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으로 당뇨 진단 더 정확해진다
국내 연구진이 피부에 붙이는 당뇨 진단 및 치료용 패치(사진)를 개발했다. 기존에 개발된 패치보다 혈당을 더 정확히 측정해 시장 전망이 밝다는 평가다.

김대형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연구위원(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과 이현재 IBS 연구원은 땀 속 혈당을 측정하고 필요하면 당뇨 치료제를 주입하는 패치를 개발했다고 21일 발표했다.

당뇨병은 혈액 속에 포도당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대사성 질환이다. 국내에만 환자가 350만명에 이르고, 혈관과 신경계를 망가뜨려 각종 합병증을 유발하는 성인병이다. 아직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환자들은 주기적으로 혈당을 확인하고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안고 살아간다.

연구진은 피부에 쉽게 붙였다 뗐다 하는 패치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패치를 얇게 만들기 위해 차세대 소재인 그래핀(육각형 탄소 분자로 구성된 평면 물질) 위에 땀에 포함된 당(糖) 농도와 습도, 온도를 측정하는 센서를 붙였다. 또 패치에 피부 각질층을 뚫고 약물을 주입하는 10~20㎛(1㎛=100만분의 1) 크기의 침을 심었다. 고혈당이 감지되면 침에 묻어 있던 약물이 피부 각질층 아래로 전달되는 원리다.

연구진은 일부러 당뇨에 걸리게 한 쥐에게 이 패치를 붙인 뒤 시험한 결과 혈당이 정상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패치는 1주일 정도 반복해 사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실제 당뇨 환자들이 이용하려면 수명을 한 달까지 더 늘리고 혈당 측정 정확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대형 연구위원은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전자 피부나 패치 형태의 다양한 바이오 센서 시스템에 광범위하게 활용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3월22일자에 실렸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