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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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BOJ) 정책 수단 한계…엔화 강세 추세 불가피"

달러·엔 환율이 1년 4개월만에 112엔대로 떨어지는 등 엔화 가치가 초강세다.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된 가운데 '지난 3년간 이어진 엔화 약세 시대는 끝났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11일 오후 2시43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112.75엔에 거래되고 있다. 하루만에 114엔대를 깨고 112엔대로 내려 앉은 것으로, 2014년 10월31일(112.32엔) 이후 1년4개월만에 최저 수준이다.

엔화 환율이 내렸다는 것은 엔화 가치가 강세를 보인다는 의미이다.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급등하는 것은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내고, 주요국의 증시 급락,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안전자산인 엔화로 매수세가 몰린 데 따른 것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기대 약화와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고 있다"며 "일본은행(BOJ)의 정책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점도 엔화 강세 요인"이라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일본은행의 추가적인 정책 여력도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향후 엔화 약세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일본은행의 정책수단에 한계가 오고 있다며 엔화의 약세 시대는 끝났다는 분석을 내놨다.

박 연구원은 "시장에선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데 대해 '실효책'이라는 관점보다는 일본이 처해 있는 경제상황의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며 "지난 3년여간 약세를 나타냈던 엔화는 이제 추세적인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112엔대로 내려선 달러·엔 환율의 다음 지지선은 110엔선으로 전망하면서 100엔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달러·엔 환율의 추가 하락 여부는 미국의 경기 방향성에 달려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가령 미국의 경제지표 악화로 올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이 한 차례 또는 그 이하일 것이란 전망이 강화될 경우, 달러·엔 환율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현재 미국의 경기 여건상 1분기에는 달러·엔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2분기중엔 미국 경기가 안정을 찾고 엔·달러 환율도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고고 예상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