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장인·한국 사위 '도예 앙상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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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 사카이 요시키·송지섭 씨
6~25일 갤러리 밈서 공동 작품전
6~25일 갤러리 밈서 공동 작품전
일본 원로 도예가 사카이 요시키는 40여년 동안 전통 도자기의 현대적 변용을 실험해 왔다. 도쿄 북쪽 이바라키현에 있는 도예촌 가사마에서 활동하며 일본의 도예정신을 계승해 온 그는 흙의 물성을 깨워 자연에 대한 깊은 경외심을 도자기에 담아냈다. 일본전통공예전과 일본도예전에서 수차례 입선해 이름을 날렸고, 한때 만화가 허영만 씨에게 도자기 제작 과정을 지도하기도 했다.
일본 미술계에서 ‘인간문화재’ 후보로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는 사카이 요시키와 그의 문하생이자 사위인 한국인 도예가 송지섭 씨가 오는 6~25일 서울 인사동 갤러리 밈에서 공동 작품전을 펼친다.
전시회 주제는 ‘일본 장인-한국 사위’. 사카이 요시키가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대표작 30여점과 도자예술의 기능성을 실험하고 있는 사위 송씨의 근작 40여점이 소개된다. 일본 장인의 우아하고 장중한 작품과 젊은 한국 작가의 경쾌한 도예미학을 서로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사카이 요시키의 작품은 도자기 특유의 무게감과 중후하고 세련된 멋이 인상적이다. 전통 도자기의 비례, 균형, 색깔을 아우르면서 현대적 미감을 곁들였다. 물레 작업을 통해 흙으로 모형을 만들어 유약을 올린 뒤 최종적으로 장작 가마에 구우면 작품이 완성된다. 몸에 밴 물레질부터 성형, 조각, 유약 바르기, 장작가마 등 모든 과정을 혼자서 해내는 그가 1년에 완성하는 작품은 한두 점. 도자기에서 진한 장맛이 우러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발이나 둥근 모형의 도예 작품에서는 토속적 색감과 차가운 남색, 반짝이는 유약을 결합해서인지 색감이 서로 충돌하면서 절묘하게 모던한 감성이 느껴진다.
도자기의 묵직한 예술성에 중점을 둔 장인과 달리 사위는 흙의 물성에 사람의 촉각을 접목하는 데 주력했다. 미학적으로 드러나는 조형 요소는 물론 ‘담음’을 실행하는 용기로서의 기능을 동시에 잡아내기 때문이다. 흙 속에 숨겨진 조형성, 편의성, 보편성을 고루 찾아내다 보니 도자기 특유의 골기를 비껴나기도 한다. 울퉁불퉁한 사각형 연필꽂이, 현대적인 디자인 감각이 깃든 컵 등에서는 만지는 사람마다의 빛깔과 향기가 싹트고, 인간의 오감이 함께 전해진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현진 큐레이터는 “장인의 길을 걸어가고 싶은 사위와, 그 사위의 내면을 지켜보는 장인의 시선이 마치 흑백사진 속에 찍힌 묵직한 흙덩이처럼 다가온다”고 평했다.
(02)733-8877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일본 미술계에서 ‘인간문화재’ 후보로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는 사카이 요시키와 그의 문하생이자 사위인 한국인 도예가 송지섭 씨가 오는 6~25일 서울 인사동 갤러리 밈에서 공동 작품전을 펼친다.
전시회 주제는 ‘일본 장인-한국 사위’. 사카이 요시키가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대표작 30여점과 도자예술의 기능성을 실험하고 있는 사위 송씨의 근작 40여점이 소개된다. 일본 장인의 우아하고 장중한 작품과 젊은 한국 작가의 경쾌한 도예미학을 서로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사카이 요시키의 작품은 도자기 특유의 무게감과 중후하고 세련된 멋이 인상적이다. 전통 도자기의 비례, 균형, 색깔을 아우르면서 현대적 미감을 곁들였다. 물레 작업을 통해 흙으로 모형을 만들어 유약을 올린 뒤 최종적으로 장작 가마에 구우면 작품이 완성된다. 몸에 밴 물레질부터 성형, 조각, 유약 바르기, 장작가마 등 모든 과정을 혼자서 해내는 그가 1년에 완성하는 작품은 한두 점. 도자기에서 진한 장맛이 우러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발이나 둥근 모형의 도예 작품에서는 토속적 색감과 차가운 남색, 반짝이는 유약을 결합해서인지 색감이 서로 충돌하면서 절묘하게 모던한 감성이 느껴진다.
도자기의 묵직한 예술성에 중점을 둔 장인과 달리 사위는 흙의 물성에 사람의 촉각을 접목하는 데 주력했다. 미학적으로 드러나는 조형 요소는 물론 ‘담음’을 실행하는 용기로서의 기능을 동시에 잡아내기 때문이다. 흙 속에 숨겨진 조형성, 편의성, 보편성을 고루 찾아내다 보니 도자기 특유의 골기를 비껴나기도 한다. 울퉁불퉁한 사각형 연필꽂이, 현대적인 디자인 감각이 깃든 컵 등에서는 만지는 사람마다의 빛깔과 향기가 싹트고, 인간의 오감이 함께 전해진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현진 큐레이터는 “장인의 길을 걸어가고 싶은 사위와, 그 사위의 내면을 지켜보는 장인의 시선이 마치 흑백사진 속에 찍힌 묵직한 흙덩이처럼 다가온다”고 평했다.
(02)733-8877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