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국제상 후보에
소설가 한강 씨(46·사진)가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맨부커상의 국제상(The 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 후보에 올랐다. 맨부커상 선정위원회는 10일 홈페이지에 한씨를 비롯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일본), 오르한 파묵(터키) 등 13명을 맨부커 국제상 후보로 공개했다. 한씨는 지난해 1월 영국에서 번역, 출간된 자신의 연작소설집 《채식주의자》(영문명 ‘The Vegetarian’)로 후보가 됐다.

《채식주의자》는 2005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몽고반점’을 비롯해 ‘채식주의자’ ‘나무 불꽃’ 등 세 개의 중편으로 이뤄진 소설집이다. 어린 시절의 충격 때문에 육식을 할 수 없게 된 주인공 영혜를 비롯해 언니 인혜, 영혜의 형부가 각자의 목소리로 작품을 이끌어간다. 이 작품은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등 10개국에서 번역, 출간됐고 22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리는 맨부커상은 1969년 영국 부커사가 제정한 문학상이다. 영국연방 국가에서 영어로 쓴 소설을 대상으로 수상작을 선정한다. 2005년 신설된 맨부커 국제상은 영연방 출신이 아니어도 영국에서 영어로 번역, 출간된 소설을 쓴 작가라면 후보가 될 수 있다. 지난해까지 격년제로 시상했으나 올해부터는 매년 시상하며 번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상금 5만파운드(약 8600만원)를 작가와 번역자에게 균등 배분한다.

선정위원회는 다음달 14일 여섯 명의 최종 후보 명단을 발표한 뒤 5월16일 수상자를 발표한다. 후보 선정 소식을 들은 한씨는 “오에 겐자부로처럼 정말 좋아하는 작가들과 나란히 후보에 올라 영광”이라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