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동화구연 체험관’에서 영상 동화에 맞춰 율동하고 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동화구연 체험관’에서 영상 동화에 맞춰 율동하고 있다.
“어린이 여러분~. 동화 속 친구들과 인사할까요?”

서울 역삼동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을 찾은 어린이들은 도서관 1층에 있는 동화구연 체험관에 들어가는 순간 동화 속 주인공이 된다. 10㎡ 크기의 스크린에서 동화 속 장면이 펼쳐지고 카메라가 아이들의 모습을 찍어 화면 속에 띄운다. 동화 ‘아기돼지 삼형제’ 화면에 나타난 자기 얼굴을 본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즐거워한다. 강사 선생님의 동화 구연으로 이야기에 빠져든 아이들은 주인공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늑대가 쫓아오면 체험관 안을 뛰어다닌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2009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체험형 동화구연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전국 30여개 도서관에 보급됐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2006년 6월 옛 국립중앙도서관 학위논문관을 리모델링해 문을 열었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독서 활동을 장려하고 관련 사서나 연구자들의 연구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또 전문연구도서관으로서 어린이·청소년 독서 관련 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관련 연구 자료도 폭넓게 수집하고 있다.

도서관은 1965년 이후 국내에서 출간된 어린이·청소년 도서를 모두 소장하고 있다. 국내에서 책을 출간하면 국립중앙도서관에 두 권을 제출해야 하는 ‘납본제도’가 1965년부터 시행됐기 때문이다. 납본된 어린이 도서 중 한 권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다.

체험형 동화구연뿐만 아니라 사서와 함께하는 동화구연도 어린이에게 인기가 높다.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30분 어린이자료실 내 이야기방에서 이뤄지는 이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이 책에 대한 흥미를 갖도록 사서들이 직접 동화책을 읽어준다.

지난해부터 ‘노란 앞치마’ 캠페인도 열고 있다. 책을 읽어줄 사람이 필요할 때 노란 앞치마를 입은 청소년 자원봉사자를 찾으면 된다. 청소년과 어린이가 1 대 1로 앉아 책을 읽는 이 프로그램은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싶은 청소년과 아이를 데려온 부모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도 캠페인에 참여해 앞치마 4000여벌과 가이드북을 지원했다. 도서관 2층 전시실에서 이달 말까지 열리는 ‘미하엘 엔데’ 전시에선 《모모》 《끝없는 이야기》 등으로 잘 알려진 작가의 여러 작품과 원화를 만나볼 수 있다.

여위숙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장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독서 진흥을 위해서는 교사와 사서의 역량이 중요하다”며 “이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책 읽기에 대한 흥미를 붙일 수 있는 교구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