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은 태평양을 지배하는 도시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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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미국 제2의 도시가 아니라 세계경제의 본부다.
부산도 그래야 한다.
태평양 양안의 인구만 44억명이다.
지역도시가 아니라 세계도시로 나가자.
한국경제신문이 부산서 도시 전략회의 여는 이유도 이것
18일 벡스코, 오후 2시: 발표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부산도 그래야 한다.
태평양 양안의 인구만 44억명이다.
지역도시가 아니라 세계도시로 나가자.
한국경제신문이 부산서 도시 전략회의 여는 이유도 이것
18일 벡스코, 오후 2시: 발표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지난 1월 부산 벡스코에서 드론 전시회인 ‘엑스포 코리아’가 열렸다. 일본 언론도 대대적으로 보도할 만큼 눈길을 끌었다. 세계의 드론 마니아들이 이 행사를 보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 마니아들은 이미 부산이 드론산업의 최적지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수십㎞의 해안선과 높은 산들은 이 산업에 안성맞춤이다. 바다와 산, 도시가 어우러진 지역은 세계에서도 몇 군데만 손에 꼽힌다.
대한항공도 드론연구개발을 주관하는 항공우주사업본부를 부산에 두고 있다. 43개의 드론 관련 기업들이 부산 인근에 자리잡고 있다. 부산시는 드론비즈니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금정구는 드론 교육훈련장을 따로 마련했다. 태평양 바다 위로 드론이 날아오른다. 부산 갈매기들의 꿈도 같이 날아오를 것이다. 크루즈선의 접안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관광객도 최근엔 봇물을 이룬다. 올 들어 두 달 동안만도 10척의 크루즈선이 4만3370여명의 관광객을 태우고 부산을 찾았다. 비수기로 불리는 겨울에 이처럼 많은 외국인 크루즈 관광객이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이들을 맞은 산뜻한 크루즈 터미널은 지난해 말 완공됐다. 크루즈 투어는 이제 새로운 부산의 먹거리다. 영화나 쇼핑 컨벤션 등 신성장 산업들이 부산을 두드린다. 소득이 높아질수록 ‘해양도시 부산’은 뜬다.
단순히 부산이 다시 비상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이미 철 지난 얘기다. 기업이 몰려들고 수출이 활기를 띤다. 지난해 다른 지역에서 부산으로 옮겨온 기업이 80개를 넘는다. 지난 2월 수출 건수는 8.9%나 상승했다. 감소 일색인 전국 통계와 비견할 바가 아니다. 부산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60% 이상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부산만의 향취가 묻어나는 경제다. 부산에는 해양문화 특유의 역동성과 개방성이 있다. 모든 것을 싸안을 수 있는 포용성도 크다. 무엇보다 미래를 예측하고 움직이는 진취성이 살아 있다. 개항과 일제강점시기, 6·25전쟁 등을 거치면서 축적돼온 부산의 강렬한 에너지다. 전국 각지에서, 아시아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뿜어내는 자유와 시장에 대한 열망일지도 모른다. 융합의 공간이요, 개척의 공간이다. 머지않아 부산은 태평양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일 것이다.
융합의 공간이다
부산은 올해 개항 140년을 맞았다. 해방 후 70여년 만에 인구 350만명이 넘는 거대도시로 자리잡았다. 세계에서 이렇게 인구가 불어나고 성장을 이룬 도시는 드물다. 천 년, 이천 년의 도시도 아니고 도시계획조차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다. 그래서 초고층과 산비탈이 공존한다. 보수동의 일본 가옥도, 영주동의 피란민 흔적도 여전히 남아 있다. 도시의 시간과 공간 모든 것이 혼재하고 있다. 부산은 그런 도시다.
초량 왜관은 숨 막히는 주자학의 조선이 바다로 열어놓은 한줄기 숨통이었다. 큰 장이 설 때는 3만명이 운집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일제 강점기엔 민족자본이 자라났다. 동명목재와 성창기업이 컸고 국제 삼화 진양 동양 태화 등 신발기업들도 씨를 뿌렸다. 제일제당과 럭키치약, 금성사도 이런 풍토에서 자라났다. 그렇게 부산은 1950~1960년대 한국 경제를 이끌었다. 하지만 1970년대 들어 울산공단이나 포항 창원 거제 등 주변 도시가 급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산업구조 전환의 실패를 심하게 겪었다.
소프트산업으로 재기
지금 다시 부산이 일어나고 있다. 그것도 산업화에서 지식정보화를 통해 서비스산업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다. 해양도시 부산에서는 여명도 일찍 찾아온다. 재빠르게 부산으로 이전해오는 기업의 절반 이상이 의료나 영상 교육 관광 등 지식서비스 관련 기업들이다. 이들은 센텀시티나 마린시티 등 쾌적한 환경에 둥지를 틀고 있다. 비즈니스 인프라, 문화, 쇼핑 등 환경이 갖춰진 지역이다.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의 ‘창조계급’이 생활하는 도시다. 소프트 지식산업은 집적한다는 그의 얘기가 딱 들어맞는다.
전국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 중 36%가 부산 해운대에 자리잡고 있다는 통계는 놀랄 만하다. 천혜의 입지가 가져다준 선물이다. 바르셀로나가 디지털을 화두로 내세웠지만 부산은 디지털 글로벌이다. 아마존 웹서비스도 부산에 클라우드서비스 혁신센터를 설립한다. 물론 해결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 도로나 교통 등 인프라가 부족하다. 공항도 글로벌 도시에 걸맞은 수준으로 키워야 한다. 태평양 양안의 인구는 지구의 3분의 2인 44억명이다. 이 거대한 인구를 신공항은 수용해야 한다. 우수 인재를 널리 유치하는 일도 남아 있다. 산업 구조를 재배치하고 특화된 분야끼리 집적지를 이루는 일도 중요하다.
디지털 글로벌의 패권
무엇보다 ‘태평양 도시 부산’이라는 비전이 먼저 서야 한다. 서울에 매달리고, 서울에 종속되는 그런 지역 도시여서는 안 된다. 아니 한반도에 갇힌 도시여서는 안 된다. 필리핀 베트남 등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 호주와 인도가 부산의 앞마당이다. 다행히도 이들 국가의 경제는 최근 들어 더욱 뻗어나가는 중이다. 이는 부산에 절대적 이점이다. 대륙의 끝이 아니라 태평양의 출발점이요, 센터요, 요충이어야 한다. 대륙의 에너지를 태평양으로 뿜어내는 열린 도시로의 변환이다. 바르셀로나가 해상강국 스페인을 만들고 리버풀이 대영제국을 세웠듯이 부산이야말로 부강한 한국을 이끌어내는 기지요 본부여야 한다. 이미 부산은 베이징과 도쿄를 사정권에 넣은 센텀시티를 출발시켜본 경험이 있다.
태평양을 지배하는 국가가 21세기를 지배한다. 그것이 부산의 새로운 비전이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오늘 벡스코에서 ‘부산 도시브랜드 전략 콘퍼런스’를 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기대한다.
대한항공도 드론연구개발을 주관하는 항공우주사업본부를 부산에 두고 있다. 43개의 드론 관련 기업들이 부산 인근에 자리잡고 있다. 부산시는 드론비즈니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금정구는 드론 교육훈련장을 따로 마련했다. 태평양 바다 위로 드론이 날아오른다. 부산 갈매기들의 꿈도 같이 날아오를 것이다. 크루즈선의 접안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관광객도 최근엔 봇물을 이룬다. 올 들어 두 달 동안만도 10척의 크루즈선이 4만3370여명의 관광객을 태우고 부산을 찾았다. 비수기로 불리는 겨울에 이처럼 많은 외국인 크루즈 관광객이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이들을 맞은 산뜻한 크루즈 터미널은 지난해 말 완공됐다. 크루즈 투어는 이제 새로운 부산의 먹거리다. 영화나 쇼핑 컨벤션 등 신성장 산업들이 부산을 두드린다. 소득이 높아질수록 ‘해양도시 부산’은 뜬다.
단순히 부산이 다시 비상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이미 철 지난 얘기다. 기업이 몰려들고 수출이 활기를 띤다. 지난해 다른 지역에서 부산으로 옮겨온 기업이 80개를 넘는다. 지난 2월 수출 건수는 8.9%나 상승했다. 감소 일색인 전국 통계와 비견할 바가 아니다. 부산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60% 이상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부산만의 향취가 묻어나는 경제다. 부산에는 해양문화 특유의 역동성과 개방성이 있다. 모든 것을 싸안을 수 있는 포용성도 크다. 무엇보다 미래를 예측하고 움직이는 진취성이 살아 있다. 개항과 일제강점시기, 6·25전쟁 등을 거치면서 축적돼온 부산의 강렬한 에너지다. 전국 각지에서, 아시아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뿜어내는 자유와 시장에 대한 열망일지도 모른다. 융합의 공간이요, 개척의 공간이다. 머지않아 부산은 태평양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일 것이다.
융합의 공간이다
부산은 올해 개항 140년을 맞았다. 해방 후 70여년 만에 인구 350만명이 넘는 거대도시로 자리잡았다. 세계에서 이렇게 인구가 불어나고 성장을 이룬 도시는 드물다. 천 년, 이천 년의 도시도 아니고 도시계획조차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다. 그래서 초고층과 산비탈이 공존한다. 보수동의 일본 가옥도, 영주동의 피란민 흔적도 여전히 남아 있다. 도시의 시간과 공간 모든 것이 혼재하고 있다. 부산은 그런 도시다.
초량 왜관은 숨 막히는 주자학의 조선이 바다로 열어놓은 한줄기 숨통이었다. 큰 장이 설 때는 3만명이 운집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일제 강점기엔 민족자본이 자라났다. 동명목재와 성창기업이 컸고 국제 삼화 진양 동양 태화 등 신발기업들도 씨를 뿌렸다. 제일제당과 럭키치약, 금성사도 이런 풍토에서 자라났다. 그렇게 부산은 1950~1960년대 한국 경제를 이끌었다. 하지만 1970년대 들어 울산공단이나 포항 창원 거제 등 주변 도시가 급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산업구조 전환의 실패를 심하게 겪었다.
소프트산업으로 재기
지금 다시 부산이 일어나고 있다. 그것도 산업화에서 지식정보화를 통해 서비스산업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다. 해양도시 부산에서는 여명도 일찍 찾아온다. 재빠르게 부산으로 이전해오는 기업의 절반 이상이 의료나 영상 교육 관광 등 지식서비스 관련 기업들이다. 이들은 센텀시티나 마린시티 등 쾌적한 환경에 둥지를 틀고 있다. 비즈니스 인프라, 문화, 쇼핑 등 환경이 갖춰진 지역이다.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의 ‘창조계급’이 생활하는 도시다. 소프트 지식산업은 집적한다는 그의 얘기가 딱 들어맞는다.
전국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 중 36%가 부산 해운대에 자리잡고 있다는 통계는 놀랄 만하다. 천혜의 입지가 가져다준 선물이다. 바르셀로나가 디지털을 화두로 내세웠지만 부산은 디지털 글로벌이다. 아마존 웹서비스도 부산에 클라우드서비스 혁신센터를 설립한다. 물론 해결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 도로나 교통 등 인프라가 부족하다. 공항도 글로벌 도시에 걸맞은 수준으로 키워야 한다. 태평양 양안의 인구는 지구의 3분의 2인 44억명이다. 이 거대한 인구를 신공항은 수용해야 한다. 우수 인재를 널리 유치하는 일도 남아 있다. 산업 구조를 재배치하고 특화된 분야끼리 집적지를 이루는 일도 중요하다.
디지털 글로벌의 패권
무엇보다 ‘태평양 도시 부산’이라는 비전이 먼저 서야 한다. 서울에 매달리고, 서울에 종속되는 그런 지역 도시여서는 안 된다. 아니 한반도에 갇힌 도시여서는 안 된다. 필리핀 베트남 등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 호주와 인도가 부산의 앞마당이다. 다행히도 이들 국가의 경제는 최근 들어 더욱 뻗어나가는 중이다. 이는 부산에 절대적 이점이다. 대륙의 끝이 아니라 태평양의 출발점이요, 센터요, 요충이어야 한다. 대륙의 에너지를 태평양으로 뿜어내는 열린 도시로의 변환이다. 바르셀로나가 해상강국 스페인을 만들고 리버풀이 대영제국을 세웠듯이 부산이야말로 부강한 한국을 이끌어내는 기지요 본부여야 한다. 이미 부산은 베이징과 도쿄를 사정권에 넣은 센텀시티를 출발시켜본 경험이 있다.
태평양을 지배하는 국가가 21세기를 지배한다. 그것이 부산의 새로운 비전이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오늘 벡스코에서 ‘부산 도시브랜드 전략 콘퍼런스’를 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