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마침내 '빅2' 뚫은 셀트리온, 'K-바이오시밀러' 꽃 피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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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머티즘 관절염 램시마, 유럽 흥행 이어 美 20조 시장 첫 진출
유럽 EMA·美 FDA 허가받은 세계 최초의 항체바이오시밀러
3년내 오리지널 대체 기대…'램시마 효과'에 수출도 급증
셀트리온, 내년 10억弗 전망
유럽 EMA·美 FDA 허가받은 세계 최초의 항체바이오시밀러
3년내 오리지널 대체 기대…'램시마 효과'에 수출도 급증
셀트리온, 내년 10억弗 전망
셀트리온이 전 세계 항체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자체 개발한 류머티즘관절염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는 2013년 9월 유럽 최초로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이달 초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를 최종 통과했다. 바이오시밀러가 글로벌 ‘빅2’ 시장인 유럽과 미국의 허가를 모두 통과한 것은 셀트리온이 처음이다. 오리지널인 항체의약품에 비해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초기 진입자가 파이의 상당 부분을 선점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의 특성이 어느 분야보다 강하다. 전문가들은 “셀트리온이 유럽뿐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도 상당 기간 독점적 위치에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입지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바이오벤처로 출발한 셀트리온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EMA뿐 아니라 모든 제약·바이오기업의 최종 관문격인 FDA마저 통과한 점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수천억원이 들어가는 글로벌 임상시험을 거쳐 유럽과 미국의 보건당국 심사를 통과했다는 것은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수출과는 또 다른 의미”라며 “셀트리온의 FDA 허가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술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바이오 시밀러 선구자로 우뚝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지난 6일 FDA의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미국 보건당국이 바이오시밀러를 허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램시마는 연간 12조원이 팔리는 존슨앤드존슨의 오리지널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다. 셀트리온은 오리지널의 미국 특허 만료를 겨냥해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해왔다.
이번 허가로 셀트리온은 미국에서 최소 2년간 유일한 바이오시밀러 위치에서 제품을 팔 수 있게 됐다. 미국의 바이오기업인 암젠, 노바티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도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거나 개발 완료했으나 아직 미국 허가를 신청한 업체는 없다. 허가 신청에서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소 18개월이 걸리는 데다 미국 현지 가교임상까지 감안하면 최소 2년 이상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판매를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가 맡고 있는 것도 셀트리온에는 긍정적 요인이다.
램시마는 이르면 오는 10월께 미국 시장에서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미국의 연간 레미케이드 시장 규모는 약 5조5000억원이며 류머티즘관절염 등의 항체의약품 시장 규모는 이보다 큰 20조원에 달한다.
글로벌 제약사 발판 마련
항체의약품은 의약품 중에서도 가장 매출이 큰 제품들이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 상위 10개 가운데 휴미라 등의 항체의약품이 5개를 차지할 정도다.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를 만든 레미케이드를 비롯 휴미라 엔브렐 등 주요 제품의 연간 매출이 10조원을 훌쩍 넘는다. 셀트리온은 이들 항체의약품의 특허 만료 시기를 겨냥해 적시에 허가를 통과한 바이오시밀러를 내놓은 것이다. 오리지널을 보유한 글로벌 업체들이 셀트리온의 행보를 눈여겨보고 있는 이유다. 화이자, 암젠 등 오리지널 업체들이 뒤늦게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든 것도 특허가 만료된다는 고민 때문이다.
“3년이면 오리지널 50% 대체”
램시마의 해외 시장 침투 속도는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고 있다. 당초 “오리지널을 사용하는 의사들이 바이오시밀러로 전환하는 것을 주저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며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았다. 하지만 램시마의 유럽 진출 첫해 성적표를 받아 본 전문가들은 일제히 놀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램시마는 2015년 3월부터 영국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판매에 들어갔다. 첫해 시장 점유율이 18~20%에 달했다. 출시 직전 첫해 5~8%를 예상한 전망이 크게 빗나간 것이다. 유럽 등 일부 국가 대상 판매를 시작한 2014년 3월 233명이던 처방환자 수는 2015년 12월 5만7992명으로 수직 상승했다.
램시마 출시 이후 유럽에서 오리지널을 판매하던 MSD는 직격탄을 맞았다.지난해 MSD의 유럽 매출은 전년 대비 24.4%(5억7800만달러) 줄었다. 2015년 2분기 7.1%였던 감소율이 4분기에는 18.9%에 달하는 등 바이오시밀러 충격에 휩싸였다. 전문가들은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을 50%가량 대체하는 기간을 당초 7~8년으로 예상했으나 ‘램시마 효과’이후 이를 3~4년으로 대폭 수정했다.
셀트리온의 수출도 급증세다. 2014년 1억4000만달러에서 2015년에는 4억1700만달러도 네 배 이상 뛰었다. 셀트리온은 미국 판매가 본격화되는 내년에는 1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결코 이룰 수 없을 것 같던 국내 단일 의약품 1조원 수출이 내년에 처음 실현될 것”이라며 “FDA 승인은 한국 제약·바이오기업도 ‘퍼스트 무버’ 전략으로 승부하면 ‘코리안 루트’를 개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강조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바이오벤처로 출발한 셀트리온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EMA뿐 아니라 모든 제약·바이오기업의 최종 관문격인 FDA마저 통과한 점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수천억원이 들어가는 글로벌 임상시험을 거쳐 유럽과 미국의 보건당국 심사를 통과했다는 것은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수출과는 또 다른 의미”라며 “셀트리온의 FDA 허가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술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바이오 시밀러 선구자로 우뚝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지난 6일 FDA의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미국 보건당국이 바이오시밀러를 허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램시마는 연간 12조원이 팔리는 존슨앤드존슨의 오리지널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다. 셀트리온은 오리지널의 미국 특허 만료를 겨냥해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해왔다.
이번 허가로 셀트리온은 미국에서 최소 2년간 유일한 바이오시밀러 위치에서 제품을 팔 수 있게 됐다. 미국의 바이오기업인 암젠, 노바티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도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거나 개발 완료했으나 아직 미국 허가를 신청한 업체는 없다. 허가 신청에서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소 18개월이 걸리는 데다 미국 현지 가교임상까지 감안하면 최소 2년 이상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판매를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가 맡고 있는 것도 셀트리온에는 긍정적 요인이다.
램시마는 이르면 오는 10월께 미국 시장에서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미국의 연간 레미케이드 시장 규모는 약 5조5000억원이며 류머티즘관절염 등의 항체의약품 시장 규모는 이보다 큰 20조원에 달한다.
글로벌 제약사 발판 마련
항체의약품은 의약품 중에서도 가장 매출이 큰 제품들이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 상위 10개 가운데 휴미라 등의 항체의약품이 5개를 차지할 정도다.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를 만든 레미케이드를 비롯 휴미라 엔브렐 등 주요 제품의 연간 매출이 10조원을 훌쩍 넘는다. 셀트리온은 이들 항체의약품의 특허 만료 시기를 겨냥해 적시에 허가를 통과한 바이오시밀러를 내놓은 것이다. 오리지널을 보유한 글로벌 업체들이 셀트리온의 행보를 눈여겨보고 있는 이유다. 화이자, 암젠 등 오리지널 업체들이 뒤늦게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든 것도 특허가 만료된다는 고민 때문이다.
“3년이면 오리지널 50% 대체”
램시마의 해외 시장 침투 속도는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고 있다. 당초 “오리지널을 사용하는 의사들이 바이오시밀러로 전환하는 것을 주저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며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았다. 하지만 램시마의 유럽 진출 첫해 성적표를 받아 본 전문가들은 일제히 놀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램시마는 2015년 3월부터 영국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판매에 들어갔다. 첫해 시장 점유율이 18~20%에 달했다. 출시 직전 첫해 5~8%를 예상한 전망이 크게 빗나간 것이다. 유럽 등 일부 국가 대상 판매를 시작한 2014년 3월 233명이던 처방환자 수는 2015년 12월 5만7992명으로 수직 상승했다.
램시마 출시 이후 유럽에서 오리지널을 판매하던 MSD는 직격탄을 맞았다.지난해 MSD의 유럽 매출은 전년 대비 24.4%(5억7800만달러) 줄었다. 2015년 2분기 7.1%였던 감소율이 4분기에는 18.9%에 달하는 등 바이오시밀러 충격에 휩싸였다. 전문가들은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을 50%가량 대체하는 기간을 당초 7~8년으로 예상했으나 ‘램시마 효과’이후 이를 3~4년으로 대폭 수정했다.
셀트리온의 수출도 급증세다. 2014년 1억4000만달러에서 2015년에는 4억1700만달러도 네 배 이상 뛰었다. 셀트리온은 미국 판매가 본격화되는 내년에는 1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결코 이룰 수 없을 것 같던 국내 단일 의약품 1조원 수출이 내년에 처음 실현될 것”이라며 “FDA 승인은 한국 제약·바이오기업도 ‘퍼스트 무버’ 전략으로 승부하면 ‘코리안 루트’를 개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강조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