로 분야를 한정지으면 경쟁력이 있겠다고 판단했다.
1997년 제1회 Bifan이 열렸다. 첫회부터 우수하고 흥미로운 작품과 일본 애니메이션 대가 곤 사토시 감독 등 거장들의 방문으로 영화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Bifan의 성공으로 첫해 부대행사였던 Bicof, Biaf가 힘을 얻어 각각 1998년과 1999년 독립 행사로 처음 열렸다. 이 중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Bicof가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행사로 발전했다. 지난해 Bicof에는 역대 최다 관람객인 12만8585명이 다녀갔다. 코스튬 플레이어만 3000여명에 달해 관객의 눈을 즐겁게 했다.
부천은 Bifan의 영화 장르 중 애니메이션의 높은 인기를 통해 만화 콘텐츠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만화영상산업을 21세기에 주목받을 신산업으로 내다보고 ‘만화문화 도시, 부천’이란 청사진을 마련했다. 1998년 말 부천만화정보센터를 설립하고, 한국영상문화진흥원 건립을 추진했다. 2001년 국내 유일의 만화박물관인 한국만화박물관을 열었고 이듬해 경기콘텐츠진흥원을 설립했다. 2000년대 들어 단계적으로 조성되고 있는 상동 영상문화단지에 만화작가들과 만화 관련 업체를 불러들였다. 만화영상진흥원의 만화비즈센터에서는 국내 작가의 40% 정도인 400여명이 웹툰 등 만화를 창작하고 있다. ◆‘시장’에 초점 맞춰 문화산업 육성
부천시는 올해 7~10월 열리는 3대 축제와 연계해 록페스티벌, 대학가요제 등을 함께 열 계획이다. 축제를 한데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지자체 축제는 만년 적자’라는 공식을 깨고 유료화와 시장 확대를 통한 수익성 제고에도 적극 나선다.
Bicof는 2014년 시범 운영을 거쳐 지난해 일부 전시장에 한해 유료 관람권을 본격적으로 판매했다. 축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관람객은 매년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유료 관람객은 2014년 1만2533명에서 지난해 2만3512명으로 두 배로 늘었다.
장상용 만화영상진흥원 축제사무국장은 “세계 최대 만화축제인 프랑스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에선 관람객이 만화책과 캐릭터 상품을 사기 위해 캐리어를 끌고 다닌다”며 “시장이 있어야 축제도 살아남는다는 판단에 따라 부천시도 축제의 상업성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장터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천 영상문화단지에는 2019년 글로벌웹툰창조센터가 문을 열 예정이다. 센터에는 웹툰작가 1000여명이 한꺼번에 작업할 수 있는 창작공간이 마련된다. 웹툰을 기반으로 한 2차 저작물을 제작할 수 있는 공간도 생겨 애니메이션업체 등 제작사 50여곳이 입주할 예정이다.
민승용 부천시 문화산업과장은 “‘만화도시’란 핵심 키워드를 기반으로 아이디어가 창작과 창업으로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만화영상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만화영상콘텐츠의 융복합 활용을 통해 문화적 요소가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문화도시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 김만수 부천 시장
"중국 웹툰시장 진출 등 만화콘텐츠 해외수출 주력"
“올해 부천시의 키워드는 ‘혁신’입니다. 문화 분야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해볼 생각입니다. 부천은 세 개 국제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문화특별시’라는 인식을 얻고 있는데 이를 한층 더 강화해야죠.”
김만수 부천시장(사진)은 20일 이같이 말했다. 부천시는 올 7월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구 단위를 폐지하는 등 혁신적인 시도로 행정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이 같은 혁신 노력을 행정 재정 도시 교통 문화 등 전 분야로 확산하겠다는 얘기다.
“지난해 9월 신세계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부천시 상동 영상문화사업단지의 복합사업개발은 올 6월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입니다. 만화도서관과 웹툰아카데미, 창작실과 콘텐츠기업이 한데 들어가는 거대 문화단지가 될 겁니다. 영상과 만화, 애니메이션 창작이 이뤄지고 관광을 즐길 수 있는 곳이죠.”
김 시장은 “중국 옌타이시를 거점으로 웹툰의 중국시장 진출을 활성화하고 해외사업 지원을 포함한 문화콘텐츠 투자 전문펀드 조성을 검토하는 등 만화와 콘텐츠 수출에도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일상에서 만화를 만날 수 있는 ‘생활 속 만화도시’ 사업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부천역 마루광장에서 1년 내내 문화공연을 열고 아파트 등 생활공간과 공공시설물에 만화도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부천=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부천이 한국 만화·영상산업의 메카로 떠올랐다. Bicof와 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 등 1990년대 말 시작해 성공적으로 안착한 ‘부천 3대 국제축제’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경기콘텐츠진흥원 등 2000년대 들어 잇달아 구축한 관련 기반 시설을 중심으로 국내 만화·영상 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만화콘텐츠 잠재력 일찍 발견
경인공업지대에서 경공업 위주로 성장한 부천은 1990년대 들어 급격한 인구 증가와 공장 이전에 따른 공동화 등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었다. 1996년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성공적으로 열리면서 전국적으로 국제영화제 개최 논의가 일 때였다. 이해선 당시 부천시장(현 Bifan 명예조직위원장)은 부산영화제와 차별화해 공포, 모험, 공상과학(SF), 애니메이션 등 장르영화로 분야를 한정지으면 경쟁력이 있겠다고 판단했다.
1997년 제1회 Bifan이 열렸다. 첫회부터 우수하고 흥미로운 작품과 일본 애니메이션 대가 곤 사토시 감독 등 거장들의 방문으로 영화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Bifan의 성공으로 첫해 부대행사였던 Bicof, Biaf가 힘을 얻어 각각 1998년과 1999년 독립 행사로 처음 열렸다. 이 중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Bicof가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행사로 발전했다. 지난해 Bicof에는 역대 최다 관람객인 12만8585명이 다녀갔다. 코스튬 플레이어만 3000여명에 달해 관객의 눈을 즐겁게 했다.
부천은 Bifan의 영화 장르 중 애니메이션의 높은 인기를 통해 만화 콘텐츠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만화영상산업을 21세기에 주목받을 신산업으로 내다보고 ‘만화문화 도시, 부천’이란 청사진을 마련했다. 1998년 말 부천만화정보센터를 설립하고, 한국영상문화진흥원 건립을 추진했다. 2001년 국내 유일의 만화박물관인 한국만화박물관을 열었고 이듬해 경기콘텐츠진흥원을 설립했다. 2000년대 들어 단계적으로 조성되고 있는 상동 영상문화단지에 만화작가들과 만화 관련 업체를 불러들였다. 만화영상진흥원의 만화비즈센터에서는 국내 작가의 40% 정도인 400여명이 웹툰 등 만화를 창작하고 있다. ◆‘시장’에 초점 맞춰 문화산업 육성
부천시는 올해 7~10월 열리는 3대 축제와 연계해 록페스티벌, 대학가요제 등을 함께 열 계획이다. 축제를 한데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지자체 축제는 만년 적자’라는 공식을 깨고 유료화와 시장 확대를 통한 수익성 제고에도 적극 나선다.
Bicof는 2014년 시범 운영을 거쳐 지난해 일부 전시장에 한해 유료 관람권을 본격적으로 판매했다. 축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관람객은 매년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유료 관람객은 2014년 1만2533명에서 지난해 2만3512명으로 두 배로 늘었다.
장상용 만화영상진흥원 축제사무국장은 “세계 최대 만화축제인 프랑스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에선 관람객이 만화책과 캐릭터 상품을 사기 위해 캐리어를 끌고 다닌다”며 “시장이 있어야 축제도 살아남는다는 판단에 따라 부천시도 축제의 상업성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장터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천 영상문화단지에는 2019년 글로벌웹툰창조센터가 문을 열 예정이다. 센터에는 웹툰작가 1000여명이 한꺼번에 작업할 수 있는 창작공간이 마련된다. 웹툰을 기반으로 한 2차 저작물을 제작할 수 있는 공간도 생겨 애니메이션업체 등 제작사 50여곳이 입주할 예정이다.
민승용 부천시 문화산업과장은 “‘만화도시’란 핵심 키워드를 기반으로 아이디어가 창작과 창업으로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만화영상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만화영상콘텐츠의 융복합 활용을 통해 문화적 요소가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문화도시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 김만수 부천 시장
"중국 웹툰시장 진출 등 만화콘텐츠 해외수출 주력"
“올해 부천시의 키워드는 ‘혁신’입니다. 문화 분야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해볼 생각입니다. 부천은 세 개 국제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문화특별시’라는 인식을 얻고 있는데 이를 한층 더 강화해야죠.”
김만수 부천시장(사진)은 20일 이같이 말했다. 부천시는 올 7월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구 단위를 폐지하는 등 혁신적인 시도로 행정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이 같은 혁신 노력을 행정 재정 도시 교통 문화 등 전 분야로 확산하겠다는 얘기다.
“지난해 9월 신세계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부천시 상동 영상문화사업단지의 복합사업개발은 올 6월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입니다. 만화도서관과 웹툰아카데미, 창작실과 콘텐츠기업이 한데 들어가는 거대 문화단지가 될 겁니다. 영상과 만화, 애니메이션 창작이 이뤄지고 관광을 즐길 수 있는 곳이죠.”
김 시장은 “중국 옌타이시를 거점으로 웹툰의 중국시장 진출을 활성화하고 해외사업 지원을 포함한 문화콘텐츠 투자 전문펀드 조성을 검토하는 등 만화와 콘텐츠 수출에도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일상에서 만화를 만날 수 있는 ‘생활 속 만화도시’ 사업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부천역 마루광장에서 1년 내내 문화공연을 열고 아파트 등 생활공간과 공공시설물에 만화도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부천=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