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10일까지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 넘게 줄었다. 2월 수출이 최종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한국 수출은 최장기 감소 기록(14개월)을 경신한다.

14일 관세청에 따르면 2월1~10일 수출액은 87억52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1% 감소했다.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총 수출액은 454억96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20.3% 줄었다.

이는 지난 1월보다 감소폭이 더 커진 것이다. 1월1~10일 수출은 작년 동기보다 22.5% 줄었고, 1월 전체로는 18.5% 감소했다. 1월 수출 실적은 월간 기준으로 2009년 8월(-20.9%)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열흘간의 수출 실적으로 이달 전체 실적을 예측하기엔 이르지만 이 같은 추세라면 2월 전체 수출도 증가세로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2월 수출도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한국 수출은 지난해 1월부터 14개월 연속 감소한다. 월간 수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장기 감소세다. 현재까지 수출이 최장 연속 감소세를 보인 기간은 2001년 3월부터 2002년 3월까지로 13개월이었다.

지난해 말 정부와 연구기관은 올해 수출이 2~3%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 같은 예측이 빗나가고 있는 것은 계속되는 저(低)유가 기조 때문이다. 한국의 제1수출국인 중국과 신흥국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주력 품목에 대한 경쟁력 약화, 단가 하락 등도 영향을 미쳤다. 5년5개월 만에 최악의 실적을 낸 지난달엔 휴대폰 등 13대 주력 수출 품목 모두 수출이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전문가들은 올 수출 전망을 비관적으로 바꾸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달 말 국내 전문가 2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수출은 지난해보다 0.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10월 조사 때 전문가들은 올 수출이 지난해보다 1.6%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