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위험 높은 녹내장…40세 넘으면 매년 검사 받으세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 녹내장 예방과 치료법
6~12일 세계 녹내장 주간
안압 올라 시신경에 문제 생겨
통증 없어 악화돼도 잘 몰라
제대로 치료 안하면 시력에 위험
일찍 찾아내 진행 막는 게 중요
시야검사로 질환 진행여부 확인
안약·약물복용으로 안압 내려야
심하면 수술 등 적극적 치료 필요
6~12일 세계 녹내장 주간
안압 올라 시신경에 문제 생겨
통증 없어 악화돼도 잘 몰라
제대로 치료 안하면 시력에 위험
일찍 찾아내 진행 막는 게 중요
시야검사로 질환 진행여부 확인
안약·약물복용으로 안압 내려야
심하면 수술 등 적극적 치료 필요
3월6~12일은 세계녹내장협회에서 정한 ‘녹내장 주간’이다. 녹내장을 바로 알고 예방하자는 뜻에서 정해졌다. 녹내장은 안압이 올라 시신경에 문제가 생겨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시야 문제 외에 특별한 증상이 없고 병이 진행돼도 일정 기간은 시력이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질환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일찍 찾아내 진행을 막으면 일상생활에 필요한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초기 증상을 알고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녹내장 질환의 특징과 예방법, 조기 발견법 등을 알아봤다.
‘순한 녹내장’ ‘독한 녹내장’으로 구분
녹내장을 분류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증상이 진행하는 속도에 따라 급성과 만성 녹내장으로 구분한다. 급성 녹내장은 전체 녹내장의 10% 정도를 차지하며 안압(안압의 정상 범위는 10~21㎜Hg)이 급속도로 높아지면서 시력 감소, 두통, 구토, 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만성 녹내장은 시신경이 서서히 파괴된다.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시야가 좁아지는 말기에 답답함을 느낀다. 더 진행되면 실명할 수 있다.
녹내장이 생기는 원인 등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갑자기 눈의 염증 물질이 빠져나가는 방수가 막혀 안압이 오르며 두통을 호소하는 폐쇄각 녹내장, 초기 자각 증상이 없다가 서서히 시력이 떨어지고 시야가 좁아지는 개방각 녹내장이 있다. 다른 안질환 때문에 생기는 2차성 녹내장, 태어나자마자 생기는 선천성 녹내장도 있다.
증상에 따라 ‘순한 녹내장’과 ‘독한 녹내장’으로 나누기도 한다. 순한 녹내장은 시력 손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정상 안압 녹내장이다. 독한 녹내장은 폐쇄각 녹내장, 불필요한 혈관이 생겨 안압이 높아지는 신생혈관 녹내장 등이다.
대부분의 녹내장은 순한 녹내장에 속한다. 안과 전문의 권유에 따라 정기적으로 검사와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실명까지 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독한 녹내장은 약으로 안압을 조절하고 안 되면 수술 등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다만 순한 녹내장이라도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시력이나 시야 이상이 심해질 수 있다.
녹내장 환자 9%만 질환 인지
녹내장은 미리 찾아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 한국인은 녹내장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다. 한국녹내장학회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0세 이상 남녀 1만3831명을 분석했더니 상당수가 국민건강영양조사 이전에 녹내장 검진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전체 조사 대상 중 녹내장 환자는 710명이었는데 이들 중 질환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9%에 불과했다. 자신의 질환을 알고 있어도 5명 중 1명이 치료를 전혀 받지 않았다.
박기호 한국녹내장학회장(서울대병원 안과 교수)은 “한국에서 녹내장 환자는 계속 늘고 있다”며 “3대 후천성 실명 원인 질환 중 하나지만 통증이 없어 환자 혼자 질환 유무를 알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녹내장 위험인자에 해당하는 사항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검진을 받아 치료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녹내장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환자가 늘어난다. 흡연 경험, 비만,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뇌졸중 등이 있으면 녹내장 위험이 커진다.
시야 검사 통해 진행 정도 구분
녹내장은 시력, 안압 측정, 전방각 검사, 시신경 검사, 시야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한다. 녹내장 환자는 시야 검사 결과에 따라 초기, 중기, 후기, 말기로 나눌 수 있다. 시야 검사 원리는 청력 검사와 비슷하다. 청력이 좋은 사람은 작은 소리도 잘 듣지만 청력에 문제가 있으면 작은 소리를 잘 못 듣는다. 시신경세포 기능이 정상이면 어두운 빛도 볼 수 있지만 기능이 떨어지면 어두운 빛은 느끼지 못한다. 이 때문에 시야 검사는 밝은 빛, 어두운 빛을 번갈아 가며 비춰주고 얼마나 잘 보는지 확인한다. 망막 여러 부위의 신경세포가 얼마나 튼튼한지 알기 위한 검사다. 녹내장 진행 정도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치료 핵심은 안압 조절
녹내장 진단을 받았다면 치료의 핵심은 안압 조절이다. 급성 녹내장이라면 빨리 안압을 떨어뜨려 시신경을 보존해야 한다. 안압을 내리는 안약을 넣고 안압하강제를 복용해야 한다. 고삼투압제를 정맥주사로 투여하기도 한다. 안압이 내려간 뒤에는 홍채에 작은 구멍을 내 순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돕는 치료도 한다. 안압이 정상으로 떨어지면 시야 검사를 해 시야 결손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만성이라면 안압하강제를 눈에 넣고 레이저 치료가 필요한지를 확인해야 한다. 안압이 다른 사람보다 높지 않지만 시신경이 약한 정상 안압 녹내장도 안압을 낮춰야 한다.
황영훈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교수는 “녹내장 환자는 기본 안과 검사 외에 추가 정밀검사를 계속해야 한다”며 “안압은 워낙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고 계속 수치가 변하기 때문에 잠깐 안압이 낮아졌다고 섣불리 판단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순한 녹내장이면서 안압 조절이 잘 되고 초기에 나빠지지 않은 경우가 가장 좋은 상태”라며 “독한 녹내장인 데다 안압이 들쭉날쭉하고 진행이 확실하지 않다면 앞으로 더 센 약을 쓰거나 녹내장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녹내장을 미리 찾기 위해 만 40세 이상이 되면 매년 녹내장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안압 외에 안저 촬영을 해 시신경이 약한지도 확인해야 한다. 녹내장 진단을 받는다면 평소 꽉 끼는 불편한 옷보다 편한 옷을 입어야 한다.
담배를 끊고 술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머리로 피가 몰리는 물구나무서기나 복압이 올라가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신경을 쓰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압이 높아질 수 있다. 매 순간 마음을 편히 먹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지현 bluesky@hankyung.com
도움말=황영훈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교수, 박기호 한국녹내장학회 회장(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순한 녹내장’ ‘독한 녹내장’으로 구분
녹내장을 분류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증상이 진행하는 속도에 따라 급성과 만성 녹내장으로 구분한다. 급성 녹내장은 전체 녹내장의 10% 정도를 차지하며 안압(안압의 정상 범위는 10~21㎜Hg)이 급속도로 높아지면서 시력 감소, 두통, 구토, 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만성 녹내장은 시신경이 서서히 파괴된다.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시야가 좁아지는 말기에 답답함을 느낀다. 더 진행되면 실명할 수 있다.
녹내장이 생기는 원인 등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갑자기 눈의 염증 물질이 빠져나가는 방수가 막혀 안압이 오르며 두통을 호소하는 폐쇄각 녹내장, 초기 자각 증상이 없다가 서서히 시력이 떨어지고 시야가 좁아지는 개방각 녹내장이 있다. 다른 안질환 때문에 생기는 2차성 녹내장, 태어나자마자 생기는 선천성 녹내장도 있다.
증상에 따라 ‘순한 녹내장’과 ‘독한 녹내장’으로 나누기도 한다. 순한 녹내장은 시력 손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정상 안압 녹내장이다. 독한 녹내장은 폐쇄각 녹내장, 불필요한 혈관이 생겨 안압이 높아지는 신생혈관 녹내장 등이다.
대부분의 녹내장은 순한 녹내장에 속한다. 안과 전문의 권유에 따라 정기적으로 검사와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실명까지 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독한 녹내장은 약으로 안압을 조절하고 안 되면 수술 등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다만 순한 녹내장이라도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시력이나 시야 이상이 심해질 수 있다.
녹내장 환자 9%만 질환 인지
녹내장은 미리 찾아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 한국인은 녹내장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다. 한국녹내장학회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0세 이상 남녀 1만3831명을 분석했더니 상당수가 국민건강영양조사 이전에 녹내장 검진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전체 조사 대상 중 녹내장 환자는 710명이었는데 이들 중 질환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9%에 불과했다. 자신의 질환을 알고 있어도 5명 중 1명이 치료를 전혀 받지 않았다.
박기호 한국녹내장학회장(서울대병원 안과 교수)은 “한국에서 녹내장 환자는 계속 늘고 있다”며 “3대 후천성 실명 원인 질환 중 하나지만 통증이 없어 환자 혼자 질환 유무를 알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녹내장 위험인자에 해당하는 사항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검진을 받아 치료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녹내장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환자가 늘어난다. 흡연 경험, 비만,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뇌졸중 등이 있으면 녹내장 위험이 커진다.
시야 검사 통해 진행 정도 구분
녹내장은 시력, 안압 측정, 전방각 검사, 시신경 검사, 시야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한다. 녹내장 환자는 시야 검사 결과에 따라 초기, 중기, 후기, 말기로 나눌 수 있다. 시야 검사 원리는 청력 검사와 비슷하다. 청력이 좋은 사람은 작은 소리도 잘 듣지만 청력에 문제가 있으면 작은 소리를 잘 못 듣는다. 시신경세포 기능이 정상이면 어두운 빛도 볼 수 있지만 기능이 떨어지면 어두운 빛은 느끼지 못한다. 이 때문에 시야 검사는 밝은 빛, 어두운 빛을 번갈아 가며 비춰주고 얼마나 잘 보는지 확인한다. 망막 여러 부위의 신경세포가 얼마나 튼튼한지 알기 위한 검사다. 녹내장 진행 정도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치료 핵심은 안압 조절
녹내장 진단을 받았다면 치료의 핵심은 안압 조절이다. 급성 녹내장이라면 빨리 안압을 떨어뜨려 시신경을 보존해야 한다. 안압을 내리는 안약을 넣고 안압하강제를 복용해야 한다. 고삼투압제를 정맥주사로 투여하기도 한다. 안압이 내려간 뒤에는 홍채에 작은 구멍을 내 순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돕는 치료도 한다. 안압이 정상으로 떨어지면 시야 검사를 해 시야 결손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만성이라면 안압하강제를 눈에 넣고 레이저 치료가 필요한지를 확인해야 한다. 안압이 다른 사람보다 높지 않지만 시신경이 약한 정상 안압 녹내장도 안압을 낮춰야 한다.
황영훈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교수는 “녹내장 환자는 기본 안과 검사 외에 추가 정밀검사를 계속해야 한다”며 “안압은 워낙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고 계속 수치가 변하기 때문에 잠깐 안압이 낮아졌다고 섣불리 판단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순한 녹내장이면서 안압 조절이 잘 되고 초기에 나빠지지 않은 경우가 가장 좋은 상태”라며 “독한 녹내장인 데다 안압이 들쭉날쭉하고 진행이 확실하지 않다면 앞으로 더 센 약을 쓰거나 녹내장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녹내장을 미리 찾기 위해 만 40세 이상이 되면 매년 녹내장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안압 외에 안저 촬영을 해 시신경이 약한지도 확인해야 한다. 녹내장 진단을 받는다면 평소 꽉 끼는 불편한 옷보다 편한 옷을 입어야 한다.
담배를 끊고 술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머리로 피가 몰리는 물구나무서기나 복압이 올라가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신경을 쓰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압이 높아질 수 있다. 매 순간 마음을 편히 먹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지현 bluesky@hankyung.com
도움말=황영훈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교수, 박기호 한국녹내장학회 회장(서울대병원 안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