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대결] 이세돌 "알파고의 완승…약점을 못 찾았다"
[ 최유리 기자 ] "알파고의 완승이었다."

충격의 2연패를 당한 이세돌 9단(사진)이 인공지능(AI) 알파고의 실력에 혀를 내둘렀다. 특별한 약점을 찾지 못해 앞으로의 승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10일 이 9단은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국을 마치고 "어제도 충분히 놀랐는데 이제는 할 말이 없을 정도"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이 9단은 알파고에게 충격의 2연패를 당했다. 1국과 달리 안정적인 모습으로 알파고의 변칙적인 수에 대응했으나 시간 싸움에서 밀렸다. 알파고는 창의적인 수로 이 9단을 흔들며 파죽의 연승을 이어갔다.

알파고의 약점을 묻는 질문에 이 9단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약점을 못 찾아서 두 번 진 것이 아니겠느냐"며 "초반부터 알파고에게 한 순간도 앞선 적이 없었다"고 자평했다.

남은 대국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으로는 초반 승부를 꼽았다. 이 9단은 "대국 중반 이후로 넘어가면 어려워지기 때문에 그 전에 승부를 보는 쪽으로 갈 것"이라며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연패를 기록하면서 이 9단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졌다. 이 9단 특유의 과감한 작전도, 전형적인 수법도 통하지 않으면서 그의 승리를 점치기 어려워졌다는 전망이다. 남은 대국은 오는 12, 13, 15일에 이뤄진다.

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