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조성진 H&A사업본부장(사장), 권봉석 HE사업본부장(부사장), 최상규 한국영업본부장(사장), 안승권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이 28일 서울 LG전자 서초R&D캠퍼스에서 열린 'LG 시그니처 신제품 발표회'에서 제품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성진 H&A사업본부장(사장), 권봉석 HE사업본부장(부사장), 최상규 한국영업본부장(사장), 안승권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이 28일 서울 LG전자 서초R&D캠퍼스에서 열린 'LG 시그니처 신제품 발표회'에서 제품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박희진 기자 ] LG전자가 초(超)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초강력 리더십을 선보이고 있다. 최고경영진이 참여한 '디자인위원회'를 주축으로 초프리미엄 가전 통합 브랜드인 'LG 시그니처'를 론칭한 것. 향후 제품군 확대와 브랜드 육성을 위한 충분한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조성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장(사장·사진)은 28일 서울 서초구 LG전자 연구·개발(R&D)캠퍼스에서 열린 'LG 시그니처 신제품 발표회'에서 "시그니처 브랜드 안착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이 같은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공식 출범한 LG 시그니처는 LG전자의 기존 프리미엄급을 뛰어넘는 최상위 제품들로 구성된 가전 통합 브랜드다. LG전자는 압도적인 성능과 정제된 디자인, 직관적인 사용성을 특징으로 꼽았다.

최근 가전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LG전자가 수익성과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되는 프리미엄 시장을 집중 공략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 사장은 "시그니처를 기획할 때 개별 제품의 판매 목표보다는 브랜드 강화 여부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LG 시그니처는 올해 글로벌 가전제품 시장에서 LG전자의 위상을 끌어올려야 하는 전략 브랜드다. "주력 제품군을 프리미엄 이상의 초프리미엄으로 탈바꿈시켜라"고 주문한 구본무 LG 회장의 특명을 반영한 제품이기도 하다.

LG전자 측은 이날 시그니처 브랜드의 개발 과정이 쉽지 않았음을 털어놨다. 특히 기술과 비용 문제를 이유로 각 사업부별 실무진에선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시그니처 브랜드가 완성된 데는 디자인위원회의 리더십과 의사결정 방식이 주효했다는 것.

디자인위원회는 각 사업부와는 별도로 존재하면서 LG 시그니처 제품의 기획부터 개발 마케팅 등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안승권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시그니처 디자인위원회는 단순히 제품이 아닌 소비자가 쓰는 공간에 집중해 각 공간에 가장 최적의 제품이 무엇인지 고민했다"며 "디자인위원회에서 기획한 제품을 각 사업부에서 무조건 개발하도록 명령하는 방식이었다"고 소개했다.

LG전자는 향후 디자인위원회를 중심으로 시그니처 브랜드를 다른 제품군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조사장은 "그동안 LG전자가 손 놓고 있던 제품군까지 포함해 시그니처 브랜드를 확장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LG 시그니처 제품군. / 사진=LG전자 제공
LG 시그니처 제품군. / 사진=LG전자 제공
이날 공개된 시그니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와 냉장고, 세탁기, 가습공기청정기는 모두 깔끔하게 절제된 디자인이 특징. 제품의 본질에 충실하면서 불필요한 요소를 과감히 제거해 절제의 미를 살렸다는 평가다.

성능 면에선 기존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볼 수 없었던 기능이 눈에 띈다. 시그니처 냉장고의 경우 사용자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인식해 냉장실 문이 자동으로 열고 닫히는 '오토 스마트 시스템'과 노크만으로 냉장고 문을 열지 않고 내부를 볼 수 있는 '노크온 매직스페이스'를 적용했다.

가습공기청정기는 물 입자를 공기 중에 흩뿌려 필터에서 걸러진 오염물질을 한번 더 제거하는 '에코 워터링 시스템'이 특징이다.

최고급 성능과 디자인 만큼 가격도 초고가다. 개별 제품은 기존 LG 프리미엄급보다 약 100만원 이상 비싸다. 4개 제품을 모두 구입할 경우 가격은 약 2500만원에 달한다. LG전자가 지난해 선보인 프리미엄 패키지 '스튜디오' 제품의 가격 1600만원(1만5000달러)보다 1000만원 가량이 더 든다.

LG전자는 이달 말부터 국내에서 LG 시그니처 신제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오는 6월 미국을 시작으로 연내 유럽 등 글로벌 론칭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