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 전문업체인 SPC가 토종 천연효모를 찾아내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용화에 성공했다는 소식이다.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과 11년간의 공동연구 끝에 전통 누룩에서 천연효모를 발굴해 식빵 등 27가지 빵을 만들었다. SPC는 이 천연효모와 유산균 세 가지에 대해 세계 특허 출원까지 마쳤다. 이 회사는 기존 식품생명공학연구소와는 별도로 올 상반기 평택 공장에 미생물연구센터를 설립해 효모 대량생산과 상업용 이스트 개발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한다.

효모는 밀가루 물 소금과 함께 빵의 4대 원료로 꼽히는 핵심 요소다. 맥주의 향과 맛이 어떤 효모와 홉을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듯 빵 또한 효모에 좌우된다. 그러나 효모 개발과 연구는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프랑스 영국 캐나다 일본 등 선진국에다 중국까지 독자 효모를 갖고 있지만 한국은 자체 효모가 없어 국내 제빵업계는 외국산 상업용 이스트나 제빵사가 경험으로 만든 반죽 형태의 발효종에 의존해 왔다. 이번 천연효모 개발에 대해서는 국내 발효식품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SPC는 이번에 누룩에 있는 미생물 1만여종 중에서 천연효모 한 개를 찾아냈다. 이 회사는 이 효모 외에 국내 청정지역에서 채집한 미생물 등에서 200여개의 천연효모 후보군을 갖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이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 제빵용 천연효모를 추가 발굴해 단팥빵 크루아상 등 각종 빵에 맞는 상업용 이스트를 개발하고 배양해 수출도 할 것이라고 한다. 취약한 국내 미생물 연구에도 자극이 될 것이다.

제빵왕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집념이 한국 빵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이 회사는 빵의 본고장인 파리에 파리바게뜨 매장을 내 입성하고 미국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지난해 창립 70주년을 맞아 해외 진출국가를 20여개국으로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SPC는 이번에 독자 개발한 효모로 만든 빵으로 쟁쟁한 글로벌 업체들과 정면 대결하겠다고 한다. 혁신과 도전은 항상 보기 좋다. 한국 빵이 세계시장을 누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