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22일(현지시간) 'MWC 2016'이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 사진=삼성전자 제공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이 22일(현지시간) 'MWC 2016'이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 사진=삼성전자 제공
[ 박희진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 신화 2막'을 이끄는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 사장이 페이스북, 구글과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밝혔다.

고 사장은 22일(현지시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6'이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과의 파트너십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과거 피처폰 때와는 달리 현재 스마트폰에선 소프트웨어를 통한 서비스가 상상 이상으로 다양해졌다"며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감동과 편의, 재미를 제공하려면 파트너사와 함께 일하는 것이 답"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가장 전략적인 협력사로 구글과 페이스북을 꼽으며 이들과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이 같은 전략은 스마트폰을 단순한 하드웨어가 아닌 일종의 '허브'로 두고 모바일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스마트폰이 다양한 서비스의 가교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하드웨어만으로는 모바일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 창출이 어렵다는 고민이 반영됐다.

그는 "삼성전자는 더 이상 하드웨어만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며 "그동안 가지고 있던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재활용해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KNOX)'와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 페이'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전날 갤럭시S7 공개 행사장에 깜짝 등장했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의 인연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페이스북은 2014년 VR업체인 오큘러스를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이보다 앞서 오큘러스와 손잡고 VR기기를 개발하고 있었기 때문에 인수 후 자연스럽게 두 사람 간 인연이 생겼다.

고 사장은 "페이스북은 궁극적으로 360도 영상을 통한 소통을 준비하고 있다"며 "페이스북의 비전이 스마트폰을 허브로 확장시키려는 우리의 방향과 잘 맞다"고 말했다. 이어 "페이스북의 경우 오큘러스와의 VR 사업 외에도 다른 부분에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커버그는 전날 갤럭시S7 공개 행사장에서 'VR은 차세대 플랫폼(VR is the next platform)'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그는 "삼성전자의 VR기기들과 페이스북의 VR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세계 최고의 VR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