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근직 잇츠스킨 대표이사(사진=잇츠스킨 제공)
유근직 잇츠스킨 대표이사(사진=잇츠스킨 제공)
"한국에서 로드숍 브랜드인 잇츠스킨은 중국에서는 백화점에서도 판매할 계획입니다. 각 시장의 특성에 맞춘 유연한 판매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유근직 잇츠스킨 대표이사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지 100일이 된 5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인지도를 한층 다지고 브랜딩과 해외 사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불화장품의 자회사인 잇츠스킨은 지난해 화장품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회사 중 한 곳이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국내증시에 데뷔하는 한편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해 로드숍 시장 순위(매출 기준)가 두 계단이나 뛰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모회사인 한불화장품이 네오팜을 인수하면서 잇츠스킨의 유 대표가 두 회사를 함께 이끌게 된 점도 이목을 끌었다.

유 대표는 잇츠스킨이 중국 소비자에게 이름을 알리며 매출 성과를 거둔 현 시점에서 앞으로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잇츠스킨 제공
사진=잇츠스킨 제공
그는 "중국 현지 업체들이 무섭게 성장했고, 한국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이 진출해 있는 만큼 국내 브랜드와의 기술 격차는 거의 없다"며 "'메이드인 차이나' 시대를 맞더라도 돋보일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잇츠스킨은 올해 제품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중국 현지에서 다양한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제품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현재 수출대행업체인 수인코스메틱을 통해 일부 보세지역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올해 현지법인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을 내며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에 상하이, 베이징 지역 백화점, 대형 쇼핑몰의 경우 인기 제품인 달팽이 제품(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 라인으로만 구성한 프리미엄 콘셉트 매장을 내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2·3선 도시의 경우 드러그스토어 등에도 입점한다는 방침이다.

걸림돌은 총 46개 품목이 출시된 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 라인이 아직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의 위생허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라인은 지난해 잇츠스킨 매출의 91%를 차지한 주력제품군이다.

유 대표는 "위생허가를 단시일 내 받지 못하면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한불화장품의 중국 공장을 활용해 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 라인을 현지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어 유 대표는 화장품을 '문화상품'으로 정의하고 한국 화장품의 경쟁력이 출중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7년 전 제품이 출시된 후 국내외에서 수많은 유사품이 나왔지만 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 제품의 위상이 굳건했다"며 "경쟁이 치열한 한국 화장품 시장에서 살아 남은 브랜드들이 중국이란 큰 시장을 만나 더 큰 기회를 맞은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에 이어 최근 진출한 인도 시장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잇츠스킨은 지난달 인도 4대 소비재 유통그룹인 다부르 인디아 그룹 계열 뉴우의 유통체인 입점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바 있다. 올해 델리를 중심으로 총 20개 매장에 입점할 계획이다.

그는 "중국 사업과 함께 '제 2의 중국'을 찾는 계획을 병행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더 큰 사업 기회를 찾기 위해 유럽 색조 화장품 인수(M&A) 대상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불화장품이 인수한 네오팜과 잇츠스킨의 시너지 효과는 어떻게 발생할까. 유 대표는 잇츠스킨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네오팜에서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현 시점에서 두 브랜드 간 숍인숍 매장 구성, 협업 제품 출시 등 브랜드간 연계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잇츠스킨이 상장한 후 엎치락뒤치락하던 주가는 공모가와 같은 수준인 제자리(4일 종가 기준 17만원)로 돌아왔다. 주가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떨까. 유 대표는 잇츠스킨의 지분 0.88%(7만6670주)를 보유한 주주이기도 하다.

유 대표는 "최근 중국 경기 등 불안에 대해 선반영된 상태"라며 "향후 장기적인 사업 성과가 시간이 지나며 주가에도 반영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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