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7년 내 포화…동남권 신공항, 지금 착공해도 10년 뒤 '숨통'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경연중기획-도시 브랜드가 국가 경쟁력 <1> 부산
(2)·끝 - 동남권 신공항, 조기건설 필요한 세 가지 이유
포화 상태 이른 김해국제공항
2009년 수요예측 실패로 백지화
작년 1233만명 이용…2023년 포화
항만-공항 복합물류체계 연결
기계·자동차·조선·플랜트 등 산업도시
육·해·공 물류체계 갖출땐 시너지
해외 관광객 브랜드 이미지 제고
부산 방문객, 서울 3분의 1 수준
접근성 높여야 브랜드 가치 상승
(2)·끝 - 동남권 신공항, 조기건설 필요한 세 가지 이유
포화 상태 이른 김해국제공항
2009년 수요예측 실패로 백지화
작년 1233만명 이용…2023년 포화
항만-공항 복합물류체계 연결
기계·자동차·조선·플랜트 등 산업도시
육·해·공 물류체계 갖출땐 시너지
해외 관광객 브랜드 이미지 제고
부산 방문객, 서울 3분의 1 수준
접근성 높여야 브랜드 가치 상승
2006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신공항 건설 검토를 언급한 이후 10년을 끌어온 동남권 신공항 입지가 오는 6월 결정된다. 부산, 울산, 창원, 거제 등 동남권 지역이 수도권에 버금가는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대규모 신공항 건설이 필수라고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신공항이 동남권 메갈로폴리스(대도시들이 띠 모양으로 연결된 것) 내 도시들을 연결하는 허브인 동시에 인천국제공항에 이어 국내 제2의 관문공항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10년간 제자리걸음한 신공항 건설
동남권 신공항은 2007년 대선 때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본격 추진됐다. 대구, 경북, 경남, 울산 등은 영남권 모든 지역에서 접근하기 쉬운 경남 밀양에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부산은 가덕도에 24시간 운영 가능한 허브공항을 지어야 한다고 맞섰다. 당시 양측의 유치경쟁이 과열하면서 극심한 지역대결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2008년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가 비용 대비 편익비율(B/C)을 조사한 결과 가덕도는 0.70, 밀양은 0.73으로 나왔다. 보통 편익비율이 1을 넘어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2011년 3월 국토부 입지평가위원회는 두 지역 모두 공항입지로 적합하지 않다고 발표해 건설사업이 백지화됐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은 동남권 신공항 재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후 2014년 8월 국토부는 영남권 항공 수요가 크게 늘어나 김해공항이 2023년께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토대로 국토부는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을 위한 타당성 조사에 다시 착수했다.
당시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영남지역 공항 가운데 이용객이 가장 많은 김해공항의 항공수요는 연평균 4.7%씩 늘어 2030년에는 2013년(967만명)의 두 배 이상인 2162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런 증가 속도라면 항공수요가 1678만명에 이르는 2023년께부터 김해공항의 활주로가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국토부는 예상했다. 수요조사는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이 맡았다.
지난해 김해공항 이용객은 국제선 591만명, 국내선 642만명 등 1233만명에 달했다.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발생에도 불구하고 개항 이래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2014년 파리공항공단 용역 결과(2015년 이용객 1093만명 추정)를 크게 웃돌았다. 정부의 신공항 백지화 결정의 핵심 근거가 된 2009년 국토연구원 전망치(2015년 이용객 450만명 추정)보다는 두 배 반 이상 많은 것이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급성장으로 항공시장이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공사기간 10년…“지금 착공해도 늦어”
오는 6월에 결정되는 동남권 신공항의 유력한 후보지는 여전히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하남이다. 부산은 ‘해상공항으로 장애물 없는 안전한 공항’을, 대구·경북은 ‘영남권 5개 도시에서 한 시간 이내 접근’을 각각 최대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두 공항 모두 건설 비용은 10조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지 모두 동남권 메갈로폴리스 구축을 위한 장점을 갖추고 있다고 지적한다. 동남권은 물류·항만도시인 부산을 비롯해 자동차·에너지산업이 발달한 울산, 기계·자동차 부품 단지가 많은 창원, 조선·해양플랜트 도시인 거제 등 동남권 주요 도시의 산업 경쟁력도 상당하다. 또 각 도시 간 고속도로를 비롯해 KTX까지 갖추고 있어 육상 인프라도 우수하다. 신공항만 건설된다면 육상과 항만, 공항을 연계한 복합물류체계 구축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이뿐만 아니라 신공항 건설은 동남권 메갈로폴리스의 브랜드 가치와도 직결된다. 김유경 한국외국어대 대외부총장(국가브랜드연구센터장)은 “국가브랜드는 현지 외국인들에게 상품, 광고, 기업 등을 통해 형성되는 반면 도시브랜드는 방문한 외국인들의 경험을 통해 형성된다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해당 도시를 많이 방문할수록 브랜드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동남권의 대표 도시인 부산을 방문한 관광객은 2014년 300만명으로 같은 기간 서울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입지 선정과 함께 중요한 게 조기 착공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동남권 신공항은 완공까지 최소한 8~9년, 길게는 10년 이상이 걸리는 만큼 급증하는 김해공항 이용객을 감안할 때 추진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공항 입지가 결정되더라도 예비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실시설계 등 거쳐야 할 절차가 많다. 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김해공항이 2023년께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국내외 승객의 불편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김 부총장은 “6월 정부의 공항 입지 결정을 따르기로 한 관련 5개 시·도가 약속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며 “입지가 결정되면 조기에 착공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규제 완화 등 각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하인식/밀양=김해연 기자 hais@hankyung.com
동남권 신공항은 2007년 대선 때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본격 추진됐다. 대구, 경북, 경남, 울산 등은 영남권 모든 지역에서 접근하기 쉬운 경남 밀양에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부산은 가덕도에 24시간 운영 가능한 허브공항을 지어야 한다고 맞섰다. 당시 양측의 유치경쟁이 과열하면서 극심한 지역대결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2008년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가 비용 대비 편익비율(B/C)을 조사한 결과 가덕도는 0.70, 밀양은 0.73으로 나왔다. 보통 편익비율이 1을 넘어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2011년 3월 국토부 입지평가위원회는 두 지역 모두 공항입지로 적합하지 않다고 발표해 건설사업이 백지화됐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은 동남권 신공항 재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후 2014년 8월 국토부는 영남권 항공 수요가 크게 늘어나 김해공항이 2023년께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토대로 국토부는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을 위한 타당성 조사에 다시 착수했다.
당시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영남지역 공항 가운데 이용객이 가장 많은 김해공항의 항공수요는 연평균 4.7%씩 늘어 2030년에는 2013년(967만명)의 두 배 이상인 2162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런 증가 속도라면 항공수요가 1678만명에 이르는 2023년께부터 김해공항의 활주로가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국토부는 예상했다. 수요조사는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이 맡았다.
지난해 김해공항 이용객은 국제선 591만명, 국내선 642만명 등 1233만명에 달했다.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발생에도 불구하고 개항 이래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2014년 파리공항공단 용역 결과(2015년 이용객 1093만명 추정)를 크게 웃돌았다. 정부의 신공항 백지화 결정의 핵심 근거가 된 2009년 국토연구원 전망치(2015년 이용객 450만명 추정)보다는 두 배 반 이상 많은 것이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급성장으로 항공시장이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공사기간 10년…“지금 착공해도 늦어”
오는 6월에 결정되는 동남권 신공항의 유력한 후보지는 여전히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하남이다. 부산은 ‘해상공항으로 장애물 없는 안전한 공항’을, 대구·경북은 ‘영남권 5개 도시에서 한 시간 이내 접근’을 각각 최대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두 공항 모두 건설 비용은 10조원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지 모두 동남권 메갈로폴리스 구축을 위한 장점을 갖추고 있다고 지적한다. 동남권은 물류·항만도시인 부산을 비롯해 자동차·에너지산업이 발달한 울산, 기계·자동차 부품 단지가 많은 창원, 조선·해양플랜트 도시인 거제 등 동남권 주요 도시의 산업 경쟁력도 상당하다. 또 각 도시 간 고속도로를 비롯해 KTX까지 갖추고 있어 육상 인프라도 우수하다. 신공항만 건설된다면 육상과 항만, 공항을 연계한 복합물류체계 구축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이뿐만 아니라 신공항 건설은 동남권 메갈로폴리스의 브랜드 가치와도 직결된다. 김유경 한국외국어대 대외부총장(국가브랜드연구센터장)은 “국가브랜드는 현지 외국인들에게 상품, 광고, 기업 등을 통해 형성되는 반면 도시브랜드는 방문한 외국인들의 경험을 통해 형성된다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해당 도시를 많이 방문할수록 브랜드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동남권의 대표 도시인 부산을 방문한 관광객은 2014년 300만명으로 같은 기간 서울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입지 선정과 함께 중요한 게 조기 착공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동남권 신공항은 완공까지 최소한 8~9년, 길게는 10년 이상이 걸리는 만큼 급증하는 김해공항 이용객을 감안할 때 추진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공항 입지가 결정되더라도 예비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실시설계 등 거쳐야 할 절차가 많다. 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김해공항이 2023년께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국내외 승객의 불편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김 부총장은 “6월 정부의 공항 입지 결정을 따르기로 한 관련 5개 시·도가 약속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며 “입지가 결정되면 조기에 착공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규제 완화 등 각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하인식/밀양=김해연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