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에서 대기업 총수로 발돋움한 서정진(60) 셀트리온 회장이 '첫 작품'을 세계 최대 미국 시장에 진출시키고 '샐러리맨 신화'의 새 장을 열었다.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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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셀트리온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맵)의 판매를 허가했다.

무너진 자동차 회사의 임원 출신으로 맨땅에서 셀트리온을 창립한 지 약 14년 만이다.

서정진 회장은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삼성전기에 입사했다. 1985년에는 '한국생산성본부'라는 공공기관으로 이직했는데 이곳에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과 인연이 닿아 34살의 나이에 대우그룹의 임원으로 발탁됐다. 그러나 IMF외환위기 시절 대우그룹이 해체하면서 결국 회사를 떠났다.

그렇게 월급쟁이 생활을 마감한 지 약 3년 뒤 대우차의 옛 동료와 세운 회사가 셀트리온이다.

정보기술(IT) 벤처로 몰리던 시절이었지만, 서 회장은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의 특허가 2013년부터 만료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바이오의약품 사업을 시작했다.

지금은 그의 선택이 옳았다는 점이 분명한 드러났지만, 당시에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다.

처음에는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기술력 자체를 의심받았다.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개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을 때는 이 의약품이 '국내용'에 머물 거라는 의구심이 뒤따랐다.

하지만 현재 셀트리온은 세계 70여 개국에서 렘시마를 판매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전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도 램시마를 진출시켰다.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셀트리온은 이달부터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서정진 회장은 국내에 드문 '자수성가'형 1조 자산가가 됐다.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겠다. 샐러리맨의 롤모델이 돼야 한다"던 그의 소신이 현실이 됐다는 평가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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