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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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혜원 기자 ]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차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차량 공유 서비스 '카셰어링'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파트 주차장에도 카셰어링 목적의 전용 주차면을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되면서 관련 산업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자동차, 소유에서 소비의 시대로' 보고서를 통해 카셰어링 서비스가 널리 확산되고 있으며, 국내 업체들의 매출액이 매년 100~300%대의 규모로 급성장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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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내 카셰어링 시장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쏘카와 그린카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쏘카는 지난해 44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14년(147억원) 대비 약 305% 성장했다. 이 기간 회원수는 51만명에서 150만명으로 약 2.94배 늘었다.

그린카의 매출도 크게 올랐다. 지난해 그린카는 전년(140억원)보다 약 157% 오른 220억원 규모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회원수는 2014년 19만명에서 지난해 140만명으로 약 7배 이상 급증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지난해 전체 약 1000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카셰어링 시장이 향후 5년 내 1조원까지 확대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승훈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서울시를 기준으로 조사해보면 차량 소유자들은 연간 평균 78만원을 유지비로 지불하고 있지만 이 중 절반 이상은 주중 2회 이하의 차량 이용 횟수를 보였다"며 "모바일 기기 등으로 카셰어링 서비스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많은 유지 비용을 들여 차를 소유해야 할 필요성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오는 8월 예정된 공동주택 주차장에 카셰어링 주차면을 설치하는 것을 허용하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이 통과되면 카셰어링 시장 확대는 더욱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동안 카셰어링 업체는 공용주차장이나 대여한 사설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해야 했다. 이 때문에 아파트 등 공동주택 입주민이 카셰어링 차량을 이용하려면 자동차가 있는 먼 곳의 주차장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입주민들이 찬성하는 경우 공동주택 주차장 내 카셰어링 차량 전용 주차공간을 설치할 수 있게 되면서 카셰어링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행령 개정을 앞두고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업체는 그린카다. 그린카는 모회사인 롯데렌탈의 지지아래 롯데 계열사와의 협업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향후 롯데건설이 수주하는 아파트 등의 주거단지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롯데 계열사 내 임직원들이 업무 및 복지용으로 활용하는 '법인형 카셰어링' 서비스를 도입해 시너지 효과를 강화할 방침이다.

그린카 관계자는 "롯데건설이 2019년 6월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내 그린카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라며 "공유주차장(2015년 기준 1950개) 수를 연내 3000개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관련 인프라 구축과 함께 가격 경쟁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유주차장, 무인 대여소 등을 늘려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주행요금에 유가 하락분을 탄력적으로 적용해 이용자의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지만 주행요금에 이가 반영되는 속도가 느리다"며 "소비자들은 요금이 비싸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택시 등의 개인 교통수단보다 가격 수준도 높다"며 "이 또한 서비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