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미디어 뉴스룸-한경 비즈니스] 한국 첫 드론 '송골매' 후예들이 뜬다

하늘 위 새로운 세상 만난다…날아라 드론

바이로봇·유콘시스템·엑스드론…기술력 무기로 세계 시장 '노크'

드론(무인항공기)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개화하면서 한국에서도 여러 업체가 드론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한국은 미국 중국 유럽 등에 비해서는 시장 진출이 많이 늦은 편이다. 하지만 드론산업은 아직 개화기다. 선두 대열에 오르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한국 최초의 드론은 1990년대 초반 개발된 군 정찰용 저고도 단거리 무인항공기 ‘송골매’다. 2001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생산해 육군 군단급에 배치돼 있다. 송골매 이전에는 1970년대 후반 국방과학연구소가 영국과 협력해 개발한 드론 ‘솔개’가 있었다. 초창기 KAI가 주도해온 드론 시장은 2~3년 전부터 자체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업체들이 속속 시장에 뛰어들면서 급격히 커지고 있다.

완구형 드론 제조업체인 바이로봇은 5년 이상 비행로봇 관련 연구 경력을 갖춘 개발자들이 합심해 2011년에 세운 회사다. 지상기 대표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로봇공학을 전공한 이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비행로봇팀에서 근무했다.

바이로봇이 2013년 선보인 드론파이터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쿼드콥터(회전날개가 네 개 달린 무인항공기) 모형으로 기존 무선조종 헬기에 비해 조종이 쉽고 가상현실에서만 가능한 비행 게임을 현실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지난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쇼(CES) 한국관에서 국내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레저용 소형 드론 모델을 선보여 프랑스 일본 등의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유콘시스템(공동대표 전용우·송재근)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기술력을 먼저 인정받은 업체다. 2001년 설립 후 자체 기술로 생산한 무인항공기 통제 장비를 국내 최초로 수출했다. 2001년 설립 당시 창립 멤버 6명 모두 엔지니어 출신으로 대우중공업·KAI를 거치며 무인항공기를 연구해왔기 때문에 기술력으로 무장한 업체라고 볼 수 있다.

무인항공기와 무인 헬리콥터 등 항공 분야와 정찰용 로봇, 감시 카메라 등으로 구성된 지상 분야를 실시간 통합 관리하는 ‘통합 감시 정찰 체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09년에는 소형 무인항공기 ‘리모아이-006’을 개발해 한국의 해병대와 아프가니스탄 파병 부대에 보급했다.

유맥에어(대표 최종필)는 2011년 설립된 에이치케이이엔씨의 무선조종 촬영 장비를 연구하는 부설 개발연구소에서 시작해 2015년 11월 무인 비행 장치 제조 및 개발 전문 회사로 분사했다. 그동안 접이식 항공촬영용 기체(UM 시리즈), 항공 방제용 방수 드론인 ‘세레스(CERES)’, 장거리 비행용 드론 ‘해머(HAMMER)’ 등 제품을 개발해 선보였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무인비행기와 관련한 특허 출원 건수가 11건에 달할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2010년 설립 이후 공공·재난 분야에 집중해온 엑스드론(대표 진정회)은 5㎏급 드론부터 적재 중량 10㎏급의 중형 드론까지 특수 목적에 맞는 다양한 드론을 선보이고 있다. 엑스드론은 산불 진화, 산림 감시, 해양 환경 감시, 시설물 관리 및 대형 건축물 감시 등 안전·방재용 드론을 제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요처의 90%가 정부 기관이다. 진정회 엑스드론 대표는 “기체 안정화 장비와 카메라를 장착한 소형 드론 개발을 시작했다”며 “앞으로 사업 분야를 더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현주 한경비즈니스 기자 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