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스 음악이 태어난 미국 남부의 클락스데일은 어떤 곳일까. 우드스탁 페스티벌은 왜 우드스탁에서 열리지 않았나. 클리블랜드에 로큰롤 명예의 전당 박물관이 들어선 이유는…

팝음악 애호가들이 반길만한 로큰롤의 유산을 찾아 나선 책이 나왔다. YTN보도국 기자와 빌보드지 한국 특파원 등을 지내면서 음악 저널리스트로 활동해 온 조현진 국민대 특임교수(49)가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동서를 횡단하고, 시카고에서 뉴올리언스까지 남북을 종단하며 직접 체험한 음악여행기를 냈다.

조현진 지음/안나푸르나/1만8000원
조현진 지음/안나푸르나/1만8000원
저자는 "미국 곳곳에 흩어진 수많은 로큰롤 랜드마크(200여곳)를 방문하고 그곳의 관계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보고 배우고 느낀 점을 사진과 함께 기록으로 남겼다"고 책을 소개했다.

책에는 엘비스 프레슬리가 처음으로 녹음한 선 스튜디오를 비롯해 지미 헨드릭스가 생전에 만든 일렉트릭 레이디 스튜디오, 뉴욕 맨해튼의 할렘 지역에 지어진 아폴로 극장 등 로큰롤 역사의 한 장면으로 남아있는 수많은 명소들이 나온다. 특히 '시카고 블루스의 거장'으로 불리는 머디 워터스의 묘비를 찾았다가 머디와 함께 연주했던 기타리스트 릭 크레허를 만난 사연도 공개한다.

가수 한대수는 "책을 보고 멤피스 랑데뷰 식당의 돼지갈비 냄새와 뉴올리언스의 버번 위스키 향이 나의 추억을 다시 자극했다"며 "내가 처음 로큰롤을 시작한 뉴욕 CBGB 클럽의 화장실 냄새까지 그리워진다"고 회고했다.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는 "미국에는 로큰롤과 블루스의 탄생 및 발전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재미있는 곳들이 많다"며 "저자가 직접 발품을 팔아 얻은 경험으로 로큰롤의 정신을 잘 보여준다"고 추천사에서 밝혔다.

저자는 로큰롤 명소라고 하더라도 직접 찾아가지 않았다면 책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블루스 음악이 태동했으면서도 우리나라에 덜 알려진 미 중부 지역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에릭 클랩튼이 '역사상 가장 중요한 블루스 가수'라 불렀던 로버트 존슨이나 돈 매클린의 노래 '아메리칸 파이'의 주인공인 버디 홀리와 같은 로큰롤의 형성 과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어도 국내에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아티스트를 비중 있게 다뤘다.

책을 펴낸 출판사 안나푸르나의 김영훈 대표는 "미국의 대중음악인 로큰롤의 뿌리를 몰랐던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팝음악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